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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키의 슈퍼 러닝화 ‘줌 페가수스 터보’

2018.07.13이재위

나이키의 새로운 러닝화 ‘줌 페가수스 터보’를 신고 도쿄 거리를 달렸다. 누군가 등을 밀어주는 기분이 들었다.

지난 7월 11일 저녁, 도쿄 토요스 피트에서 나이키의 새로운 러닝화인 ‘줌 페가수스 터보’가 공개됐다. “페가수스 터보라는 이름처럼, 한눈에도 빠르고 강력해 보이고 싶었어요.” 무대에 선 나이키 러닝 풋웨어 팀의 총괄 디렉터 브렛 홀츠가 신발 중앙의 굵고 선명한 줄무늬를 가리키며 말했다. 그의 설명처럼 설포에서 시작해 밑창까지 연결되는 형광색 줄무늬가 가장 먼저 눈에 띄었다. 지금껏 나이키가 만든 러닝화 중에서 이보다 강렬한 디자인 언어가 있었나? 마치 스포츠카 디자인 같았다. 이 형광색 줄무늬를 통해 러너는 달리는 내내 자신의 발이 얼마나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지 확인할 것이다.

행사에 모인 1백여 명의 기자들은 페가수스 터보를 신고 도쿄만 주변을 달릴 기회를 가졌다. 첫 느낌을 말하자면, 침대에 앉아서 양말을 신을 때처럼 편했다. 그만큼 유연하고 부드러웠다. 신발 속에서 빈 공간 없이 발이 자리를 찾았다. 갑피는 얇고 가벼운 반투명 메시 소재로 이루어져 있었다. 잠시 내구성에 대한 의문이 들었지만, 손톱으로 긁어보니 그물처럼 질긴 원단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이 메시 소재의 갑피 덕분에 통기성 또한 훌륭했다. 도쿄는 한밤에도 30도를 웃도는 열대야였지만 전혀 답답한 느낌은 없었다. 아킬레스건을 감싼 힐 카라는 입술처럼 바깥쪽으로 곡선을 그리고 있는 구조여서 달리는 동안 압박감도 적었다.

 

85퍼센트의 반발력을 가진 ‘줌X 폼’, 배의 선미처럼 뾰족한 뒤축의 공기역학 디자인은 나이키가 자랑하는 ‘줌 베이퍼 플라이 4퍼센트’와 같았다. 베이퍼 플라이 4퍼센트는 일리우드 킵초게, 셜레인 플래너건 등 세계적인 러너들을 통해 검증된 최고 사양의 레이싱화다. 이 러닝화는 자동차로 따지면 F1 레이싱카다. 그러나 F1 레이싱카는 차체가 가볍고 엔진의 출력은 높은 반면, 운전자의 승차감과 안전성까지 보장하진 않는다. 베이퍼 플라이 4퍼센트도 이와 비슷한 약점이 있다. 실제로 프로 마라토너들은 이 신발이 대회에서는 최적이지만, 훈련을 위한 러닝에서는 필요 이상으로 공격적이라는 의견을 보였다. 예를 들어 베이퍼 플라이 4퍼센트는 뒤축이 높아 내리막길을 뛰어 내려가는 듯한 효과가 있지만, 그만큼 아킬레스건에 무리를 느낀다는 러너들도 있다.
 
이와 달리, 페가수스 터보는 뒤축과 앞축의 균형을 개선해 부상을 예방한다. 또한 힐 부분에 삽입된 리액트 폼은 내구성과 안정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마라톤 2시간의 벽을 깨기 위한 나이키 브레이킹 2 프로젝트의 주인공인 킵초게는 “페가수스 터보의 줌X 폼이 지면의 충격을 흡수하기 때문에, 근육이 매우 빨리 회복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실제로 킵초게를 포함한 많은 러너가 근육과 관절의 빠른 회복 속도를 이 신발의 장점으로 꼽았다. 페가수스 터보는 속도와 함께 최고의 착용감과 안전성도 고려한 슈퍼 러닝화다.

행사 다음 날, 이른 아침에는 올림픽 메달리스트이자 작년 뉴욕 마라톤 대회의 우승자인 셜레인과 함께 고쿄가이엔 공원 주변을 달렸다. 이곳은 2020년에 열리는 도쿄 올림픽 마라톤 코스의 일부다. 간밤에 내린 비 때문에 땅이 조금 젖어 있었는데, 와플 피스톤이라고 불리는 밑창의 요철 때문인지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다. 덕분에 고층 건물, 유적지, 호수가 변주되는 도쿄 최고의 러닝 코스에 집중할 수 있었다. 달리기를 즐기고 있는 수많은 러너도 만났다. 이번 행사를 앞두고 나이키가 왜 도쿄를 선택했는지, 누가 굳이 설명해주지 않아도 이해되는 순간이었다.

    에디터
    이재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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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이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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