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최고의 시계들 Part 2.

연말이 되면 한 해를 정리하는 시상식이 열린다. 시계 업계 역시 마찬가지. 지난 11월 9일 스위스에서 열린 제17회 <제네바 시계 그랑프리(Grand Prix d’Horlogerie de Genève)> 수상 결과를 통해 2017년에 발표됐던 주요 시계들을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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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용 시계 부문(MEN’S WATCH PRIZE)

Bulgari ‘Octo Finissimo Automatic’

피아제, 예거 르쿨트르, 바쉐론 콘스탄틴의 3자 대결 구도였던 울트라신 워치 분야에서 최근 가파른 상승세로 기존 강자를 위협하는 불가리. 2014년 투르비용 부문, 2016년 미니트 리피터 부문에 ‘세상에서 가장 얇은 시계’ 기록을 세웠고, 2017년 옥토 피니시모 오토매틱으로 ‘세상에서 가장 얇은 오토매틱 와인딩 시계’에 올랐다. 무브먼트 두께가 2.23mm에 불과한 칼리버 BVL 138은 초박형임에도 60시간이라는 충분한 파워 리저브를 지녔다. 샌드블라스트 가공 처리된 티타늄 케이스는 모던한 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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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기계식 시계 부문(MECHANICAL EXCEPTION WATCH PRIZE)

Vacheron Constantin ‘Les Cabinotiers Celestia Astronomical Grand Complication 3600’

바쉐론 콘스탄틴이라는 하이엔드 브랜드의 가장 하이엔드적인 라인인 캐비노티에. 올해 역시 극도로 복잡한 레 캐비노티에 셀레스티아 애스트로노미컬 그랜드 컴플리케이션 3600을 발표했다. 단 한 점만 세상에 선보인 유니크 피스이며, 5년의 개발 기간을 거쳐 총 23개의 천문 기능을 하나의 시계에 넣었다. 514개의 부품이 너무나 복잡한 기능을 담고 있음에도 시계의 두께가 13.6mm로 매우 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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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들 레인지 워치 부문(“PETITE AIGUILLE” PRIZE)

Tudor ‘Black Bay Chrono’

그랑프리 부문의 이름인 ‘황금 바늘상(AIGUILLE D’OR)’에서 따 온 ‘작은 바늘상(PETITE AIGUILLE)’은 스마트 워치를 포함한 정가 8000 스위스 프랑 이하의 가격대(현재 환율 기준으로 한화 약 890만원)로 발매된 시계 중 최고를 가리는 상이다. 올해 이 부문은 롤렉스 데이토나의 동생이라고 할 수 있는 4167 스위스 프랑(약 463만원)의 튜더 블랙 베이 크로노가 거머쥐었다. 투 카운터 크로노그래프 방식의 이 시계는 70시간의 파워 리저브와 칼럼 휠 방식의 칼리버 MT5813으로 구동한다. 칼리버 MT5813은 브라이틀링의 인하우스 무브먼트인 칼리버 01을 베이스로 삼은 두 브랜드의 협업 결과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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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용 시계 부문(LADIES’ WATCH PRIZE)

Chanel ‘Première Camélia Skeleton’

파인 워치메이커로서의 샤넬이 지닌 역량을 유감없이 과시한 프리미에르 까멜리아 스켈레톤. 핸드 와인딩 칼리버 2는 샤넬을 상징하는 까멜리아(동백꽃) 모양의 무브먼트 브리지를 스켈레토나이즈드했다. 이것은 남성들의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여겨져 온 기계식 무브먼트의 아름다움을 여성들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 시계는 프리미에르 워치 컬렉션의 30주년을 맞이한 해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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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용 하이 컴플리케이션 워치 부문(LADIES’ HIGH-MECH WATCH PRIZE)

Van Cleef & Arpels ‘Lady Arpels Papillon Automate’

남성용 하이 컴플리케이션이 극도로 복잡한 기능들을 추구한다면, 여성용 하이 컴플리케이션 워치는 얼마나 드라마틱한 아름다움을 표현했는지가 관건이다. 반클리프 아펠의 레이디 아펠 빠삐옹 오토메이트는 다이얼 8시 방향에 위치한 나비에 오토마통 기능을 더해 푸셔를 누를 때마다 날갯짓을 하는 시계다. 파워 리저브 잔량에 따라 날갯짓의 횟수는 변하며, 푸셔를 누르지 않았을 때도 불규칙적으로 날갯짓을 해 시계에 환상적인 분위기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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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위원 특별상(SPECIAL JURY PRIZE)

Suzanne Rohr, Anita Porchet

GPHG의 심사위원 특별상은 유일하게 사람에게 주어지는 상이다. 이 부문은 시계 업계에서 매우 큰 업적을 쌓아 온 인물의 공로를 치하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올해는 에나멜링 장인인 수잔 로어와 아니타 포르셰가 공동 수상했다. 시계 업계의 에나멜링은 미니어처 페인팅 기법 중 가장 뛰어난 공예적 요소를 지닌 것으로 평가받기 때문에 다양한 하이엔드 메이커들이 전통적으로 선보여 왔다. 하지만 그 수많은 브랜드의 멋진 에나멜 다이얼은 대부분 이 두 사람의 공방에서 탄생한 것들이다. 수잔 로어(사진 좌측)는 파텍 필립의 수많은 명작을 만들어 온 원로이며, 아니타 포르셰(사진 우측)는 바쉐론 콘스탄틴, 피아제, 에르메스 등의 브랜드와 다양한 협업을 선보여 온 이 분야의 최고 장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