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인기 있는 서울의 젊은 술집 6

분위기가 젊은 술집, 사장이 젊은 술집, 손님이 젊은 술집, 요리가 젊은 술집…. 서울 곳곳에 있는 젊은 술집에 손님이 되어 직접 다녀왔다. 내 돈 내고 직접 먹고 마셔본 솔직한 후기.

몽중인 토요일 오후 7시에 도착한 몽중인은 이미 만석이었다. 대기 명단에 이름을 적고 30분 정도 지나 자리가 생겼다는 전화를 받을 수 있었다. 마치 왕가위 감독의 영화 <화양연화> 속 한 장면을 옮겨 놓은 것 같은 인테리어가 인상적인 가게로 요리와 잘 어울린다. 어둑어둑한 조명과 테이블 세 개, 여덟 명 정도 앉을 수 있는 바가 전부인 몽중인은 소란스러움과는 거리가 먼 아늑한 분위기의 술집이다. 꼭 먹어보고 싶었던 메뉴는 마라탕과 미니 배추찜. 알싸하고 매콤한 마라탕 국물을 한 술 떠먹고, 매운맛이 느껴질 때, 심심하니 간이 잘 밴 배추찜과 고기를 곁들여 먹는다. 그리고 입가심으로 시원한 칭타오 맥주 한 잔 마시면 하루의 피로가 다 풀리는 기분이 든다. 그렇게 맥주를 몇 병 비우니, 뒤늦은 허기가 찾아왔다. 그럴 땐 쫄깃한 튀김 옷을 입은 미니 꿔바로우를 추천한다. 적당히 허기도 채워주고, 술안주로도 제격이다. 그렇게 주방이 바로 보이는 자리에 앉아 한 잔, 두 잔 마시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요즘 같은 날씨에 하루 종일 추위와 씨름하고 나면, 몽중인의 얼큰한 마라탕 국물 생각이 절로 난다. 단골로 삼고 싶은 술집이다.

방문 시간 토요일 저녁 7시.

손님의 연령층과 성별 20대~30대의 젊은 연인, 소규모 남녀 친구들 모임.

다시 가면 먹어보고 싶은 메뉴 시원한 맥주와 잘 어울릴 것 같은 활력냉채.

음악 취향 클럽 ‘브라운’에서나 나올 법한 음악이 흐른다. 아소토 유니온의 ‘Think About’ Chu’같은 재즈풍의 팝이나 세릴 린의 ‘Got To Be Real’같은 디스코풍의 팝이 나온다.

주문 후 음식이 나올 때까지 걸리는 시간 10분 정도.

2인 기준 예산 5만원. 마라탕 1만5천원, 미니 배추찜 9천원, 미니 꿔바로우 9천원, 칭타오 6천원, 한라산 7천원.

편의 정보 만석일 경우 대기 명단에 이름과 전화번호를 적고 외부에서 기다려 한다. 겨울엔 조금 추울 수 있다. 화장실(남녀 공용), 주차 불가.

기본 정보 서울 관악구 관악로14가길 13, 010-7167-6659, 매일 18:00 – 03:00(일요일 휴무), 인스타그램 @mongpp

 

바오 27 (BAO 27) 사실, 저녁 식사 겸 술 한 잔 하러 가고 싶은 가게였지만, 저녁 8시까지 이미 만석이라는 인스타그램 포스팅을 보고 밤 10시로 예약을 했다. 한남동 주택가 골목 사이 막다른 언덕 길 초입에 열 평 남짓한 작은 가게가 바로 바오 27이다. 지도를 보면서 찾아갔는데도 골목이 많아 조금 헤맸다. 테이블은 딱 하나로 누군가 머물렀다 간 흔적이 남아 있어, 주방이 바로 보이는 바의 빈자리에 앉았다. 방금 문을 연 것처럼 깨끗하게 정리되어 있는 주방을 보면, 여기서 만드는 어떤 요리도 믿고 먹을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다. 가게 이름이 바오 27인만큼 가장 잘 하는 요리가 바오일 거라고 추측하고 바오를 시켰다. 조금 생소한 음식인 바오는 폭신하고 쫄깃한 번 사이에 재료를 꽉 채워 내는 요리다. 돼지고기 바오는 와사비를 섞은 마요네즈 소스에 간이 된 돼지고기를 넣고, 그 위에 바삭한 식감의 빵가루를 뿌려 나온다. 새우 바오는 스리라차를 섞은 마요네즈 소스에 구운 새우와 고수를 넣고 땅콩가루로 마무리한다. 고수를 못 먹는 사람이라면 미리 말하는 게 좋겠다. 시원한 맥주와 따뜻한 바오의 궁합은 말할 것도 없다. 다만, 바오 하나로는 조금 부족하다. 늦은 시간에 방문한 탓에 관자 요리와 이베리코 요리는 맛볼 수 없었다. 하지만, 부담스럽지 않게 먹을 수 있는 브릭 새우와 라따뚜이도 만족스러웠다. 토마토 소스에 호박, 가지, 피망 등 갖은 야채를 넣고 뭉근하게 끓여서 만든 라따뚜이 위에 얇은 튀김 옷을 입은 브릭 새우를 올려 낸다. 브릭 새우를 반으로 잘라 그 위에 라따뚜이를 얹어 먹으면 와인 안주로도 딱이다. 퇴근길에 가볍게 술 한 잔 하고 싶은 날,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혼자 술 마시기 좋은 술집이다.

방문 시간 토요일 저녁 10시.

손님의 연령층과 성별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여성.

다시 가면 먹어보고 싶은 메뉴 재료 소진으로 못 먹은 관자와 완두콩 퓨레.

음악 취향 팝이나 힙합 등 요즘 인기 있는 음악이 나오는데 가게 분위기와 잘 어울리진 않는 듯하다. 가게에서 튼 음악보다는 화장실의 작은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이 더 좋다. 가게의 분위기와 더 잘 어울리기도 하고.

주문 후 음식이 나올 때까지 걸리는 시간 15분 정도. 음식이 조금 오래 걸릴 수 있다며 맥주와 가볍게 먹을 수 있는 견과류를 내어준다.

2인 기준 예산 6만원. 돼지고기 바오 & 새우 바오 (2pcs) 1만2천원, 브릭새우와 라따뚜이 2만4천원, 브루독 9천원.

편의 정보 가게의 수용 인원이 적기 때문에, 방문 전 인스타그램이나 전화로 자리가 있는지 확인하고 가는 게 좋다. 늦은 시간에 오면 재료 소진으로 못 먹는 메뉴가 있을 수도 있다. 화장실(남녀 공용), 주차 불가.

기본 정보 서울 용산구 한남대로27가길 32, 02-6052-4354, 영업 시간 매일 18:00 – 24:00(일요일 휴무), 인스타그램 @bao27_hannam

 

엔조 (ENZO) 사장님이 술꾼은 아닐까 의심해본다. 엔조 바로 옆에 있는 순대국 집 때문이다. 거하게 마시고 열 걸음이면 해장도 할 수 있다. 여기야말로 술꾼을 위한 가게다. 특이한 게 하나 더 있다. 레스토랑도 아닌 술집에서 식전 스프가 나온다는 거다. 자리에 앉아 주문을 하면 기다렸다는 듯 고구마 스프가 나온다. 적당히 달콤하고 따뜻한 고구마 스프는 허기진 빈속을 달래고, 식욕을 돋우기 충분하다. 8시 정도 되었을까, 벌써 만석이다. 조금만 늦게 왔으면 못 먹고 갈 뻔했다. 샹그리아와 와인 그리고 소주와 맥주. 다양한 술을 파는 엔조의 대표 메뉴는 크림, 갈릭 오일, 스파이시 이 세 종류의 해산물 스튜다. 그중에서도 매콤한 스파이시 해산물 스튜는 누구나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는 맛이다. 한 입 먹으면 소주 생각이 절로 난다. 술 한 잔 먹고 국물 한 술 먹으면 바로 해장이 되니 끊임없이 술술 들어간다. 게다가, 스파게티 면과 빵을 추가하면 저녁 대신 먹을 수 있을 만큼 양도 푸짐하다. 물론, 소주 안주만 있는 건 아니다. 카레향이 나는 치킨 가라아게는 맥주와 잘 어울리는 안주다. 술 마실 때 안주가 꼭 필요한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들에게는 이만한 술집이 없을 거다. 저녁 식사 겸 술 한 잔 하기에 딱 좋은 가게다.

방문 시간 목요일 저녁 7시.

손님의 연령층과 성별 20대~30대 초반. 남녀의 성비가 비슷하다.

다시 가면 먹어보고 싶은 메뉴 보기만 해도 폭신해 보이는 명란 계란말이.

음악 취향 R&B와 펑크, 전체적으로 그루브가 있는 음악.

주문 후 음식이 나올 때까지 걸리는 시간 30분 정도.

2인 기준 예산 5만원. 스파이시 해산물 스튜 2만5천원, 스파게티 면 추가 3천원, 빵 추가 2천원, 치킨 가라아게 1만5천원, 소주 4천원.

편의 정보 주문과 동시에 만들기 때문에 음식이 나올 때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다. 화장실(남녀 공용), 주차 불가.

기본 정보 서울 성동구 성수일로4가길 2, 070-7644-4502, 영업 시간 매일 18:00 – 02:00(일요일 휴무), 인스타그램 @enzo_seongsu

 

오늘의 서술 책을 읽으면서 술을 마실 수 있는 작은 술집이라고 하길래, 조금 걱정한 건 사실이다. 다들 조용히 앉아서 책만 읽고 있으면 어떻게 하는 게 좋을지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도 했다. 목요일 저녁이라서 그런지, 책을 읽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 마음껏 떠들 수 있었다. 물론 중간에 책을 들고 찾아온 손님도 있었다. 그리고 술집 안에 다양한 책이 진열되어 있다. 네 명 정도 앉을 수 있는 큰 테이블이 두 개 있다. 그리고 가게 한 쪽 벽에서는 빔 스크린을 통해 영화를 상영한다. 이 날은 이와이 슌지의 <러브레터>였다. 인심 좋은 동네 술집처럼 기본 안주도 내어준다. 기본 안주는 빵, 그리고 빵에 발라서 먹는 바질 페스토와 크림 치즈다. 이 정도면 맥주 세 병은 거뜬하게 먹을 수 있다. 미리 말하자면, 소주는 없다. 대신, 책 읽으면서 먹기 좋은 다양한 와인과 맥주가 있다. 오늘의 서술에서 가장 쉽고, 빠르게 주문하는 방법은 사장님께 술을 추천 받는 방법이다. 메뉴에 있는 술 중에서 없는 술도 있고, 새로 들어온 술은 아직 메뉴에 없기 때문이다. 참고로, 외부 음식 반입도 가능하다. 먹고 싶은 음식이 있다면 마음껏 사와서 다같이 나눠 먹는 것도 이 술집에서만 느낄 수 있는 재미다. 처음 온 손님에게 선뜻 훈제 오리고기를 나눠 준 사장님이 생각나 꼭 한 번 더 가고 싶다. 그때는 치킨이라도 한 마리 튀겨 가야겠다.

방문 시간 목요일 저녁 8시.

손님의 연령층과 성별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 여자 손님이 더 많다.

다시 가면 먹어보고 싶은 메뉴 매일 바뀌는 ‘오늘의 플레이트’와 사장님의 추천 맥주.

음악 취향 팝 발라드. 구식처럼 느껴지지만 가게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 그 중에서도 기억에 남는 음악은 영화 <접속>에 삽입되었던 사라 본의 ‘A Lover’s Concerto’.

2인 기준 예산 5만원. 트리펠 카르멜리엇 3만원, 히타치노 네스트 진저에일 1만2천원

편의 정보 샌드위치 메뉴가 있지만 안 되는 날도 있다. 배가 많이 고프다면 뭐든 사가는 게 좋겠다. 화장실(남녀 공용), 주차 가능.

기본 정보 서울 성북구 성북로7길 39-1, 010-4130-5078, 영업 시간 매일 18:00 -02:00, 인스타그램 @oneul_seosool

 

윤세영 선술 한남동에서 ‘윤세영 식당’을 운영하는 셰프 윤세영이 논현동 주택가에 차린 선술집이다. 언덕 언저리에 있는 조용하고, 편안한 분위기의 술집이다. 이곳에는 다른 술집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메뉴가 많다. 일단 한 번 다녀가면, 그 다음에는 좋아하는 친구들과 함께 와서 더 많은 메뉴를 맛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술집이다. 뭘 먹어도 맛있지만, 가장 맛있는 건 시리얼 새우다. 이름만 들으면 그게 뭐지 싶을 거다. 소복하게 쌓인 시리얼 가루 안에 새우가 숨겨져 있다. 새우의 쫄깃한 식감, 시리얼 가루의 바삭거리는 식감과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너무 맛있어서 두 접시나 시켰다. 시리얼 새우와 가장 잘 어울리는 술은 화요다. 얼음이 들어있는 잔에 화요와 토닉워터를 원하는 만큼 섞고, 레몬 슬라이스를 띄워 마시면 이곳에 있는 대부분의 안주와 두루 어울린다. 여러 명이 갔을 때는 짜장 떡볶이도 좋다. 묘하게 중독되는 소스 맛에 밥까지 비벼 먹고 싶어진다. 배는 부르고 술은 남았다고 걱정하지 말자. 배부르지 않게 먹을 수 있는 꿀 토마토가 별미다. 맛있는 요리와 술을 적당한 가격에 즐길 수 있는 술집을 찾고 있다면, 바로 이곳이다. 여기 오는 날에는 허리가 딱 맞는 바지는 절대 금물이다.

방문 시간 금요일 저녁 7시.

손님의 연령층과 성별 20대 중반에서 30대. 남자 손님이 더 많다.

다시 가면 먹어보고 싶은 메뉴 일단 시리얼 새우부터 시키고, 가지 감자 볶음.

음악 취향 가게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재즈. 냇 킹 콜의 노래가 자주 나온다.

주문 후 음식이 나올 때까지 걸리는 시간 20분 정도.

2인 기준 예산 5만원. 시리얼 새우 1만5천원, 화요 2만3천원, 토닉워터 2천5백원.

편의 정보 12시부터 안주 주문을 마감한다. 화장실(남녀 공용), 주차 불가.

기본 정보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34길 38, 02-3447-3375, 영업 시간 매일 17:00 – 01:00 (일요일 휴무)

 

트라이브 초인종을 누르고, 문이 열리면 들어갈 수 있는 독특한 술집이다. 이 사실을 모르고 처음 방문하는 사람들은 당황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다른 손님에게 피해를 주는 취객은 받지 않겠다는 가게의 방침에서 비롯된 시스템이다. 동굴처럼 어두운 조명과 공간을 가득 메운 향 냄새가 새로운 곳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들게 만든다. 사실, 트라이브는 음악이 좋은 술집으로 유명하다. 좋은 음악 들으면서 술 한 잔 하기에 이보다 좋은 곳도 없다. 맥주와 와인 그리고 칵테일을 팔고, 여기에 잘 어울리고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안주도 있다. 스모크 치즈 한 접시면 와인 한 병을 다 마실 수 있을 정도다. 천천히 취하고 싶은 날 가면 좋겠다. 합정역 근처에 위치하고 있어 젊은 사람들도 많고, 분위기가 좋아 다양한 연령층의 손님이 온다. 연인이나 친구 심지어 가족과 함께 와도 충분히 괜찮은 술집이다. 참고로 ‘깜구’라는 검정색 프렌치 불독이 한 마리가 있다. 가끔 어둠 속에서 불쑥 튀어 나와 의자나 테이블 위에 오르기도 하니 너무 놀라지 말자.

방문 시간 토요일 저녁 7시.

손님의 연령층과 성별 20대 중반에서 30대 그리고 가끔 40대도 있다.

다시 가면 먹어보고 싶은 메뉴 칵테일과 잘 어울릴 것 같은 그린 빈 모짜렐라 베이컨.

음악 취향 쳇 페이커(Chet Faker)와 같은 힙스터 취향의 칠 웨이브 음악.

주문 후 음식이 나올 때까지 걸리는 시간 20분 정도.

2인 기준 예산 6만원. 마츠 엘 피카로 4만5천원, 스모크 치즈 한 접시 1만 2천원.

편의 정보 벨을 누르고 곧장 문이 열리지 않는다고 여러 번 누르지 말고 조금 기다리자. 생각보다 가게가 넓다. 화장실(남녀 공용), 주차 불가.

기본 정보 서울 마포구 독막로3길 7, 02-323-8440, 영업 시간 매일 18:00 –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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