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올해의 아티스트 : 우원재

2017.12.11정우영

그는 낭인처럼 등장했다. 규칙이고 관습이고 모르겠고 일단 붙고 보겠다는 태도가 있었고, 얼굴에는 짙게 드리운 그늘이 있었다. 듣도 보도 못한 낭인이 등장해 벌이는 피바람 몰아치는 싸움은 언제나 재미있다. 그는 즉각 <쇼 미 더 머니> 시즌 6의 중심에 섰다. 하지만 우원재가 정말로 규칙과 관습을 뛰어넘은 대목은 싸움 자체라기보다 장르였다. 그는 무협활극의 주인공이 아니라 예술가이고자 했다. 언뜻 도발적인 가사로 일관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 누구도 모욕한 적이 없고, 치열한 허세 혹은 위악 외에는 텅 비어있는 한국 힙합에서 희귀한, 한국사회에 발을 딛고 선 가사를 썼다. 파이널 곡으로 발표할 예정이었던 ‘시차’가 음원 차트에서 엄청난 흥행을 기록한 것은 <쇼 미 더 머니> 시즌 6의 후광만이 아니다. 아티스트는 거기가 아닌 여기에서 싸우는 사람이다.

    에디터
    정우영
    일러스트레이터
    Adr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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