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전망 좋은 방

여기에서 어딘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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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바라 호텔 8호실
베르나차, 이탈리아

7월, 숙소 예약도 없이 친퀘 테레에 도착했다. 이 호텔, 저 호텔 정처 없이 떠돌며 몇 시간 동안 빈방을 찾아 헤맸다. 그렇게 여섯 번째 숙소를 포기하려는 순간, 여주인이 나타나 딱 방 하나가 비었다고 말했다. 침실은 간소했다. 그러나 창밖으로 보이는 리구리아의 산줄기, 창 너머에서 들려오는 아페리티보를 나르는 소리가 허름한 공간에 마법을 걸었다. 하룻밤 머물 예정이었으나 다섯 밤으로 늘어났다. 그동안 한 번도 창을 닫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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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엔다 나 사메나 320호실
이비사, 스페인

사방이 눈부신 흰색인 스파 호텔, 절벽 아래로 이비사의 고요한 북쪽 해안이 한눈에 들어오는 방이었다. 푸르게 빛나는 작은 만과, 산 미겔 인근의 곶이 선명하게 보였다. 어느 날 오후, 고기잡이 배가 내 창 너머 해변에 잠시 정박했다. 점심 식사를 마친 어부들이 셔츠를 벗고 뱃머리에 드러눕더니 잠을 청했다. 바다가 어부들을 위해 고요한 자장가를 불렀다. 그런 삶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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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포르티요 샬레 C7
포르티요, 칠레

늦은 밤에야 호텔 메인 빌딩에서 60미터 정도 떨어진 샬레에 짐을 풀 수 있었다. 창밖은 어두웠다. 하지만 나는 커튼을 열어놓고 자면 다음 날 아침 눈뜨자마자 석호 풍경을 볼 수 있다는 걸 알았다. 과연, 안데스 산맥을 따라 동이 트자 호수는 아침 햇살을 받아 전에 본 적 없는 온갖 푸른빛으로 반짝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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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에덴 408호
로마, 이탈리아

생애 첫 로마 여행에서, 스페인 계단이 보이는 옛 대저택에 묵는 것은 비현실적인 경험이었다. 시차 때문에 나와 남자친구는 아침 일찍 눈을 떴다. 스페인 계단은 호텔에서 도보로 5분 거리였다. 덕분에 아침이면 누구보다 먼저 그 계단을 만날 수 있었다. 믿기지 않겠지만, 로마의 공기에서는 바질 냄새가 났다. 그저 그 향기를 계속 맡고 싶어 24시간 내내 창문을 열어 두었다. 끊임없이 시끄럽게 떠드는 이탈리아인들의 목소리조차도 그때는 전혀 거슬리지 않았다.

 

, Luxury Hotel in Alfama, Lisbon

팔라시우 벨몬치 페르낭 멘데스 핀투 스위트
리스본, 포르투갈

리스본의 빛은 특별하다. 이른 아침이면 공기를 씻어내려는 듯 강렬하고 밝은 햇살이 도시를 채운다. 리스본의 하루 중 아침이 가장 좋았다. 모든 것이 멈춘 듯 고요했다. 15세기에 지은 성을 개조한 이 호텔의 창밖에서 들려오는 소리라곤 새의 지저귐과 교회 종소리뿐이다. 이 사진은 아침 일곱시 반, 도시가 아직 잠에서 깨기 전의 알파마 지구를 담은 것이다. 국립 판테온의 돔 너머로 타구스 강이 흘렀다. 사진에 담을 수 없을 정도로 태양이 강렬한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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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탈로 리조트 & 스파 310호실
코르티나 담페초, 이탈리아

이 방에서 보이는 담페초 계곡 너머 돌로미티 산맥의 장관이 좋았다. 방 안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아침에는 룸 서비스로 스크램블드에그와 각종 베리를 먹고, 저녁 식사 전에는 프로세코 와인을 마시며 돌로미티를 원 없이 감상했다. 여름날의 산들바람 속에서, 겨울이 오면 저 산이 어떻게 변할지 상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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톤나라 디 스코펠로
카스텔람마레 델 골포, 이탈리아

톤나라는 옛 장원과 오래된 어촌 오두막들을 개조해 만든 소박한 여관이다. 이곳에서 시칠리아 북서부 해안의 아름다움에 사로잡혔다. 아침에는 ‘파랄리오니’라 불리는 등대 형태의 돌섬들을 향해 헤엄치고, 해가 지면 남편, 친구들과 함께 파랄리오니가 보이는 시트러스 나무 아래에서 와인을 마셨다. 수천 년간 바위를 다듬어 지금의 형태로 만든 파도 소리를 들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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