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메이저리거는 누구일까?

정규 시즌보다 재미 있는 오프 시즌이 시작됐다. 이 시기만 되면 포스트 메이저리거에 대한 예측이 난무한다. 앞으로 3년 안에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만한 국내 선수는 누구일까? 야구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정규 시즌이 끝나면서 스타급 FA 선수들이 각 구단의 러브콜을 기다리고 있다. 메이저리그 유턴 파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올 시즌 필라델피아 필리스에서 활약한 김현수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끝판 왕 오승환의 거취는 초미의 관심사다. 돌아올 배가 있으면, 떠날 배도 있다. 대표적인 후보는 손아섭이다. 첫 FA 자격을 취득한 손아섭은 많은 메이저리그 구단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 밖에도 기아의 양현종과 SK의 정의윤도 메이저리그의 신분 조회 리스트에 올랐다. 과연 꿈의 무대를 누비게 될 포스트 코리안 메이저리거는 누구일까?

손아섭

손아섭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손아섭은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메이저리그 구단의 관심이 가장 뜨거운 선수다. 그의 플레이는 빠르고 간결하고 정확하다. 그를 두고 야구계 전문가들은 ‘메이저리그는 물론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다’고 평가한다. 점수 차에 연연하지 않고 매 순간 최선을 다하는 손아섭 특유의 악바리 근성은 그를 끊임 없이 발전하게 하는 요소다. 일부 메이저리그 스카우터들은 손아섭을 일본인 메이저리거 아오키 노리치카와 비교한다. 아오키는 체구가 작지만 안타 제조기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컨텍 능력이 좋다. 어떤 이는 손아섭이 아오키보다 훨씬 더 경쟁력이 있다고 말한다. 김선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손아섭은 어딜 가도 제 몫을 다할 타자다. 어떤 환경 변화에도 묵묵히 자신의 페이스를 찾는 선수.”라고 칭찬했다.

 

양현종

양현종 (기아 타이거즈 투수) 양현종은 2014년 12월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 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렸지만, 실망스런 포스팅 금액 앞에서 꿈을 접었다. 현재로선 기아와 재계약이 가장 유력한 상황이다. 양현종은 올 시즌 20승에 성공하며 자신의 주가도 한껏 끌어올렸다. 게다가 기존의 순둥이 이미지를 벗고 쇼맨십까지 갖춘 스타 투수로 우뚝 섰다. 따라서 내년이든 내후년이든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여지도 남아 있다. 본인이 원하면 언제든 메이저리그 진출을 돕겠단 것이 기아의 입장이다. 김형준 메이저리그 전문 기자는 “한국에서의 성적만으론 메이저리그 성적을 예단하긴 힘들다. 다만 메이저리그 팀과 협상을 할 때, 불펜 투수보단 선발 투수 자리를 확실히 보장 받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광현

김광현 (SK 와이번스 투수) 2014년 겨울, 메이저리그의 한 구단은 이 젊고 유능한 좌완 투수에게 포스팅 금액 200만 달러를 제시했다. 하지만 김광현은 연봉 협상 과정에서 합의를 이루지 못해 국내에 잔류했다. 지난 시즌 종료 후에는 FA 자격을 얻었고, 또 한 번 메이저리그 진출 설이 돌았다. 실제로 몇몇 구단과 진지한 이야기도 오갔다. 하지만 이번에도 SK의 적극적인 구애에 못 이겨 4년 85억 원의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여전히 김광현의 꿈은 메이저리그로 향한다. 1988년생인 김광현은 이제 우리 나이로 갓 서른 살을 넘겼다. 아직 메이저리그 진출을 꿈꿀 수 있는 나이다. 시속 150킬로미터 대의 강속구를 던지는 좌완 투수는 메이저리그에서도 귀한 자원이다. 대니얼 김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은 “FA 당시 김광현에겐 많은 메이저리그 구단의 관심이 쏟아졌다. 실제로 4, 5선발 후보로 생각하고 영입에 나선 구단이 많았다. 그들에게는 김광현이 선발뿐만 아니라 불펜 투수로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김광현은 아직 젊다. 부상에 대한 우려만 씻는다면 언제든 다시 메이저리그 마운드를 노려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나성범(NC 다이노스 외야수) 나성범은 차기 메이저리거 1순위로 손꼽히는 선수다. 대학 시절부터 메이저리그 진출 설이 나왔을 정도다. 당시에는 투수로 관심을 받았다면 이젠 타자로 메이저리그 진출을 꿈꾸고 있다. 그는 모두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NC 입단 초기부터 ‘리틀 추신수’로 불리며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나성범은 뛰어난 타격, 수비, 주루 플레이 등 모든 능력을 갖춘 멀티 툴 플레이어다. 그리고 성실하다. 프로 야구계를 통틀어도 그만큼 열심히 훈련하는 선수는 찾기 어렵다. 메이저리그도 이를 모를 리 없다. 리코 스포츠에이전시 이예랑 대표는 “나성범은 피지컬, 힘, 컨텍 능력, 주루, 수비 능력을 모두 갖췄다. 또 한 가지 이 선수가 매력적인 이유는 자기 절제와 목표 의식이 뚜렷하단 점이다. 실제로 메이저리그 스카우터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자욱

구자욱 (삼성 라이온즈 외야수) 흔히 구자욱하면 ‘한국 야구의 미래’, ‘포스트 라이언킹’이란 수식어가 붙는다. 그는 잘생긴 외모만큼이나 뛰어난 타격 재능을 자랑한다. 프로 데뷔 초기엔 단타를 주로 때리는 교타자였지만, 지금은 장타를 겸비한 완성형 타자로 거듭났다. 삼성 김한수 감독은 “타격 스타일을 바꾼다는 건 타고난 재능 없인 불가능한 일”이라며 그를 칭찬했다. 올 시즌엔 포지션을 1루수에서 외야수로 옮겼다. 외야수 변신 후 첫 시즌이었음에도 성공적으로 새로운 포지션을 소화했다. 게다가 장타력까지 비약적으로 늘어났다. 올 시즌엔 데뷔 후 첫 20홈런을 넘어섰다. 구자욱은 젊은 나이와 천부적인 타격 재능으로 메이저리그 구단을 유혹한다. 최희섭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공격, 수비, 주루 능력을 모두 갖춘 선수다.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하려면 다양한 포지션을 수행할 수 있는 지가 성공의 키다. 따라서 내야수와 외야수를 오갈 수 있는 구자욱의 미래는 매우 밝다.”고 말했다.

 

박종훈

박종훈 (SK 와이번스 투수) 박종훈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낮게 공을 던지는 투수다. 그래서 붙은 별명이 바로 ‘잠수함’이다. 신체 조건이 뛰어난 메이저리그 타자들이 스파이크 쪽에서 날아오는 볼을 상대하게 된다면 어떤 장면이 연출될까? 독특한 투구 폼만큼이나 구종의 희소성이 강한 박종훈은 메이저리그에서도 충분히 통할 것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올 시즌엔 선발 투수로서 풀타임을 소화하며 메이저리그 스카우터들의 입맛에 딱 맞는 선수로 진화했다. 이미 국내 잠수함 투수 중에는 김병현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큰 성공을 거뒀고, 베테랑 잠수함 투수 정대현도 메이저리그 진출 문턱까지 도달한 사례가 있다. 힘대 힘의 대결이 펼쳐지는 메이저리그에서 잠수함이란 변칙은 충분히 매력적이다. 제구에 대한 불안 요소를 해결할 수 있다면 3년 뒤엔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오르게 될지도 모른다. SK 트레이 힐만 감독은 “제구가 관건이다. 박종훈의 제구만 낮게 형성된다면 메이저리그에서 수많은 땅볼을 유도하는 투수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