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여성 히어로 시대

2017.10.12GQ

할리우드가 변하고 있다. DC 코믹스의 <원더 우먼>이 흥행한 이후 여성 히어로는 남성 히어로의 조력자 역할에서 벗어나 스스로 세상을 구하는 캐릭터로 바뀌어 가고 있다. 더욱 강하고 매력적이면서 주연 자리를 꿰찬 여성 히어로가 몰려온다.

<토르: 라그나로크> 감독 타이카 와이티티 출연 크리스 헴스워스, 톰 히들스턴, 테사 톰슨, 케이트 블란쳇 개봉 2017년 10월 25일 토르의 세 번째 이야기 <토르: 라그나로크>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다른 히어로물에 비해서 다소 부진한 성적을 거둬왔던 토르 시리즈의 기사회생을 위해 마블 코믹스가 앞세운 전략은 강력한 여전사와 여성 악당을 새로 영입하는 것. 마블 코믹스에 새로운 여전사의 시대가 도래했음을 알리는 주인공은 바로 발키리다. 그녀는 북유럽 신화에서 ‘전쟁의 처녀’라고 불리는 여전사다. 과거 아스가르드를 대표하는 엘리트 전사에서 낯선 행성의 현상금 사냥꾼으로 살아가게 된 비밀스러운 과거가 있으며, 헬라에 맞서는 데 역부족이었던 토르와 헐크 팀에 합류해 세상의 멸망을 막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토르와 헐크를 제압할 정도로 막강한 힘과 검투 솜씨, 빠른 몸놀림이 특징. 한편 <토르: 라그나로크>에 등장할 악당 헬라 역시 발키리 못지않은 힘을 지닌 역대 최강의 여성 악당이다. 토르의 망치인 묠니르를 한 손으로 움켜쥐고 파괴할 만큼 강한 힘과 막강한 카리스마를 앞세워 토르를 아스가르드 밖으로 추방한 바 있다. 예고편에서 토르와 헐크를 제치고 시선을 한눈에 사로잡은 발키리와 헬라 역은 각각 테사 톰슨과 케이트 블란쳇이 맡았다.

 

<앤트맨 앤 와스프> 감독 페이튼 리드 출연 폴 러드, 에반젤린 릴리 개봉 2018년 여름 <앤트맨> 후속작 <앤트맨 앤 와스프>에서는 앤트맨 수트를 개발한 박사의 딸 호프 반 다인(에반젤린 릴리)이 앤트맨(폴 러드)과 함께 활약하는 슈퍼히어로 ‘와스프’로 변신한다. 늘 앤트맨보다 잘 할 수 있다고 투덜대던 호프 반 다인에게 드디어 실력발휘를 할 기회가 주어졌다. 선공개된 코스튬을 보면 등에 날개가 달려 있어 앤트맨과는 또 다른 능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원작 만화에서 와스프는 최대 시속 약 65km로 비행할 수 있고 곤충만큼 작아지거나 빌딩만큼 커질 수도 있으며, 생체 전기로 적에게 충격을 주거나 기절시킬 수도 있다. 전작에 이어 연출을 맡은 페이튼 리드 감독은 “항상 앤트맨과 와스프를 한 팀으로 생각했다. 둘이 함께 일하는 방식과 사적인 관계를 연출하는 게 정말 흥미로운 일인데 이번에 와스프 캐릭터를 앤트맨 못지않은 주연으로 소개할 수 있어서 좋다.”고 밝혔다. 촬영에 돌입한 이 영화는 2018년 여름 개봉 예정. 이후 앤트맨과 와스프는 2019년 개봉하는 <어벤져스 4>에도 함께 출연한다.

 

<캡틴 마블> 감독 안나 보덴, 라이언 플렉 출연 브리 라슨, 사무엘 L. 잭슨 개봉 2019년 라이벌인 DC코믹스의 <원더우먼> 성공을 발판 삼아 마블 코믹스에서도 처음으로 여성 히어로 영화를 제작한다. 주인공은 캡틴 마블, 배경은 어벤져스가 조직되기도 전인 1990년대다. 굵직한 내용은 모종의 폭발 사고로 인해 우주에서 온 DNA를 갖게 되며 인간을 초월한 능력을 발휘하는 캡틴 마블이 외계종족에 맞서 지구를 지킨다는 이야기. 캡틴 마블은 하늘을 나는 능력과 강력한 힘, 충격에 대한 저항력을 갖고 있으며 이에 맞서는 악당 스크럴은 체구, 외모, 피부색을 원하는 형태로 바꿔 히어로의 동료, 친구 등 누구로든 변신할 수 있는 무시무시한 재능을 지녔다. 주인공 캡틴 마블은 브리 라슨이 맡았고 작가 겸 감독인 안나 보덴과 라이언 플렉이 공동 연출을 맡았다. 또한 2015년 <어벤저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을 마지막으로 등장했던 사무엘 L. 잭슨이 다시 닉 퓨리 역으로 돌아온다는 반가운 소식. 사고로 한쪽 눈을 잃기 전이라 두 눈이 멀쩡한 닉 퓨리를 만나게 될 것이다. 하이힐을 신지도 가슴골을 내비치거나 짧은 치마를 입지도 않는 희대의 여성 히어로 <캡틴 마블>은 2019년 개봉 예정이다.

 

<배트걸> 감독 조스 웨던 출연 미정 개봉 미정 <원더 우먼>으로 흥행에 성공한 DC 코믹스가 이번엔 ‘배트걸’ 단독 주연 영화를 제작한다. 배트걸은 DC 코믹스 세계에서 배트맨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슈퍼 히어로 캐릭터지만 그간 영화에선 캣우먼보다 못한 비중으로 다뤄졌다. <배트맨 4 – 배트맨과 로빈>에서 알리시아 실버스톤이 연기한 적이 있긴 하지만, 배트맨 시리즈 사상 최악의 시나리오와 애매한 캐릭터로 주목 받지 못하고 종적을 감췄다. 알고 보면 배트걸은 배트맨 못지않게 일당백으로 악당을 물리치는 매력적인 캐릭터다. 원작에서 배트걸 바바라 고든은 고담시 경찰 국장 제임스 고든의 조카딸이자 양녀로 등장, 아버지의 반대로 정의를 실현하는 경찰관 꿈을 이루지 못하자 코스튬을 입고 중산층의 고명딸과 슈퍼 히어로를 오가는 이중생활을 한다. 이제 막 제작계획을 밝히고 배우와 개봉일도 정해지지 않았지만, <어벤져스>와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을 연출한 조스 웨던이 감독을 맡는다고 해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원작대로 배트맨과 로빈을 오가는 로맨스가 이어질지, 앙숙인 조커와의 대결이 얼마나 멋있게 담길지가 관전 포인트다.

    에디터
    글 / 김윤정(프리랜서 에디터)
    사진
    영화 , , , ,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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