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프로그램 : <김생민의 영수증>

2017년은 각자의 목소리로 외치고 항의하고 요구해서 열매까지 맛 보았던 한 해였다. 그러니까 하나의 목소리는 단지 하나의 목소리가 아니었다. <GQ>는 올해도 <GQ>로서 한 해를 치밀하게 돌아봤다. 편향과 편애로 무장하고 따졌다. 그리고 이것은 2017년 <GQ> 어워드다.

이 프로그램은 팟캐스트 ‘송은이, 김숙의 비밀 보장’의 게스트 코너로 처음 등장했다. 그러다 독립적으로 팟캐스트를 개설한 게 지난 8월이다. 이후 기존 방송을 8회에 걸쳐 방영하는 파일럿 형태로 KBS 2TV에 편성됐고 10월 21일 마지막 회가 끝났다. 그사이 김생민은 약 20여건의 광고에서 “그레잇”을 외쳤고, SM C&C와 전속 계약을 체결했다. 불과 4개월 남짓한 시간 동안 그의 커리어는 완전히 뒤집어졌다. <출발! 비디오 여행>에서 23년, <연예가중계>에서 20년, <TV동물농장>에서 17년을 일해온 김생민에게야말로 이 속도는 완전히 다른 세상의 것이다. 벼락처럼 쏟아진 이 관심은 모두 김생민의 공이다. <영수증>은 사연 의뢰자의 영수증을 하나하나 체크하면서 씀씀이를 점검하는 프로그램이다. 김생민의 질책과 설파가 주를 이루고 있지만 무례한 참견이 아니며, 자신이 이해할 수 없는 타인의 취향 앞에선 폭력적인 주장을 하거나 고집을 내세우지 않는다. 그간 김생민이 여러 프로그램을 통해 오랫동안 보여준 태도 그대로다. 여자 패널의 의견을 귀담아 듣고 경험이 응축된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넬 줄 아는 진행자는 한국 예능에서 참 소중하다. 상식적인 말과 태도, 경청과 이해를 기본으로 대화하는 소시민은 우리 사회에선 아직도 희귀하다. 교양 있는 프로그램 하나가 유난히 눈에 띈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