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모델 S ‘P100D’

배기가스가 없다는 것만으론 전기차는 아직 내연기관차의 적수가 될 수 없다. 판을 엎고 싶은 테슬라는 모델 S의 고성능 버전 P100D를 세상에 내밀었다. 기름 한 방울 필요 없는 침묵의 전기 로켓이다.

‘궁금하다’와 ‘갖고 싶다’는 전혀 다른 마음이다. 모델 S를 들고 한국에 진입한 테슬라는 호기심을 자극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충전 문제와 조립 품질에 발목을 잡혔다. 경쟁자들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쉐보레는 모델 S의 절반 값인 볼트를 출시했고, 토요타의 하이브리드 기술은 전기차가 아니어도 만족할 만큼 발전했다.

그래도 경쟁에 불을 지른 것은 분명 테슬라였다. 1백 년 이상 차를 만들어온 브랜드들이 수익성과 충전 문제 등 여러 조건을 따져가며 머뭇머뭇할 때 테슬라는 세상이 시끌벅적해질 만한 모델 S를 내놓았으니까. 화성에 인간을 정착시키는 게 목표라는 회사가 느닷없이 전기차 개발에 뛰어들다니. 테슬라의 설립자가 일론 머스크라는 배경도 흥행 이유 중 하나였지만, 자율 주행에 근접한 오토파일럿 기능과 대형 디스플레이로 모든 기능을 조작하는 시스템은 혁신적이고 획기적이었다.

이제 너도 나도 전기차를 만드는 시대, 언제까지 환경 오염 이야기만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니 다른 방식의 설득이 필요했다. 테슬라는 속도에 집중하기로 했다. 그래서 친환경 차라는 본래 목적에 부합하면서 어떤 차도 쫓아올 수 정도로 빠른 모델 S P100D를 만들었다. 배터리 용량을 늘려 주행 거리를 넓히고, 출력을 680마력까지 높인 고성능 모델 S다.

다시 한 번 호기심만 건드리고 조용히 끝날지 결국 사람들의 소유욕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할지, 테슬라의 새로운 시도가 어떤 결과를 맺으리라고 예측하기는 아직 어렵다. 하지만 판매량을 떠나 모델 S P100D의 가치는 이미 묵직하다. 미래를 보는 테슬라가 욕심껏 빚은 화끈한 물건이고, 돈 주고 살 수 있는 차 중에서 이보다 빠른 차는 세상에 아직 없으니까.

 

tesla model s p100d
크기 – L4979 × W1964 × H1435mm
휠베이스 – 2960mm
무게 – 2108kg
엔진형식 – 듀얼 모터
변속기 – 1단 자동
서스펜션 – (앞)더블위시본, (뒤)멀티링크
타이어 – (앞)245/35 R 21, (뒤)265/35 R 21
구동방식 – AWD
0 → 100km/h – 2.4초
최고출력 – 680마력
최대토크 100.6kg·m
CO₂ 배출량 – 0g/km
가격 – 1억 8천1백20만원

 

in & Out

 

Front 239PS/28.2kg•m

Back 503PS/72.4kg•m

기존 모델 S와 달리 P100D의 후륜에는 고성능 모터가 달린다. 뒤에서 72.4kg∙m의 토크로 밀어내고, 앞에서는 28.2kg∙m로 차를 당겨 최대토크가 100.0kg∙m이다. 강한 힘을 통제하도록 브레이크 시스템도 바뀌었다. 앞뒤 모두 4개의 피스톤이 브레이크 디스크를 조여가며 속도를 줄인다.

2.4sec
초반 가속 ― P100D의 0→100킬로미터 기록은 2.7초지만 배터리 온도를 50도까지 올려 고성능 모드로 설정하면 고작 2.4초가 걸린다. 배기음이 없지만 너무 고요해서 오히려 비현실적이다.

100kwh
배터리 용량 ― 전기차는 주로 LG 배터리를 쓰지만 테슬라는 파나소닉 배터리를 사용한다. 차체 바닥에 배터리를 빼곡히 채워 무게 중심을 낮추고 충돌 시 완충 작용도 한다. 모델 S 75D의 배터리 용량은 75킬로와트, 90D는 90킬로와트인데, P100D는 100킬로와트나 된다. 국내에서 살 수 있는 전기차 중에서 용량이 가장 크다.

424km
주행 거리 ― 환경부에서 인증한 P100D의 주행 거리는 424킬로미터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고도 남는 거리다. 하지만 전기차의 주행 거리는 휠 크기, 외부 온도, 속도 등에 따라 크게 변한다. 19인치 휠을 달고 대기 온도가 20도인 날 시속 100킬로미터를 유지하며 달리면 이론상 주행 거리는 572킬로미터까지 늘어난다.

15places
고속 충전소 ― 테슬라는 자동차 산업에 뛰어들면서 전기차 보급을 위해 충전소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했다. 현재 테슬라가 설치한 국내 고속 충전소는 전국에 15곳, 일반 충전소는 1백30여 곳이다. P100D처럼 배터리 용량이 큰 전기차는 80퍼센트까지 충전하는 데 50분 정도 걸리는 고속 충전소로의 접근성이 중요하다. 하지만 15곳 대부분이 호텔이나 리조트에 설치되어 있어 급속 충전하기가 아직 쉽진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