모두 ‘틴더’ 하고 있습니까?

최근 데이팅 앱 틴더가 멘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공식 스폰서로 선정됐다. 틴더를 통해 하루에 벌어지는 ‘좋아요’ 혹은 ‘싫어요’의 스와이프 횟수는 약 10억 번에 달한다. 이쯤이면 사실 모두가 하고 있는 데이팅 앱. 혹시 당신도 하고 있나? 그곳에서 이성을 만났나? 만나서 무얼 했나? 여덟 명의 여성에게 꼬치꼬치 캐물었다.

틴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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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에 몇 번 틴더를 켰나? 한창 빠져있을 두 달 동안은 거의 매일 켰다. 보통 어떤 이성에게 ‘좋아요’를 누르나? 프로필이 재밌는 사람이나 나와 취향이 비슷한 사람들. 특히 좋아하는 영화나 음악이 나와 맞으면 무조건 ‘좋아요’를 눌렀다. 법이나 철학처럼 내가 잘 모르는 분야의 설명이 적힌 사람들도 좋았다. 일주일에 보통 몇 번의 매칭이 되나? 하루에 세 번 이상? 꽤 높은 확률로 매칭이 되었던 것 같다. 주로 어떤 남자들과 매칭이 되었나? 외국계 회사원 혹은 유학생. 아마 틴더가 외국 앱이라 그런 것 같다. 틴더를 통해 이성을 직접 만난 횟수는? 7회. 만나면 보통 무엇을 했나? 처음 만나는 사람과는 식사를 하거나 차만 마셨다. 두 번 이상 만남을 가진 사람은 일곱 명 중 두 명이었는데 보통 식사를 하고 영화를 보고 술을 마셨다. 기억에 남는 가장 인상적인 만남은? 퇴근 후, 가끔 혼자 한잔하러 가던 술집이 있었다. 혼자이기 때문에 주로 ‘닷지’석에 앉고는 했는데, 요리를 겸하는 그곳의 사장님이 한가할 때는 이따금 말을 걸어주기도 했다. 외모도 나쁘지 않았고 귀여운 면이 있다고 생각해왔었는데, 어느날 별안간 틴더에 그 사장님이 등장했다. 좀 놀랐지만 그래도 반가운 마음에 ‘좋아요’를 눌렀는데, 사장님 역시 나에게 ‘좋아요’를 눌러 준 상황이었다. 자연스럽게 매칭이 되었고, 몇 마디 나눈 후 곧바로 사장님의 술집에 들러 함께 술을 마시게 되었다. 그리고 머지 않아 연인이 되었다. 틴더는 앞으로도 계속 쓸 예정인가? 연애 중이라 지웠다. 하지만 언젠가 헤어진다면 다시 깔 지도 모르겠다. 서은진(28세 / 쇼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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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에 몇 번 틴더를 켰나? 생각날 때마다 켰다. 보통 일주일에 5회 이상. 보통 어떤 이성에게 ‘좋아요’를 누르나? 외모가 마음에 드는 사람. 그리고 이 사람이 사기꾼이다, 아니다를 중점적으로 따져가며 ‘좋아요’를 눌렀다. 일주일에 보통 몇 번의 매칭이 되나? 마음먹기에 따라 달랐던 것 같다. 어떤 날은 10번도 넘게 매칭 됐다. 주로 어떤 남자들과 매칭이 되었나? 평범한 회사원들이 많았다. 학생도 적잖이 있었다. 틴더를 통해 이성을 직접 만난 횟수는? 10회 이상. 만나면 보통 무엇을 했나? 거의 무조건 술을 마셨던 것 같다. 생전 처음 보는 사이라 차라리 술이 편했다. 기억에 남는 가장 인상적인 만남은? 첫 만남부터 잠자리가 목적인 게 티가 나는 남자가 있었다. 나도 호감이 있어 꽤나 술을 마셨지만 데이팅 앱으로, 그것도 처음 만난 사람과 잠자리를 갖는다는 게 아직은 좀 불편했다. 집에 가서 한 잔 더 하자는 남자의 권유를 만류하고 도망치듯 택시를 잡아 귀가했다. 남자에게서 다시는 연락이 오지 않았다. 그냥 눈 딱 감고 지를 수는 없었을까? 두고두고 지금까지 아쉽다. 틴더는 앞으로도 계속 쓸 예정인가? 지금도 간간히 ‘좋아요’를 누르고 있다. 하지만 예전만큼 매칭이 잘 되지는 않는다. 최아영(29세 / 회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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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에 몇 번 틴더를 켰나? 거의 매일 밤 켰다. 보통 어떤 이성에게 ‘좋아요’를 누르나? 결국 키가 크고, 훈훈한 얼굴을 가진 남자. 거기서 확인할 수 있는 건 사실 얼굴이 전부다. 일주일에 보통 몇 번의 매칭이 되나? 3~4회. 고심하고 누르면 보통 매칭이 됐다. 주로 어떤 남자들과 매칭이 되었나? 내가 마음에 들었던 사람? 얼추 취향이 비슷했다. 틴더를 통해 이성을 직접 만난 횟수는? 약 20 번 정도. 만나면 보통 무엇을 했나? 대화. 실제 만났으니 그 사람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뭐하는 사람인지 알아보는 과정이 필요했다. 대화가 잘 통한 사람과는 몸의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기억에 남는 가장 인상적인 만남은? 대화가 너무 잘 통해서 오래된 동네 친구처럼 느껴지던 사람이 있었다. 실제로 같은 동네에 살기도 했다. 하지만 번번이 만남이 어긋나 실제로 만나지는 못했는데, 어느날 자려고 누운 와중에 만나자고 연락이 왔다. 이번에도 어긋나면 영원히 못 볼 것 같아 화장도 하지 않은 채로 슬리퍼를 신고 나갔다. 첫 만남에 하이힐이 아닌 슬리퍼 차림은 처음이었는데, 기분이 이상하게 나쁘지는 않았다. 그만큼 대화가 잘 통했던 친구였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같다. 데이팅 앱의 순기능은 이런 걸까, 생각했다. 결과적으로는 한 번의 잠자리 후에 흐지부지 연락이 끊겼다. 서로 연인으로 삼을 만큼 끌리지는 않았던 것 같다. 틴더는 앞으로도 계속 쓸 예정인가? 아니다. 돌이켜보면 이곳에서의 만남은 다 거기서 거기였던 것 같다. 이제 별 기대도 미련도 없다. 차라리 선을 보는 게 낫겠다. 장보경(33세 / 프로그래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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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에 몇 번 틴더를 켰나? 거의 매일, 꼬박꼬박 켰다. 밤 새다시피 탐색한 적도 있었다. 보통 어떤 이성에게 ‘좋아요’를 누르나? 처음에는 꼼꼼히 골랐지만, 어느 순간부터 무작위로 눌렀던 것 같다. 일주일에 보통 몇 번의 매칭이 되나? 매칭은 거의 다 됐던 것 같다. 보지도 않고 마구 누르는 남자들도 많았던 걸까? 주로 어떤 남자들과 매칭이 되었나? 외국인, 교수, 학생, 회사원, 그리고 성기 자랑이 목적인 분들… 틴더를 통해 이성을 직접 만난 횟수는? 10회 이상? 소개팅 한다는 생각으로 만남에 임했다. 만나면 보통 무엇을 했나? 보통은 술. 매번 술과 안주가 맛있는 집을 소개해달라고 말했다. 남자의 취향을 가늠하는 나만의 방법이랄까? 기억에 남는 가장 인상적인 만남은? 만나서 술을 마시다 좀 취했을 즈음 서로 얼마나 마음에 드는지 수치로 얘기해보자 했다. 둘 다 정확하게 50퍼센트를 말했다. 사귀긴 좀 애매하지만 두고 보고 싶은 정도? 결국 그 남자와는 모텔로 직행했고, 이따금 만나 서로 잠자리만 나누는 ‘파트너’가 됐다. 틴더는 앞으로도 계속 쓸 예정인가? 이곳에 구원이 없는 걸 너무 잘 알지만, 그래도 끊기가 어렵다. 깔았다 지웠다를 반복하는 중이다. 오유진(29세 / 대학원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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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에 몇 번 틴더를 켰나? 회사 점심 시간이나 자기 전에 수시로 켰던 것 같다.  보통 어떤 이성에게 ‘좋아요’를 누르나? 얼굴이 귀여운 사람에게 ‘좋아요’를 눌렀다. 대개 사진에서 취향이나 스타일이 묻어나는 사람에게 끌렸던 것 같다. 일주일에 보통 몇 번의 매칭이 되나? 일주일에 3~5번 정도 매칭됐던 것 같다. 사실 ‘좋아요’를 누르면 거의 다 매칭됐다. 틴더로 어떤 남자들과 매칭이 되었나? 외국인과 자주 매칭됐던 것 같다. 결국 내가 고른 거지만. 틴더를 통해 이성을 직접 만난 횟수는? 5번 정도 직접 만났다. 만나면 보통 무엇을 했나? 점심 혹은 저녁을 같이 먹었다. 술은 마시지 못해서 거의 식사만 했던 것 같다. 대화가 잘 통한다 싶은 사람과는 꾸준히 연락을 했다. 기억에 남는 가장 인상적인 만남은? 당시 오랫 동안 떠돌며 유럽 곳곳을 여행하던 중이었는데, 계속 도시를 바꿔가며 이동하다 보니 이 남자가 어느 도시에서 매칭된 건지 알 수 없었다. 결국 짧은 여행 기간에는 누군가 만나기 어렵다는 걸 깨닫고 별 생각 없이 있었는데, 한 남자에게서 꾸준하게 사소한 연락이 왔다. 그 대화가 3주를 넘어선 순간 이 남자를 만나러 가야겠다고 결심했다. 결국 만나 식사를 했고, 대화를 나눴다. 2년이 지난 지금은 부부 사이가 됐다. 틴더는 앞으로도 계속 쓸 예정인가? 계속 쓴다면 아마 큰일이 나지 않을까? 주서연(30세 / 스타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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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에 몇 번 틴더를 켰나? 거의 4일 이상 켰다. 켠 동안에는 계속 들여다봤다. 보통 어떤 이성에게 ‘좋아요’를 누르나? 잘생긴 사람. 그리고 정신상태가 제대로인 사람을 ‘좋아’했다. 일주일에 보통 몇 번의 매칭이 되나? 매칭은 3~4회 정도 됐었다. 주로 어떤 남자들과 매칭이 되었나? 하나로 묶을 수 없을 만큼 다양한 남자들과. 틴더를 통해 이성을 직접 만난 횟수는? 3번. 만나면 보통 무엇을 했나? 같이 술을 마셨다. 기억에 남는 가장 인상적인 만남은? 한국말을 아주 잘하는 프랑스인이었는데 자기를 계속 오빠로 부르라고 했다. 한국말로 직역된 수준의 작업을 계속 늘어놨는데, 당최 무슨 말을 하는지 하나도 이해할 수 없었다. 꼴보기 싫었고, 그 후로 연락을 끊었다. 이 프랑스인 말고 다른 사람과는 잠깐 교제를 한 적도 있다. 틴더는 앞으로도 계속 쓸 예정인가? 쓰지 않을 거다. 무조건 섹스 얘기만 해대는 ‘섹무새’들이 너무 많다. 황영신(25세 / 대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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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에 몇 번 틴더를 켰나? 한창 쓸 때는 거의 매일 수시로 켰던 것 같다. 보통 어떤 이성에게 ‘좋아요’를 누르나? 취미나 좋아하는 분야가 비슷한 사람. 직업이 좀 매력적인 사람. 얼굴이 너무 날티나게 생기지 않은 사람에게 ‘좋아요’를 눌렀다. 일주일에 보통 몇 번의 매칭이 되나? 하루에 두 번 정도니, 일주일에 14번은 매칭됐던 것 같다. 주로 어떤 남자들과 매칭이 되었나? 내가 ‘좋아요’를 눌러 매칭된 남자들이었으니, 앞서 말한 취향이 비슷하거나 직업이 끌리는 사람들. 틴더를 통해 이성을 직접 만난 횟수는? 5번 이상 만났다. 만나면 보통 무엇을 했나? 밥을 먹거나 차를 마시거나 산책을 하거나. 술을 마시다가 같이 잔 적도 있었다. 기억에 남는 가장 인상적인 만남은? 이상형이 목수인데, 실제로 목수랑 매칭이 돼 결국 만나게 됐다. 하지만 그는 내가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분위기가 내내 시큰둥했다. 두고두고 아쉬운, 쓰린 기억이다. 결국 앱을 통해 다른 남자를 만났지만. 틴더는 앞으로도 계속 쓸 예정인가? 당분간은 계속 사용할 것 같다. 인연을 만나기 전까지는? 주민정(32세 / 바리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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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에 몇 번 틴더를 켰나? 빠져있을 때는 수시로. 보통 어떤 이성에게 ‘좋아요’를 누르나? 출신 학교와 직업을 좀 따졌던 것 같다. 프로필의 소개가 깔끔하고 예의가 있으면 좀 관심이 생겼다. 일주일에 평균 몇 번의 매칭이 되나? 하루 평균 4명 정도. 주로 어떤 남자들과 매칭이 되었나? 별의별 남자들.  틴더를 통해 이성을 직접 만난 횟수는? 5명 정도를 직접 만났다. 만나자고 요청한 사람은 많았지만 믿을 수 없었다. 만나면 보통 무엇을 했나? 평범한 데이트를 했다. 식사를 하거나 맥주 한 잔을 마시거나, 영화를 보거나. 기억에 남는 가장 인상적인 만남은? 처음 만나서 식사를 하고 영화를 봤는데, 은근슬쩍 손을 잡은 남자가 있었다. 원래 스킨십에는 좀 거리낌이 없는 편이라 신경 안 쓰고 있었는데 헤어질 때는 갑자기 포옹까지 했다. 돌이켜 생각해보니 만난 경로도 그다지 탐탁치 않고, 무엇보다 첫 만남에 그렇게 적극적인 게 미심쩍었다. 이후로 연락이 왔지만 대충 답하고 말았다. 틴더는 앞으로도 계속 쓸 예정인가? 가끔? 하지만 최근에는 흥미가 좀 떨어졌다. 언제 다시 켤 지는 모르겠지만 켜게 됐을 때는 아마 내 자존감이 바닥을 쳤을 때가 아닐까? 나를 잘 모르는 사람들로부터 이렇게나 많은 칭찬을 받을 수 있는 곳은 아마 이곳 뿐인 것 같다. 데이팅 앱은 자존감 회복의 효과가 분명히 존재한다. 강리나(28세 / 브랜드 마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