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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완스 크릭부터 블랙보틀까지 새로 나온 술 8병

2018.09.03GQ

진짜 새로운 건 쉽게 보이지 않는다. 새 술 중의 새 술 8병.

컴파스 박스 딜라일라 25주년 컴파스 박스는 주류회사를 박차고 나온 괴짜 한 명이 판을 흔들기 위해 만든 주류 회사다. 증류소는 없지만, 스코틀랜드 곳곳의 몰트 위스키와 그레인 위스키를 모아 블렌딩한다. 헤도니즘, 스파이스 트리 등 한번 맛보면 잊을 수 없는 충격을 준다는 컴파스 박스가 올해는 미국 위스키바 딜라일라의 25주년을 기념하는 제품을 만들었다.

로완스 크릭 유독 의젓하고 차분한 맛을 내는 버번 위스키 ‘노아스 밀’을 만드는 증류소의 또 다른 버번. 노아스 밀의 동생 격으로, 현지에선 더 쉽게 손에 넣을 수 있는 술이지만 국내에선 이제 막 조금씩 유통되고 있다. 한 입 마시면 코끝에서 슬쩍 박하 맛이 스치는 것이 매력이다. 버번은 거칠기만 하다는 선입견, 버번은 우아하지 못하다는 의심이 사르르 없어지고 만다.

 

블랙보틀 1879년에 시작된 블렌디드 스카치 위스키로 당시 녹색이나 갈색 위스키 병이 일반적이었던 시절, 속을 알 수 없는 새까만 병으로 단숨에 존재감을 차지한 술이다. 그간 위스키 증류소의 오너가 여러 번 바뀌면서 위스키 스타일도 출렁거렸는데 최근 1879년에 처음 출시될 당시의 레시피로 주파수를 새로 맞췄다. 진저에일과 섞었을 때 매력이 제대로 터진다.

까뮤 엑스트라 다크앤인텐스 라벨이나 별다른 장식 없이 단단하게 각 잡힌 어깨만을 드러내는 신비로운 병 모양의 코냑. 까뮤 엑스트라 다크앤인텐스는 더 굵고 더 강렬하고 더 짙은 코냑을 만들기 위해 세삼하게 고민한 결과물이다. 까뮤 엑스트라 라인을 오크통에 숙성하다, 오크통을 한 번 더 토스팅한 뒤 다시 원액을 넣고 숙성시키는 독특한 에이징 방식을 사용했다.

 

담락 진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주류 브랜드인 볼스가 만드는 진으로, 이제 막 한국 시장에 얼굴을 내밀었다. 네덜란드답게 오렌지색을 병 디자인에 추가했는데, 색에서 느껴지는 상큼한 기운이 혀와 코에서도 확실하게 스친다. 스프레이를 뿌린 듯한 시트러스 향이 지나가고 나면 라벤더 향기와 생강과 계피 맛이 풍성하게 올라와 한결 화사한 칵테일을 만들 수 있다.

포 필라스 시라즈 진 호주 멜버른 북부에 자리 잡은 증류소 포 필라스는 순식간에 세계를 주름 잡는 유명세를 얻었다. 특히 바텐더들 사이에서는 칵테일로 만들기 좋은 진으로 사랑받고 있는데, 그 관심을 등에 업고 바텐더와 협업한 바텐더 시리즈 진도 출시했다. 감각적인 진의 선두주자답게 멜버른 특산품인 시라즈 포도를 우려낸, 와인 빛깔의 진도 판매한다.

 

도멘 드 라 리보트 퀴베 아나이스 로제 와인이 유명한 프로방스 방돌에서도 최초의 여성 와인 메이커 로렌스를 배출한 도멘이다. 방돌 평균 와인 생산량이 헥타르당 40헥토리터인 것에 비해 이곳은 33헥토리터를 생산하며 1차 착즙 주스만 쓴다. RM 샴페인의 선두주자였던 수입사 비티스가 최근 특색있는 로제 와인을 우르르 수입하면서 새로운 깃발을 높이 들어올렸다.

글렌모렌지 그랑 빈티지 몰트 1989 추가 숙성의 선두주자이자 추가 숙성으로 예술을 하는 증류소 글렌모렌지의 새 제품이다. 처음으로 프랑스 북부 론 지역의 코트 로티 와인을 담았던 오크통에서 부분 숙성을 거쳤다. 스코틀랜드에서 가장 높은 증류기가 자리했던 글렌모렌지의 옛 증류소 건물에서 마지막으로 생산한 위스키 원액이 이제서야 세상 밖으로 나왔다.

    에디터
    손기은
    포토그래퍼
    이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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