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쉐린 가이드 ‘서울’은 어떻게 만들어지나

두 번째 <미쉐린 가이드> 서울이 발표되던 날 마이클 앨리스 국제 디렉터를 불러세웠다.

오늘 두 번째 <미쉐린 가이드> 발표를 진행한 ‘시그니엘’ 호텔의 ‘스테이’가 리스트에서 빠져 있어 좀 의아했다. ‘플레이트’를 받긴 했다. 행사를 진행한 곳이라고 해서 꼭 별을 주는 것은 아니다. 행사와 평가는 별개의 문제다.

두 번째 서울 편을 만들면서 조사에서 보완한 부분이 있나? 일하는 방식에는 변화가 없다. 다만 한국 미식 문화의 독특한 부분을 늘 염두에 두면서 작업한다. 한국 음식은 상당히 재료 중심적인데, 다른 나라에서 구할 수가 없어 대응하는 번역어도 없는 경우가 많다. 일례로 제주 흑돼지 같은 경우, 어디에 가도 이 풍미나 식감을 가진 돼지고기를 찾을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자, 여기 책자를 딱 펼치니 주꾸미(Webfoot Octopus)가 나오는데, 이 역시 한국만의 식재료다. 그리고 한국은 맛집을 찾아 외식하는 것을 다른 어느 나라보다 더 즐기는 것 같다.

서울만 해도 수천 수만 개의 음식점이 있는데, 애초에 1차로 추려지는 리스트의 영향력이 제일 큰 것 아닌가? 디지털 매체, 레스토랑 리뷰 매체, 여행 책자, 블로그, 인터넷 등에서 자료를 최대한 수집한다. 다른 식당의 웨이터나 셰프들에게도 많이 물어본다. 정육점이나 슈퍼마켓에 가서 물어보기도 한다.

국제 디렉터로 일하기 전엔 미쉐린의 타이어 사업부에서 오랫동안 일했다. 사실 1979년, 거의 40년 전에 셰프 교육을 받았다. 르 코르동 블루, 에콜 페랑디 요리학교도 나왔다. 식당에서 보조로 처음 일하면서 감자 껍질도 벗기고 달걀도 깨고 생선 손질하는 일을 1년 반 정도 했는데, ‘아, 이걸 내가 적어도 15년 더 해야 하는데 과연 할 수 있을까’란 생각에 그만두고 노선을 바꾸게 됐다.

다행히 나이키가 아니라 미쉐린에 입사해서 다시 미식업계로 돌아왔다. <미쉐린 가이드> 사업부는 타이어 사업부와 상당히 다를 듯하다. 일단 수익성에 대한 압박도 없고. 하지만 책임감의 무게가 좀 크다. 별을 부여하고, 요건이 되지 않으면 회수하기 때문에 굉장히 큰 책임을 느낀다. 셰프나 식당의 운명과도 관계가 있으니 올바른 결정인지 확인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다른 레스토랑 리뷰 매체와 달리, 우리는 나쁜 리뷰를 쓰지 않는다. 단지 리스트에 포함이 안 될 뿐이다. 별을 부여한다고 해서 이것이 평생 가지 않듯이, 별을 회수했다고 해서 그 또한 평생 가지 않는다는 걸 알아줬으면 좋겠다.

<미쉐린 가이드>의 가치는 어떻게 변하고 있나? 처음 출간된 1900년대 초반과 비교하자면? 여기서 근무한 지 7년 정도인데, 요즘은 정보가 너무 많다. 그래서 <미쉐린 가이드>가 북극별이나 황금비율처럼 하나의 객관적인 잣대로 기능한다. 셰프들에게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식당을 행복한 고객들로 가득 채워라, 그러면 우리가 그 셰프를 찾아내겠다.”

<미쉐린 가이드>의 책임자이니, 혹시 예약 우선권 같은 혜택이 있나? 하하. 날 알아보면 그럴 때도 있는데, 난 평가원이 아니라서 아무 영향력이 없다고 말한다. 항상 좋은 건 아니다. 주방에서 괜히 신경 쓰느라 오히려 식어버린 음식을 먹는 경우가 많고, 또 내가 음식을 다 먹지 않으면 속상해하는 셰프가 많아 가방에 비닐봉지를 넣어 가지고 다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