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들이 결혼을 결심했던 순간

여자들은 남자의 어떤 모습에 반해서 결혼을 결심했을까? 결혼 5년 차 이하의 여자들에게 ‘아, 이 남자와 결혼해도 되겠다’고 생각했던 순간에 대해 물었다.

1. 연애 초기에 남자친구와 클럽에 갔다. 같이 춤을 추던 남자친구가 벽에 한쪽 팔을 기대고는 “난 마흔 살 넘어서도 클럽 다니며 놀 거야!”라고 말했을 때 내가 찾던 그 남자라고 생각했다. 이유는? 남자친구가 나보다 여섯 살이나 많아 사실 조금 고민이었다. 그러나 이렇게 유쾌한 사람과 결혼하면 언제나 젊게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 최지실 (자영업, 결혼 5년 차)

2. 늦가을에 같이 캠핑을 갔다. 꽤 쌀쌀한 날씨였다. 남자친구가 나를 위해 담요, 핫팩, 따뜻한 물을 챙겨주고 모닥불도 피웠다. 다음 날 아침에는 본인이 마시지도 않는 커피를 준비하고,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틀어줬다. 이유는? 나의 취미와 취향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그것들을 함께 즐기려고 노력하는 모습에 감동했다. – 이혜린 (마케터, 결혼 3년 차)

3. 나의 부모님께 첫 인사를 드리기 위해 집에 갔을 때다. 친정에 머무르는 동안 남자친구는 아버지에게는 술 친구가 되어주고, 어머니에게는 말벗이 되어주었다. 입맛이 까다로운 편인데 어머니가 차린 밥과 반찬도 참 맛있게 먹었다. 이유는? 이미 가족이 된 느낌이 들었다. 이렇게 가정적이고 편한 남자하고는 평생 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 김민정 (편집 디자이너, 결혼 1개월 차)

4. 대학 때, 친구들끼리 해외로 여름휴가를 떠났다. 남자친구는 혼자 남아 있어야 했지만 못마땅해 하기보단 내가 여행에서 입을 옷을 함께 골라줬다. 여행을 떠나던 날, 공항에서 가방을 열어보니 남자친구가 환전까지 해서 넣어둔 용돈이 들어 있었다. 이유는? 남자친구의 세심한 배려에 감동했다. 또한 사귀는 사이면 모든 걸 함께 해야 한다는 꽉 막힌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지 않는 것 같아 결혼해도 되겠다고 생각했다. – 함효진 (요리사 , 결혼 4년 차)

5. 나는 뉴욕, 남자친구는 상해에 살고 있을 때 지인을 통해 남자친구를 알게 됐다. 한 달 정도 메시지를 주고 받으며 서로를 알아나갔다. 그러던 어느 날, 남자친구가 평생 한번도 본 적 없는 나를 만나기 위해 지구 반 바퀴를 돌아 뉴욕에 왔다. 이유는? 사람 마음을 찔러보기만 하고 흐지부지 하는 남자는 싫다. 무모해 보이기도 했지만 사랑에 올인하는 남자친구의 열정적인 모습이 귀엽고 멋있었다. – 백여경 (유학생, 결혼 10개월 차)

6. 남자친구에게 일주일 정도 연락을 끊고 우리의 만남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갖자고 했다. 연애관에 대한 서로의 의견 차이 때문이었다. 그때 남자친구가 무척 힘들어했다. 회사에 나가지도 않고 밥도 제대로 먹지 않는다고 계속 연락이 왔다. 이유는? 남자친구가 나를 얼마나 생각하는지 알 수 있었다. 일주일 동안 정말로 연락을 끊었다면, 이 남자와 결혼하지 않았을 거다. – 하지민 (자영업, 결혼 3년 차)

7. 남자친구와 일주일 정도 해외 여행을 간 적이 있다. 그런데 비행기가 연착되고 지갑을 분실하는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생겼다. 나는 잘못도 없는 남자친구에게 온갖 짜증을 부렸다. 그럴 때마다 남자친구는 내 이야기를 묵묵히 듣고 달래줬다. 이유는? 여행이 끝나고 보니 내가 너무 어린애처럼 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 순간 나의 기분과 의견을 존중해준 남자친구가 고맙고 믿음이 갔다. – 김소미 (회사원, 결혼 4년 차)

8. 남자친구의 차로 여행을 떠나던 길, 얼마 가지 못해 가벼운 접촉사고가 났다. 뒤에서 우리 차를 박은 상대방의 과실이 명확해 보였다. 그러나 남자친구는 내가 괜찮은지 먼저 확인하고 상대방 차주의 상태도 꼼꼼하게 챙겼다. 그리고 보험사를 통해 문제를 깔끔하게 해결한 뒤 다시 여행을 떠났다. 이유는? 짜증이 날 법한 상황에도 침착하고 정중하게 주변 사람들을 대하는 남자친구가 믿음직하게 느껴졌다. – 이채원 (의사, 결혼 2년 차)

9. 연애 초기에 유난히 술을 많이 마셨다. 술을 마시면 기억을 잃고, 몸을 못 가누고, 횡설수설하기 일쑤였다. 한 마디로 주사가 좀 심했다. 그래도 남자친구는 짜증 한번 내지 않고 나를 부축해 집까지 바래다줬다. 어느 날, 술병이 났는데 남자친구가 집에 와서 황태국을 끓여줬다. 이 남자라면 아무리 좋아하는 술도 끊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유는? 무조건 나를 먼저 생각해주는 모습에 감동했다. – 정희선 (미용사, 결혼 8개월 차)

10. 남자친구는 머리카락도 길고 수염도 길었다. 군대를 제대한 이후로 계속 길렀다고 했다. 솔직히 나는 그 모습에 반했다. 하지만 부모님은 반대였다. 어머니가 머리카락이든 수염이든 둘 중에 하나는 포기하라고 했더니, 바로 그 다음 날 수염을 짧게 깎고 나타났다. 이유는? 남자친구가 수염을 얼마나 아끼는지 잘 알고 있었다. 나를 위해 수염을 포기한 남자친구가 놀랍고 고마웠다. – 원조연 (메이크업 아티스트, 결혼 4년 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