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복판에 자동차 박물관보다 다양한 슈퍼카가?

선덕원 콩쿠르 델레강스에 어디서도 보기 힘든 클래식카와 슈퍼카가 옹기종기 모였다.

지난 10월 15일, 일요일 아침부터 성북동 ‘곰의 집’에 차가 모여들었다. 만화적인 배기음을 울리며 등장한 차는 영화 <분노의 질주>에서 빈 디젤보다 더 주인공 같았던 닷지 차저 SRT, 포르쉐 911, 페라리 488 GTB 등 다양했다. 가격이나 장르를 떠나 ‘이름값’ 하는 모델들이 모인 이곳은 2017 선덕원 콩쿠르 델레강스 CONCOURS d’ELEGANCE 현장이었다.

프랑스어로 ‘우아함의 경연’이라는 뜻의 콩쿠르 델레강스는 대게 슈퍼카나 클래식카의 아름다움을 평가하는 행사를 뜻한다. 관리 상태가 어떤지, 교체한 부품은 순정품인지 등을 꼼꼼하게 확인하여 부문별로 나눠 차를 선정한다. 세계 몇몇 도시에서 개최되는데, 미국 캘리포니아 몬터레이에서 열리는 페블 비치 콩쿠르 델레강스의 명성이 특히 높다. 자동차 브랜드도 종종 참여해 신모델이나 각종 콘셉트카를 선보이는 덕분에 볼거리가 모터쇼 부럽지 않게 많다.

하지만 서울에서 열리는 콩쿠르 델레강스는 남다른 의미가 있다. 행사를 통해 발생한 수익금 전액을 여성 청소년 보육 시설인 선덕원에 기부하는 것이다. 니콜라스 박 변호사는 국내에 흔치 않은 클래식카 및 슈퍼카가 한자리에 모이는 특별한 자리를 마련하는 한편, 선덕원의 청소년의 후원금을 조성하고자 지난 2008년 ‘선덕원 콩쿠르 델레강스’를 설립했다. 수익금은 차 한 대당 8만5천 원의 참가 비용과 단체 및 개인 자격으로 쾌척하는 기부금으로 조성된다. 평균적으로 약 2억 원이 모이고, 이는 훗날 시설을 떠날 청소년의 자립 비용과 대학 등록금으로 사용된다. 자동차를 통해 자선 활동을 하겠다는 니콜라스 박 변호사의 뜻에 공감한 이들이 함께 했고 올해는 약 50대의 차가 참가할 만큼 커다란 행사로 거듭났다.

행사 시작은 선덕원 청소년들이 합창으로 알렸다. 주최자인 니콜라스 박 변호사의 감사 인사와 기부금 전달식이 끝나자 본격적인 자동차 관람이 시작되었다. 올해 시상할 부문은 총 6가지. 최고의 SUV와 세단, 스포츠카, 컨버터블을 뽑는 부문과 가장 인기가 많은 차, 그리고 대상작을 선정한다. 행사가 열린 ‘곰의 집’의 넓은 부지를 이용해 부문별로 나눠 전시했다. 특히 한 구역은 지난해 수상차였던 수제 슈퍼카 드마크로스 에픽 GT1과 페라리 테스타로사(1984), 쉐보레 콜벳 1세대(C1)을 위한 공간으로 할애했다. 하이퍼카 포르쉐 918 스파이더와 독일에 있는 포르쉐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카레라 RS(964)도 그 곁에 섰다. 페라리 458 스페치알레, F430 스쿠데리아는 레드 카펫 앞에서 당당히 관람객을 맞이했고, 당장이라도 제임스 본드가 내릴 것 같은 애스턴마틴 뱅퀴시도 빠질 수 없는 주인공이었다.

참가자들은 오후가 되어서도 삼삼오오 모여 자동차 관리와 성능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 나갔다. 선덕원 청소년들도 행사에 참가한 브랜드와 주최측이 마련한 이벤트를 즐기며 특별한 하루를 보냈다. 3년 전부터 행사에 참가하고 있다는 한 참석자는 “자동차가 단순히 과시의 수단이 아니라,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드는 일에 쓰일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보람찬 행사”라고 말했다. 이처럼 뜨끈한 마음으로 모여서일까? 자동차 배기음보다 큰 소리로 들린 것은 참가자과 선덕원 청소년들의 웃음소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