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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가 뽑은 영화 속 명대사

2018.08.31GQ

동물은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영화는 끝나고 명대사를 남긴다. 남자들을 울고 웃게 만든 영화 속 명대사를 공개한다.

<신세계> 이중구, “갈 때 가더라도, 담배 한대 정도는 괜찮잖아?” 

이중구(박성웅)는 나쁜 놈들 사이에서도, 돋보이는 나쁜 놈이다. 그리고 죽음을 앞둔 순간에도, 나쁜 놈답게 농담을 던지는 여유를 잃지 않는다. 담배를 피우는 남자라면 그의 심정을 조금이나마 이해했을 것이다. 영화관을 당장 뛰쳐나가서 담배 한대를 꺼내 물고 싶었다. – 이승렬 (자영업, 38세)

 

<폭풍 속으로> 죠니, “그는 돌아오지 않을 거야.”

보디(패트릭 스웨이지)를 삼킨 파도를 바라보면서, 죠니(키아누 리브스)가 내뱉은 한 마디다. 죠니는 보디의 죽음과 함께 자랑스럽게 생각하던 FBI 배지도 바다 속으로 던져버린다. 이 장면을 보면서 보디가 죽었다기보다는 진정한 자유를 얻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서로를 진심으로 인정해주는 죠니와 보디의 우정이 부럽기도 했다. – 유진혁 (제화공, 33세)

 

<크로우즈 제로 2> 세리자와 타마오, “지든 이기든, 싸우는 건 재미있어.”

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한 이 영화에서 세리자와(야마다 타카유키)라는 인물을 매우 좋아했다. 그는 싸움 도중 아무리 발에 차이고, 계단에 나뒹굴어도 멋을 잃지 않았다. 세리자와는 피투성이가 된 상태에서도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웃으며 “재미있다”고 말할 수 있는 남자다. – 주동일 (회사원, 27세)

 

<빽 투더 퓨처> 브라운 박사, “너의 미래는 네가 만드는 거야. 그러니까 좋은 미래를 만들렴.”

아주 어릴 때, 이 영화를 동네 문화 센터에서 본 기억이 난다.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가서, 미래를 바꾸려는 사람들의 고군분투가 흥미로웠다. 지금도 선택의 기로에 놓였을 때 브라운 박사(크리스토퍼 로이드)의 말처럼 ‘좋은 미래’를 만들어야겠다고 다시금 생각한다. – 김은수 (연구원, 37세)

 

<친구> 동수, “니가 가라 하와이.”

학창 시절, 또래 남학생들은 모두 부산 사투리를 썼다. 이 영화 때문이었다. 이 영화 때문에 하와이도 언젠가 꼭 한번 가보고 싶었다. 어른이 된 동수(장동건)가 준석(유오성)에게 건네는 이 한 마디 말에는, 친구 사이의 우정과 갈등이 모두 함축돼 있는 듯했다. – 진오 (액세서리 디자이너, 39세)

 

<내일의 기억> 사에키 에미코, “당신이 한 게 아니야. 당신 병이 한 거야.”

치매 증상으로 인해 폭력적인 행동을 보이던 남편(와타나베 켄)이 제정신으로 돌아오자, 아내(히구치 카나코)가 한 말이다. 남편에 대한 아내의 엄청난 인내와 사랑이 느껴졌다. 두 사람 모두, 행복했던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없으리라는 생각 때문에 너무 슬펐다. – 이원택 (자영업, 36세)

 

<세 얼간이> 란초, “알 이즈 웰!”

이 영화를 처음 본 대학생 때는 여러 가지 문제로 유달리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 란초(아미르 칸)가 영화의 OST인 ‘All is Well’을 부르면서 인도 발음으로 “알 이즈 웰!”이라고 외칠 때 나의 미래도 더 나아지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가 끝난 뒤에도 한참 동안이나 기분 좋은 멜로디가 귓가에 맴돌았다. – 현종현 (호텔리어, 30세)

 

<기쿠지로의 여름> 기쿠지로, “우리 또 엄마 찾으러 가자.”

여름이 되면 찾게 되는 영화다. 엄마를 찾아 길을 떠나는 소년 마사오(세키구치 유스케), 그와 동행하는 전직 야쿠자 기쿠지로(비트 다케시)의 여정이 끝나는 장면은 아쉽고 애틋했다. 여행을 통해 마사오만큼 기쿠지로도 위로를 받은 것 같다. 나도 겉만 번지르르한 여행이 아닌, 마음에 위로가 되는 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 이해성 (자영업, 33세)

    에디터
    이재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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