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세계적인 명사의 한 마디 – 2

2018.03.08GQ

이름만 들어도 호기심이 생기는 17인의 명사가 프루스트가 고안한 직설적인 질문에 답했다. “당신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자신에게서 가장 유감스러운 점은?” 흥미롭고 내밀한 열일곱 개 답이 쏟아졌다.

데이미언 루이스
영국의 듬직한 배우 루이스의 건망증, 자신의 미소, 헨리 8세에 대한 생각을 들어보자.

완벽한 행복이란? 파티, 좋은 친구들, 실컷 춤추기. 당신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기억을 잃는 것. 자신과 가장 닮았다고 생각하는 역사 속 인물은? 헨리 8세. 생존 인물 중 가장 존경하는 사람은? 소해너 콜린스. 내가 아는 어린이인데 엄청나게 용감하다. 자신에게서 가장 유감스러운 점은? 건망증. 타인에게서 가장 유감스러운 점은? 이기주의. 교차로에서 길을 막는 운전자. 당신에게 최고의 사치는? 아이스크림 선데에 휘핑크림 추가. 좋아하는 여정은? 스스로 벗어나는 과정. 가장 과대평가된 미덕은? 원칙. 어떤 때 거짓말을 하나? 중복 예약했을 때. 자신의 신체에서 가장 마음에 안 드는 부위는? 미소. 생존 인물 중 가장 경멸하는 사람은? 바샤르 알 아사드. 가장 많이 쓰는 단어나 문장은? “몰라.” 당신이 가장 후회하는 것은? 열두 살 때 도킹 테니스 대회에 출전해 놓친 포어핸드 발리. 당신의 삶에서 가장 사랑하는 것은? 아내. 언제 어디에서 가장 행복했나? 여름날 저녁에 잠옷 차림으로 드라이버샷을 쳤는데 골프공이 크리켓 경기장 부속 건물로 들어갔을 때. 가장 갖고 싶은 재능은? 재능 있는 화가가 되는 것. 현재 마음 상태는? 무겁다. 당신의 한 부분을 바꿀 수 있다면? 더 많이 웃고 싶다. 가족에 대해 한 가지를 바꿀 수 있다면 무엇을 바꾸겠는가? 없다. 현재의 혼돈 상태가 완벽하다. 당신의 삶에서 가장 큰 성취는? 결혼. 다시 태어난다면 무엇으로 태어날 것 같나? 오랑우탄. 무엇으로 환생할지 선택할 수 있다면? 시간을 늘릴 수 있는 사람. 가장 아끼는 것은? 스위스 군용 주머니칼. 당신이 생각하는 가장 밑바닥의 고통은? 집이 없는 것. 살고 싶은 곳은? 지금 여기. 좋아하는 직업은? 축구. 친구를 사귈 때 가장 중시하는 점은? 충실함. 좋아하는 작가는? 헤밍웨이, 워드하우스, 가르시아 마르케스, 불가코프. 당신이 제일 좋아하는 허구 속의 영웅이 있다면? 라스콜리니코프. 그럼 현실에서의 영웅은? 좋은 선생님들. 좋아하는 이름은? 헬렌, 마농, 걸리버. 어떻게 죽고 싶은가? 사랑하는 사람들 옆에서. 좌우명은? “믿음을 갖고 도약하라.”

 

존 말코비치
배우, 제작자, 디자이너인 말코비치는 70편 이상의 영화에 출연했다. 모자를 많이 쓸 수 있어 행복하다는 자칭 ‘노인네’의 문답.

완벽한 행복이란? 온실에서 씨앗이 자라는 모습을 볼 때. 그림을 그리거나 책을 읽거나 요리할 때. 당신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게으르고 지친 기자들이 앞으로 100년 더 프루스트 문답을 써먹는 것. 생존 인물 중 가장 존경하는 사람은? 스펜서 헤이우드가 말했다. 공장에서 일하면서 자식들에게 좋은 가치를 알려주는 사람이 진짜 스타라고. 합리적이고 친절한 사람들을 존경한다. 보통은 유명하지 않지만. 자신에게서 가장 유감스러운 점은? 좀 많이 긴데 괜찮을까? 타인에게서 가장 유감스런 점은? 어떤 사상이나 집단의 영향을 너무 쉽게 받는 것. 당신에게 최고의 사치는? 패션 브랜드 운영. 가장 좋아하는 여정은? 스페인의 알헤시라스에서 타리파로 가는 길이었는데 풍력발전기들이 망쳐놨다. 가장 과대평가된 미덕은? 남에게 어떤 사람이 되라, 뭘 하라고 충고하는 것. 포크너의 말처럼, 누군가 뭔가를 하고 싶어 안달이 나면, 그대로 내버려 두는 게 좋다. 남에게 ‘웰빙’을 처방해 주려 하지 말자. 자신의 신체에서 가장 마음에 안 드는 부위는? 생각 안 한다. 노인네인데 누가 신경 쓰나. 가장 많이 쓰는 단어나 문장은? “슬프다.” 당신이 가장 후회하는 것은? “후회라면 해 봤다. 하지만 언급할 만큼 많진 않았다.” 폴 앤카의 말이다. 당신의 삶에서 가장 사랑하는 것은? 아내와 아이들. 언제 어디에서 가장 행복했나? 1999년의 마지막 날이었던 것 같지만 지금도 행복하다. 가장 갖고 싶은 재능은? 투명해지기. 당신의 삶에서 가장 큰 성취는? 아이들을 키운 것. 다시 태어난다면 무엇으로 태어날 것 같나? 나쁜 놈. 무엇으로 환생할지 선택할 수 있다면? 작약꽃. 가장 아끼는 것은? 기억. 좋아하는 일은? 탐구할 기회가 있었던 모든 일. 가장 두드러지는 당신만의 특징이 있다면? 호기심. 친구를 사귈 때 가장 중시하는 점은? 경청하고 소통 능력이 있으며 두려워하지 않는 것. 당신이 제일 좋아하는 허구 속의 영웅이 있다면? 홀든 콜필드. 그럼 현실에서의 영웅은? 마틴 루터 킹과 나의 아버지. 가장 싫어하는 것은? 엄청 많고 자주 바뀐다. 어떻게 죽고 싶나? 빠르게. 좌우명은? 없다. 하지만 예전 할리우드 에이전트의 말, “앞으로 그리고 위로!”를 아주 좋아한다.

 

우피 골드버그
아카데미상 수상 배우, 작가, 프로듀서, 토크쇼 진행자인 골드버그. 더 많이 웃고 싶다는 그녀를 만났다.

완벽한 행복이란? 야외에 앉아 가족들이 산책하는 모습을 보며 오디오북을 듣는 것. 당신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비행기를 탔는데 내가 원하지 않는 방식으로 움직이는 것. 자신과 가장 닮았다고 생각하는 역사 속 인물은? 벤저민 디즈레일리. 생존 인물 중 가장 존경하는 사람은? 프란치스코 교황. 자신의 독창적 계획에 따라 행동하니까. 자신에게서 가장 유감스러운 점은? 나는 별로 착하지 않고, 못되게 굴 때가 있다. 흔한 일은 아니지만 보기 좋은 모습도 아니지. 타인에게서 가장 유감스러운 점은? 남이 자기에 대해 마음대로 판단하는 건 싫어하면서도 남을 멋대로 단정하는 모습. 당신에게 최고의 사치는? 오디오북. 좋아하는 여정은? 날씨 좋은 날, 내 VW 컨버터블을 몰고 빈티지 트러블, 모타운, 솔트앤페파를 큰 소리로 튼 채 해안가 드라이브하기. 가장 과대평가된 미덕은? 신의. 어떤 때 거짓말을 하나? TV에서 진짜 내 생각을 솔직하게 말할 수 없는 모든 날. 생존 인물 중 가장 경멸하는 사람은? 가정교육을 잘 받았기 때문에 공개적으로 말할 순 없지만, 본인들은 알 거다. 가장 많이 쓰는 단어나 문장은? “X 같네”. 당신이 가장 후회하는 것은? 새미 데이비스 주니어의 마지막 생일파티에 못 갔다. 언제 어디에서 가장 행복했나? 지금 여기. 가장 갖고 싶은 재능은? 패티 라벨처럼 노래할 수 있으면 좋겠다. 현재 마음 상태는? 썰물. 얼마 전 남동생이 세상을 떠났다. 어머니와 동생이 가고, 이젠 나만 남았다. 당신의 한 부분을 바꿀 수 있다면? 웃음이 부족하다. 더 많이 웃겠다. 당신의 삶에서 가장 큰 성취는? 여기까지 온 것. 다시 태어난다면 무엇으로 태어날 것 같나? 그냥 아기. 처음부터 다시 해 보겠다. 가장 아끼는 것은? 전자담배. 당신이 생각하는 가장 밑바닥의 고통은? 공감능력 결여. 살고 싶은 곳은? 내가 있는 곳. 가장 두드러지는 당신만의 특징이 있다면? 인기 없는 의견도 솔직하게 말한다. 친구를 사귈 때 가장 중시하는 점은? 유머와 정직함, 현실감각, 헛소리 안 하기. 좋아하는 영웅은? 엄마, 에마 존슨. 가장 싫어하는 것은? 헛소리. 좌우명은? “판단하려 하기 전에 먼저 거울을 봐라.”

 

다이앤 키턴
영화배우(겸 감독, 제작자, 사진가, 사회활동가 등등) 키턴이 얼음 넣은 레드 와인에 대한 사랑을 고백했다.

완벽한 행복이란? 얼음을 넣은 레드 와인. 당신에게 최고의 사치는? 지속적인 개선. 모든 면에서. 좋아하는 여정은? 자동차로 떠나는 여행. 가장 과대평가된 미덕은? 인내. 생존 인물 중 가장 경멸하는 사람은? 누가 가장 미움을 많이 받는지 판단을 내리는 사람들의 대열에 끼고 싶지 않은데…. 나는 단정짓는 걸 늘 싫어했다. 아예 안 한다는 건 아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는 게 내 장점은 아니다. 가장 많이 쓰는 단어나 문장은? “응. 응. 응. 맞아.”, “알았어.”, “진짜로?”, “세상에.”, “잠깐만.” 당신이 가장 후회하는 것은? 뮤지컬 주연을 안 해본 것. 언제, 어디에서 가장 행복했나? 지금 이 순간. 가장 갖고 싶은 재능은? 리한나 같은 가창력. 당신의 한 부분을 바꿀 수 있다면? 볼룩 튀어나온 코끝. 가족에 대해 한 가지를 바꿀 수 있다면 무엇을 바꾸겠는가? 확장하고 늘리고 성장시키고 더 좋게 꾸미겠다. 친구들도 가족에 포함시킬거다. 당신의 삶에서 가장 큰 성취는? 입 다물고 듣는 능력이 생긴 것. 가장 아끼는 물건은? 내 컴퓨터. 당신이 생각하는 가장 밑바닥의 고통은? 버려지는 것. 살고 싶은 곳은? 고양되고 향상된 정신 상태 속. 좋아하는 일은? 보는 것. 워커 에반스의 말처럼 “보라! 우리에겐 시간이 많지 않다”. 가장 두드러지는 당신만의 특징이 있다면? 야망과 결합된 어떤 종류의 불안감. 친구를 사귈 때 가장 중시하는 점은? 오래 갈 수 있는 사람인가. 좋아하는 작가는? 카슨 매컬러스, D.J. 월디, 존 디디온. 현실에서 좋아하는 영웅은? 주디 덴치, 안네 프랑크, 설리 설렌버거. 좋아하는 이름은? 듀크, 덱스터, 도리, 랜디, 로빈, 잭, 도로시, 그리고 에미도. 가장 싫어하는 것은? 잔인함. 특히 설치류 동물 전반을 대상으로 하는 잔인한 학대 행위가 싫다. 비둘기는 날개 달린 쥐라고들 하니까 비둘기도 포함하겠다. 어떻게 죽고 싶은가? 죽고 싶냐고? 나는 죽음을 생각할 때 마음이 따뜻해지거나 애정이나 존중심이나 경외를 느끼지 않는다. 미덕을 느끼거나 매혹되지도 않는다. 마음에 담거나, 끌리거나, 죽음의 말 혹은 행동과 사랑에 빠지지 않는다. 성적으로 끌리거나 섹시하다고 생각지도 않는다! 좌우명은? “멀리 있어도 조금 더 가까이 서줄래요?”

 

러네이 젤위거
오스카 수상자이자 <브리짓 존스> 시리즈의 주인공인 젤위거가 바닷가 조깅, 코딩, 오바마 부부에 대해 말했다.

완벽한 행복이란? 장소가 어디든, 착한 강아지와 함께하는 휴일. 당신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무능력해지는 것. 자신과 가장 닮았다고 생각하는 역사 속 인물은? 아마도 조지아 오키프. 생존 인물 중 가장 존경하는 사람은? 지미 카터, 미셸 오바마, 버락 오바마, 조프리 캐나다, 탱크 맨, 마리안 라이트 에델만, 매들린 올브라이트, 요르단의 압둘라 2세, 노먼 리어, 말랄라 유사프자이, 비욘세. 자신에게서 가장 유감스러운 점은? 자신에 대한 의심. 타인에게서 가장 유감스러운 점은? 자기중심주의. 당신에게 최고의 사치는? 충동적인 여행을 자주 가는 것. 좋아하는 여정은? 창조적인 경험을 통해 성취를 얻는 과정, 혹은 혼자 자동차로 하는 전국 일주. 가장 과대평가된 미덕은? 요즘은 무슨 미덕이건 과대평가가 좀 있으면 좋겠다. 어떤 때 거짓말을 하나? 입을 열어서 좋은 게 없겠다 싶을 땐 말을 아낀다. 당신이 가장 후회하는 것은? 침묵을 품위로 착각한 것. 당신의 삶에서 가장 사랑하는 것은? 알아보는 중이다. 언제 어디에서 가장 행복했나? 바닷가를 따라 달릴 때. 문제를 해결하거나 뭔가를 창작했을 때. 뉴스를 보고 팝콘을 먹으며 침대에 있는 지금 이 순간. 가장 갖고 싶은 재능은? ‘코딩’이 뭔지 알고 싶다. 외국어도 몇 개 배우고. 현재 마음 상태는? 호기심. 준비됨. 평화. 당신의 한 부분을 바꿀 수 있다면? 더 튼튼한 뼈. 아니면 자존감이 조금 더 컸으면. 당신의 삶에서 가장 큰 성취는? 아직이다. 다시 태어난다면 무엇으로 태어날 것 같나? 정치 평론가. 무엇으로 환생할지 선택할 수 있다면? 사랑받는 강아지. 죽을 때의 자리로 돌아와 계속하는 것도 괜찮겠지만. 당신이 생각하는 가장 밑바닥의 고통은? 자기자신을 고립시키는 유아론과 자기 혐오. 좋아하는 직업은? 해외 특파원. 작가. 과학 연구자. 개를 산책시키는 사람. 남자에게 가장 필요한 미덕은? 인성. 여자에게 가장 필요한 미덕은? 자기 존중. 현실에서 좋아하는 영웅은? 두려움 없는 사람들. 가장 싫어하는 것은? 불의, 불관용, 폭력, 죄 없는 이들의 고통, 전쟁. 어떻게 죽고 싶은가? 당분간은 아니었으면 좋겠다.

    에디터
    Vanity Fair
    일러스트레이터
    Robert Risk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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