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케이 "사랑 없이 못 살아요"

식케이 “사랑 없이 못 살아요”

2018-08-24T16:05:33+00:00 |interview|

식케이는 사랑 노래를 부른다. 그는 사랑으로 산다. 충만한 사랑은 치열한 싸움처럼 보이곤 한다.

셔츠, 프라다. 팬츠는 스타일리스트의 것. 시계, 구찌. 액세서리, 프리카.

셔츠, 프라다. 팬츠는 스타일리스트의 것. 시계, 구찌. 액세서리, 프리카.

 

수트, 김서룡 옴므. 티셔츠, 베르사체. 시계는 식케이의 것. 액세서리, 거스큐, 플로우.

수트, 김서룡 옴므. 티셔츠, 베르사체. 시계는 식케이의 것. 액세서리, 거스큐, 플로우.

이번에 나온 ‘그래 그냥 내게 바로’도 사랑 노래네요. 사랑으로 사는 사람이라서요. 어떤 사랑이든 간에 사람은 사랑 없이 못 산다고 생각해요.

일관되게 사랑 노래를 불렀죠. 가장 관심이 많은 게 여자라고 이해해도 되나요? 하하. 그건 아니고요. 작업량이 많은 편이고, 말씀드렸듯이 사랑으로 살다 보니 그 주제가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 같아요. 힙합에서 많이 이야기하는 돈, 성공 이런 얘기는 굳이 제가 해야 하나 싶고요.

식케이가 부르는 사랑 노래의 대상은 단지 사람이 아닐 수도 있다는 말처럼 들리네요. 음악에 대한 사랑 이런 거요? 맞아요. 음악에 대한 사랑일 수도 있어요. 하지만 사람에 따라 다르게 들리지 않겠어요?

해석의 여지를 두려고 한다는 말인가요? 예를 들어 ‘랑데뷰’는 우리 한번 시작해보자는 고백처럼 들리는데, 누군가는 그 사람이 너무 그리워서 한번 만나달라는 내용으로 받아들이기도 해요. 제가 노래하는 사랑을 누군가는 동성끼리의 사랑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는 거죠.

그래요? 주변에 친구도 많고, 얘기도 많이 들어요.

여자 팬이 압도적으로 많은 건 어떻게 받아들여요? 사실 가사를 잘 못 쓴다고 생각하는데, 여자들의 마음을 잘 이해하는 가사다, 설레는 포인트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식케이의 가사에는 정말 사랑하는 대상과 반짝하는 순간을 담은 듯한 말들이 있죠. 직접 얘기해주는 것처럼 들었으면 좋겠어요. 아, 지금 나한테 고백하는 건가? 나한테 달려오는 건가?

한편 드레이크 정도까진 아니지만 식케이가 그리는 사랑은 한국 힙합 신의 여타 사랑 노래들에 비해선 소극적이에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게 드레이크예요. 센 랩도 하고 믹스테이프도 마음대로 내면서 여러 가지 시도를 하는 면이 좋아요. 이런 사람이 되게 지질하고 안달난 사랑을 노래한다는 게 사람들에겐 더 매력적인 것 같아요. 근데 전 래퍼라는 이미지가 싫어요. 아니 싫다기보다 저보고 래퍼, 래퍼 하지만 생각해보면 지금 랩을 안 하는데…, 나는 래퍼구나….

실제 자신과 자신이 쓴 가사 속 주인공은 얼마나 닮았나요? 80퍼센트는 닮았어요. ‘내일 모레’도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몸이 부서지도록 돈을 벌 거다, 이게 언제 끝날지는 모르지만 이해해달라는 이야기예요. 그러고 보면 이 노래도 사랑하는 사람에게 하는 이야기이기도 하고, 아버지나 어머니께 하는 이야기기도 하죠.

그런데 일에 있어서는 ‘허슬러’라고 불리잖아요. 사랑에 접근하는 방식과는 사뭇 다르달까. 요즘 들어 일을 줄여야 하나 싶어요. 다른 곳, 다른 사람들에게 좀 더 관심을 가지는 게 어떨까…. 근데 여전히 일하고 싶고 신경 쓸 것도 많아서 어떻게 못 하겠어요. 주변에서 뜨더니 사람이 변했다고 해요. 근데 저는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이 일만 해요. 진짜 그게 아닌데.

중단할 수 있는 시점이 아니잖아요. 네, 오히려 저는 더 밟고 싶어요. <GQ>와 인터뷰한다는 이야기 듣고, 이제야 찍고 싶은 잡지에서, 입고 싶은 옷 입는구나, 더 열심히 해야겠다, 하는 생각밖에 안 들었어요.

꾸준할 뿐만 아니라 빠르죠. 어떻게 그렇게 빠르죠? 출퇴근하면서 매일 계획된 양을 작업하는 식인가요? 출퇴근 개념을 작년부터 심었어요. 다른 사람들이 너는 좋아하는 걸 해서 재밌겠다고 하는데 저한테는 일이잖아요. 집에 작업실이 있긴 하지만 똑같이 해요. 밥 먹고 출근해서 작업하고, 들어와서 자고. 그렇게 하지 않으면 도태될 것 같더라고요.

시간표가 있나요? 술을 안 마셔서 시간은 많은데, 음악 작업 자체가 10분 만에 끝날 수도, 며칠이 걸릴 수도 있는 거라 시간 맞춰 딱 끝낼 수는 없어요. 뭔가 나오려면 붙잡고 있을 수밖에요.

아무리 그래도 끝없이 아웃풋만 내놓다 보면 소진되지 않아요? 더 잘 나와요. 제 인풋은 성취감이에요. 항상 제 목표보다 적게 달성되기는 하는데, 그렇게 계속 성취감을 얻다 보면 별로 소진되지 않아요. 한 곡을 작업해서 잘될 수도 있지만 여러 곡을 작업해서 한 곡이 잘 나오기도 하거든요.

한 곡만 붙들고 있는 시간이 짧은 게 비결이겠네요. 맞아요. 일단 완성해요. 이 노래를 앨범에 넣을지 말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작업해보자, 이런 거죠. 앨범을 내년 3월에 낼 예정이라면 앞으로 7개월이나 있는데, 좋은 노래 안 나오겠어? 해보자, 이래요.

 

수트, 니트, 모두 디올 옴므. 액세서리, 매드 스튜디오.

수트, 니트, 모두 디올 옴므. 액세서리, 매드 스튜디오.

 

수트, 김서룡 옴므. 티셔츠, 베르사체. 시계는 식케이의 것. 액세서리, 거스큐, 플로우.

수트, 김서룡 옴므. 티셔츠, 베르사체. 시계는 식케이의 것. 액세서리, 거스큐, 플로우.

근데 식케이가 이미 그렇게 많은 앨범을 냈는데, 정규 앨범이 아직 없어요. ‘드레이크 스탠스’였어요. 이것저것 해보고 싶은 거 테마별로 다 해보자. 근데 이제 대충 다 해봤어요. 정규 앨범 내야죠. 올해 안에.

정규 앨범을 내야겠다는 생각까지는 왔네요? ‘트래비스 스캇 카피캣’ 논란이 한창일 때 이 스타일이 나랑 잘 맞기 때문에 하는 거다, 또 이건 어떤 과정이다, 라는 식으로 해명했죠. 그 관점에서 보면 지금은 그 과정을 다 지났다는 건가요? 트래비스 스캇 이야기가 하도 나와서 <H.A.L.F> 앨범 낼 때 이미 <Boycold>를 작업하고 있었어요. 한국적인 걸 하고 싶어서 가사를 거의 한국말로 쓴 앨범이죠. 하지만 이미지 세탁을 하려고 만든 건 아니에요. 지금도 외국 애들은 라이브할 때 튠마이크를 써요. 외국 투어 하면서 여러 개를 써보고 가장 잘 맞는 걸 사와서 쓰고 있는데, 이제는 다들 좋아하면서 어디서 샀냐고 오히려 물어보더라고요? 싫어하는 것도 모티베이션이 될 수 있는 것 같아요. 저는 제가 할 거 하고 있고, 이제는 그때랑 너무 다르기 때문에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있어요.

얘기한 대로 시작과 지금이 매우 다르죠. 래퍼였고, 그릴을 꼈고, 큰 옷을 입었죠. 여러 시도가 많았어요. 저는 이성애자지만 게이 친구들이 보여주는 사진이 매력적이어서 그런 식의 개인 작업을 해본다던가.

터무니없는 변화 같지는 않아요. 원래 멜로디컬한 곡을 좋아한다고 그랬잖아요? <쇼미더머니>에 나온 ‘Respect’에서도 저는 랩을 안 했어요. 사실 그땐 노래하기 싫었지만 그냥 했어요. 살아남아야 하니까.

이제 식케이는 완연한 싱어인가요? 싱어는 아니에요…. 싱어는 아닌데.

래퍼도 아니잖아요. 대중가수죠. 아, 싱어 맞네. 지금도 랩 많이 듣고 랩 정말 좋아하는데 예전처럼 랩을 세게 하고 싶지가 않아요. 하고 싶으면 할 텐데…. 저는 솔직히 밴드가 하고 싶어요. 목표 중 하나예요. 밴드로 앨범 내는 것.

자신이 어떤 사람이라고 규정하는 것보다 지금의 자신이 월등하게 중요한 사람이네요. 사람은 맨날 변하는 것 같아요. <쇼미더미니> 안 나간다는 사람이 얼마나 많았어요. 하지만 이제 다 나가려고 하잖아요.

누군가가 식케이를 디스하는 랩을 발표하면 어떡할 건가요? 그땐 또 랩을 해야죠. 하하. 이런 건 있어요. 언더그라운드 힙합 신과 메인스트림 신을 연결시키고 싶어요. 힙합, 랩을 하는 아티스트에게도 더 큰 기회가 있으면 좋겠고, 제가 겪어보니까 더 많이 보여주고 더 커지려면 문화적으로 TV를 무시할 수 없겠더라고요. 제가 다리가 되어서 이 파이를 더 키우고 싶어요.

곧잘 “나는 트렌디한 음악을 좋아하고 하려고 한다”는 것도 그런 맥락인가요? 트렌디한 걸 택했어요. 연결시키려고 택한 건 아니지만, 연결이 돼가고 있는 듯해요. 여기저기서 제 음악이 나오고, 엑소 앨범에 작사가로도 참여하고, 메인스트림 가수의 피처링도 하고요.

최근에 인스타그램 게시물은 왜 다 비공개로 했어요? 비공개가 아니라 그냥 지운 거예요.

아깝지 않아요? 제 역사는 음악으로 남아 있으니까. 어차피 사람들이 다 기억하고요. 아깝지 않아요. 처음에는 아까웠어요. 그래서 몇 개씩 남겼는데, 이번엔 다 지웠어요. 새로운 걸 보여줘야 하고 갇혀 있으면 안 되니까. 점점 더 제 맘에 드는 모습에 다가가고 있어서 삭제한 것도 있어요. 크게 생각하는 건 아니지만, 옛날 모습 중에서는 라이브 영상만 없어졌으면 좋겠어요. 하하.

언젠가 자신의 부족한 점으로 라이브를 꼽았죠. 지금은 어때요? 라이브! 라이브를 잘해야 돼! 생각할 때예요. 아직도 그렇지만 많이 좋아졌어요. 근데 결국 중요한 건 라이브가 아니라 퍼포먼스 같아요. 노래를 잘해서 라이브가 끝내주면 완전 최고인데, 저는 무대에서 가만히 있는 성격도 아니고,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사람이어서 어차피 완벽하게 못 해요. 그 조건에서 최대한 하려다 보니 힘든 거고. 하지만 목 관리도 제대로 하면서 한번 해보려고 하고 있어요.

지금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게 적어도 라이브는 아니겠네요. 음…. 지금 부족한 게 뭐지? 이런 걸 생각하지 못할 정도로 시간이 부족해요. 하고 싶은 건 많고 시간은 빨리 가고. 벌써 7월이라니 너무 아쉬워요. 지금 처음으로 생각해봤는데 부족한 건 시간이에요. 진짜 부족한 건 시간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