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칵테일?

서울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칵테일?

2018-04-13T13:33:05+00:00 |TRAVEL & EATS|

지금 서울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칵테일은 뭘까? 다른 사람들은 뭘 많이 마실까? 궁금증을 풀기 위해 33개의 바에 같은 질문을 던졌다.

올드패션드 앙고스트라 비터를 적신 각설탕에 소다를 넣어 녹이고, 큰 얼음 한 덩이와 버번 위스키를 더하는 칵테일. 지난 6개월간 가장 많이 팔린 클래식 칵테일은 무엇이었는지 묻는 이번 설문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제는 전혀 ‘올드패션드’하지 않은, 팔팔하고 생생한 칵테일이다. 매년 전 세계를 대상으로 최고의 바를 꼽는 ‘월드 50 베스트 바 2018’의 순위에도 올드패션드는 4년째 가장 꼭대기를 차지한 바 있다. 올드패션드는 청담, 한남, 홍대 등 지역별로 나눠도 큰 차이 없이 두루 표를 얻었다.

 

김렛 이번 설문조사에서 4위를 차지한 칵테일. ‘월드 50 베스트 바 2018’의 순위에선 30위를 기록했지만 서울에선 의외로 순위가 높다. 진과 라임주스의 균형으로 맛의 묘미를 찾는 이 칵테일은 일본식 바텐딩으로 바 문화를 시작한 서울에서 자연스럽게 인기를 얻었다. 라임주스의 신맛이 날카롭게 느껴질 무렵 깔끔한 단맛이 이어지고 모양마저 단정한 이 진 베이스 칵테일은 서울의 몇몇 바 애호가의 열렬한 사랑을 받으며 인기가 번져 나갔다. 레시피는 간결하지만 바텐더의 기술과 셰이킹에 따라 맛과 향이 천자만별이어서 바를 많이 다니는 사람에겐 즐거운 기대를 준다.

 

3P

모스코뮬 올드패션드, 진토닉에 이어 3위를 차지한 칵테일은 모스코뮬이다. 구리 잔에 담겨 나오는 보드카 베이스 칵테일로, 서울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보드카로 만든 칵테일 중에선 순위가 제일 높다. 서울에서 특히 인기 있는 이유는 바 문화 부흥 초창기, 모스코뮬에 들어가는 진저 비어를 직접 만들어 쓰는 것이 바에서 제공하는 하나의 ‘정성’으로 여겨지면서부터 손님들도 좀 더 관심을 가지게 됐고, 상쾌한 칵테일을 찾는 손님에게 추천하기에도 적당해 인기가 꾸준히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구리 잔과 가니시도 바 초보자의 이목을 확 잡아끈다.

 

올드패션드, 진토닉, 모스코뮬이 톱 3. 지난 6개월간 가장 많이 팔린 칵테일(그 바에서만 파는 시그니처 칵테일을 제외한 클래식 칵테일에 한정)이 무엇인지 33개의 바에 물었을 때의 답이다. 바의 성격에 따라 시그니처 칵테일이 90퍼센트를 차지하는 곳도 있었고(믹솔로지), 클래식 칵테일이 거의 전부를 차지하는 바도(더 부즈) 있었지만, 어느 한 쪽으로 쏠리지 않도록 안배하며 진행했다. 판매 빈도수를 측정하는 식이라 가장 대중적인 칵테일을 더듬어 볼 수 있는 설문, 바의 문턱이 유난히 높게 느껴지는 이에게 서울 바 문화의 간결한 지도가 될 수 있는 정보를 중점적으로 물었다. 1위를 차지한 올드패션드에 이어 2위에 오른 진토닉은 우선 식사를 한 뒤 바를 찾았을 때 첫 잔으로 가볍게 마시기 좋다. 또한 진과 토닉 브랜드가 다채롭게 수입되면서 다양한 조합으로 개성을 살리게 된 것이 인기의 요인이다. 바와 다이닝 펍이 결합된 형태가 많은 외국에 비해 서울에선 식사 후에 바를 찾는 경우가 많아 탄산이 들어간 칵테일은 늘 첫 잔으로 인기가 좋다. 3위에 오른 모스코뮬은 클래식 칵테일이 시그니처 칵테일보다 더 많이 팔리는 바에서 유독 표가 많이 나왔다. 올드패션드, 진토닉, 모스코뮬의 3강 체제 뒤를 잇는 중위권은 모두 진을 베이스로 쓰는 김렛, 드라이 마티니, 네그로니다. 그 이후 순위는 거의 비슷한 득표수의 맨하탄, 모히토, 사제락, 진피즈, 스푸머니 등이 있다. 럼이나 데킬라를 베이스로 하는 칵테일의 이름은 리스트에 선명하게 남질 못했다. 특히 세계적으로 무섭게 인기가 치솟는 다이키리는 서울에선 영향력이 미미했다.

 

10:25pm 가장 손님이 몰리는 시간대. 보통 식사를 마치고 2차 혹은 3차로 바를 많이 찾는 것이 확실히 드러나는 결과다. 이 시간대에 바를 찾으면 꽤나 북적이는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 저녁 8시에 방문해놓고선 ‘휑하다’고 실망하면 안 된다. 다만 바텐더와 더 명확하고 길게 소통하고 싶다면 이른 시간을 공략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2.7 glasses 손님 한 명이 바 한 군데를 방문해 마시는 칵테일 잔의 수. 평균을 내니 세 잔에 가까운 두 잔을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남동 마이너스와 서교동 팩토리의 경우 바텐더가 추산한 평균이 3~4잔 정도로 전체 평균보다 조금 높았다.

REGULAR CUSTOMERS 그 바를 자주 찾아 바텐더도 얼굴을 알아보는 단골의 비중은 대략 40퍼센트. 칵테일처럼 판매 기록이 남질 않아 어림잡은 수의 평균이다. 서교동 로빈스 스퀘어의 90퍼센트가 가장 높은 비중의 답. 반면 청담동 폴스타와 포시즌스 호텔 찰스H의 경우 10퍼센트 이내라고 답했다. 바의 규모가 커질 때 나타나는 당연한 결과인데, 찰스H는 하루 평균 손님 수가 120명에서 많게는 150명까지 올라간다.

What’s Next 당장 많이 팔리는 칵테일은 아니지만, 앞으론 어떤 칵테일이 뜨거워질까? 바텐더에게 앞으로 손님에게 더 추천하고 싶은 칵테일, 주목하고 싶은 칵테일이 무엇인지 물었다. 의견은 모이지 않았고 답은 한 방향으로 취합하기 힘들 정도로 우수수 쏟아졌다. 페니실린, 잭 로즈, 압생트 칵테일, 아이리시 커피, 럼 베이스 칵테일, 감칠 맛이 있는 세이버리 칵테일…. 흩어지는 답변 가운데, 잘 팔린 리스트와 유망주 리스트에 모두 이름이 등장하는 칵테일이 있다. 네그로니의 사촌 격인 불바디에와 맨하탄의 절친 격인 뷰카레다. 뉴올리언스 클래식을 다루던 몇몇 바에선 이미 익숙한 칵테일이지만, 손님을 통해 다른 바에도 이 이름이 번지면서 곧 ‘핫’해질 칵테일로 인식된 경향도 있다.

33 BAR LIST 설문에 응답해준 서른 세 곳의 바. JW메리어트 그리핀, 개츠비 바이 리, 더 머스크, 더 부즈, 디스틸, 라이온스덴 서교·청담, 로드, 로빈스 스퀘어, 르챔버, 마이너스, 미스터 칠드런, 믹솔로지, 바코드, 버뮤다, 볼트+82, 소코, 소하, 스틸, 앨리스, 올드패션드, 와이낫, 원티드, 웨스틴조선 라운지&바, 커피바K 역삼, 코블러, 키퍼스, 팩토리, 포시즌스호텔 찰스H, 폴스타, 푸시풋살룬, 헬카페 스피리터스, 화이트.

Why Not Bloody Mary? 블러디메리는 서울에서 꽤나 인기가 없다. ‘월드 50 베스트 바 2018’ 조사에선 14위로 집계됐지만, 서울에선 오히려 손님들이 선호하지 않는 맛과 향을 지녀 주문하기 꺼려하는 칵테일 중 하나로 꼽혔다. 대체적으로 매콤한 듯한 맛, 후추 향, 중동 혹은 동남아 느낌이 나는 과한 아니스 향, 고수 향을 어려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Rum, Tequila, Pisco and Calvados 서울의 바텐더들은 늘 공부한다. 세계의 트렌드를 파악하려는 노력부터, 다양한 시대별 칵테일 레시피도 연구하고, 독창적인 칵테일을 만들 새롭고 다양한 맛의 조합도 실험한다. 그래서 바텐더들에게 요즘 어떤 주류에 열정을 쏟고 있는지 물어본다면, 앞으로 서울의 바 문화가 어떻게 흘러갈지도 짐작할 수 있다. 바텐더들의 답은 럼, 테킬라, 메즈칼, 피스코, 칼바도스, 아마로였다. 이 술들은 진이나 보드카에 비해 우리나라에서 상대적으로 수입되는 브랜드의 수가 적고, 그래서 바텐더들이 열심히 필요성을 알려 수입사를 움직이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 밖에 칵테일 제조에 필요한 재료와 주방의 요리 기법에도 관심이 많은 편이었는데 허브류, 치즈류, 버섯류, 소금, 김, 다시마, 땅콩, 깨와 같은 식재료를 언급했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흥미로운 시그니처 칵테일이 왕창 쏟아질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