랄프 로렌의 차고에는 어떤 차가?

랄프 로렌의 스피드를 담은 2017년 가을 겨울 컬렉션.

뉴욕 베드퍼드 힐스에 있는 랄프 로렌의 자동차 창고에 도착했을 때, 사람들은 샴페인 잔을 내려놓고 사진기를 꺼내느라 바빴다. 운전면허가 없는 패션 컬럼니스트, 드레스를 입은 스피드광 영화배우, 크고 낡은 차를 좋아하는 점잖은 패션 디자이너, 이미 아주 비싼 차가 있는 중국의 VIP 고객. 모두 마찬가지였다. 페라리, 애스턴 마틴, 부가티, 알파 로메오, 맥라렌, 포르셰…. 세상에서 가장 호사롭고 진귀한 자동차들이 창고를 꽉 채우고 있었기 때문이다. 자동차의 주인은 랄프 로렌 한 사람. 그는 1980년대에 구입한 메르세데스 걸윙을 시작으로 80여 대의 자동차를 수집했다. 랄프 로렌이 이 먼 곳까지 사람들을 초대한 이유도 늘 영감의 시작이라고 말하는 자동차와 함께 2017년 가을 겨울 컬렉션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수공으로 만든 클래식 자동차와 랄프 로렌의 아메리칸 클래식이 얼마나 닮았는지 증거를 제시하는 식이었다. 처음으로 남성복과 여성복을 함께 준비한 랄프 로렌은 남성과 여성의 경계를 그답게 풀어냈다. 미묘한 차이로 다른 체크무늬 옷을 겹쳐 입은 남녀 모델들은 회색 포르쉐 550 스파이더에서 막 내린 커플 같았고, 50년대 가죽 바이커 재킷 커플은 페라리 375 플러스 카시트가 제자리인 듯했다. 그리고 랄프 로렌의 시그니처인 아메리칸 클래식 스타일의 턱시도와 드레스들은 세상에 단 한 대뿐인 메르세데스 벤츠 카운트 트로시 SSK나 클래식 자동차의 역사라 불리는 부가티 57 SC 애틀란틱과 꼭 닮아 있었다. 패션쇼가 끝나고 랄프 로렌은 점프 수트 차림으로 캣워크를 천천히 걸어 나왔다. 자전거 한 대 갖는 게 꿈이었던 아이가 패션 제국의 거인으로 자랐으니, 그곳에 모인 사람들은 기꺼이 기립 박수를 쳤다. 모든 게 유행을 좇지 않고, 자신의 취향을 고집하며, 좋아하는 일에 몰두한 결과였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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