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코미디언 : 유병재

2017년은 각자의 목소리로 외치고 항의하고 요구해서 결실까지 거둔 한 해였다. 하나의 목소리는 단지 하나의 목소리가 아니었다. <GQ>는 올해도 <GQ>이기 위해 한 해를 치밀하게 돌아봤다. 편향과 편애로 무장하고 따졌다. 2017년 <GQ> 어워드다.

지난 2014년 유병재는 GQ AWARDS ‘올해의 코미디언’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기존 코미디언과는 완전히 다른 노선이 주는 분방한 풍자와 예측하지 못한 곳에서 터지는 실소가 유병재의 뿌리였다. 그런 유병재를 3년이 지나 다시 올해의 코미디언으로 명명한 이유는 이전과는 또 다르다. 무너진 시청률과 함께 무대를 잃어버린 코미디언들이 주춤대는 사이에, ‘블랙리스트’와 함께 정치 풍자가 증발해버린 사이에, 유병재는 올해 가장 정통 코미디언다운 방식으로 웃겼다. 그는 지난 8월 이틀간 홍대 롤링홀에서 스탠드업 코미디 쇼 ‘블랙코미디’를 개최했다. 보랏빛 장막 앞에서 유선 마이크 하나를 들고 악플 읽기부터 정치 풍자까지 가뿐하고 능청스럽게 넘나들었다. 이 공연은 유튜브에 조각조각 업로드 됐고 1~2분 내외의 이 영상들은 현재 6백만 조회수를 넘기는 중이다. 공연의 성공으로 출판된 <블랙코미디>는 출간 직후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책과 영상을 모두 본 사람들은 유병재의 장기가 확실히 무대 쪽이라는 걸 알겠지만, 내년의 유병재는 그 둘 모두를 걷어차고 또 다른 노선으로 등장할지도 모를 일이다. 이제 기존 코미디언들이 칼을 갈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