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르 그 이상인 남자, 크리스 헴스워스

토르 그 이상인 남자, 크리스 헴스워스

2018-10-05T09:52:45+00:00 |interview|

확실히 조각 같은 몸을 지닌 파란 눈의 금발 액션 스타가 관심을 독차지하던 시대는 지났다. 하지만 크리스 헴스워스는 한 번도 그것이 자기 자신이라고 말한 적이 없다.

스웨터, 구찌. 안경, 모스콧. 시계, 태그호이어. 반지는 헴스워스의 것.

액션 스타의 사생활은 실망스러울 것이다. 슈퍼히어로 복장이 사각 수영복과 플립플롭으로 바뀐다. 망치의 자리는 맥주가 대신한다. 하지만 마음만 먹으면 크리스 헴스워스는 내면의 토르를 해방시킬 수 있다.

딸이 다니는 학교 운동회에서 있었던 일이다. 다른 많은 아빠들과 함께 ‘아빠 경주’에 참여했다. 부케를 기다리는 아가씨들처럼 모여들었다. 다들 무심한 척하면서, 상대를 죽일 준비를 하고 있었다.

다른 아빠들은 몸을 쓰기에 좋은 옷을 입었다. 하지만 헴스워스는 청바지와 부츠 차림이었다. 군중이 어마어마하게 몰렸다. 몇 시간 전에 딸이 참가한 경기-숟가락으로 달걀 옮기기 경주, 100미터 및 200미터 달리기-를 보며 그는 여섯살 먹은 딸에게 일종의 아빠다운 조언을 했다. “좋았어. 이기는 게 중요한 게 아니야.”

쓰레기 같은 조언이었다. 그는 알고 있었다. 인생은 승리에 관한 것이고, 딸을 위해 승리해야 한다. 출발선에서 헴스워스의 심장은 쿵쾅거렸다. 출발이 좋지 않았지만 정신을 차렸다. 토르처럼 결승선을 향했고 챔피언은 그의 차지였다.

“엄청나게 황홀했죠.” 헴스워스는 회상한다. “몸을 돌려 이렇게 말했어요. ‘우리 딸 어딨어!’ 딸이 물었죠. ‘아빠? 이겼어?’ 제가 답했습니다. ‘이겼냐고? 못 봤어?’ 사람들이 제게 스티커를 줬어요. 1등 스티커요.” 헴스워스는 배우이자 아내인 엘사 파타키에게 전화했다. 딸과 마찬가지로 파타키도 그 경주를 놓쳤다. 촬영이 있었다. 하지만 그 후 ‘아빠 경주’에 관한 모든 것을 ‘반복적으로’ 들었다. “그렇게 흥분한 걸 본 적이 없어요. 심지어 큰 배역을 얻었을 때도 안 그랬거든요.” 파타키는 웃으며 말한다. ”아마도 크리스의 인생에서 벌어진 최고의 순간 중 하나였을 거예요. 재미있지 않아요?”

다음 날 헴스워스는 비행기를 타고 다음 영화 촬영을 위해 런던으로 날아가야 했다. 몇 달 동안 호주 바이런 베이에 있는 집에서 지냈다. 딸은 그가 떠난다는 사실이 슬펐다. “보통 딸은 이렇게 말해요. ‘그래요 또 봐요 아빠. 좋아요.’ 그런데 이렇게 말하더라고요. ‘빠빠! 빠빠! 빠빠!’ 날 언제나 빠빠라고 부르는 게 아니거든요.” 헴스워스는 전날 입었던 셔츠를 찾았다. 1등 스티커가 여전히 붙어 있는 그 셔츠를 딸에게 건넸다. “훌쩍이진 않았지만….” 그 일은 그의 마음을 산산조각 냈다.

가족을 애지중지하는 배우가 특별히 독특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스타가 사석에서도 그 감정에 공공연하게 충실하다? 글쎄, 그건 할리우드가 대대로 배출한 액션 스타 스타일이 아니다. 헴스워스가 자신의 가족에 대해 이야기할 때의 솔직함과 따뜻함은 팬에게 분명히 효과가 있다.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어려움에 관해 솔직하게 말하는 남성 유명인을 거의 본 적 없는 여성 팬들에게는 특히 그렇다. “분명히 여성들은 항상 이런 질문을 받죠, ‘둘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잡나요?’ 남성들은 절대로 그런 질문을 받지 않아요.” 가장 최근의 <토르: 라그나로크>, 그리고 다가올 <맨 인 블랙> 영화에 함께 출연한 테사 톰슨은 말했다. 또한 그의 말에 따르면, 아버지의 역할을 우선하는 헴스워스의 솔직함이 사랑스운 것은 자연스럽기 때문이다. “너무나 사랑스럽죠. 왜냐하면 그건 진심이니까요.”

할리우드에서의 시작은 아빠보다는 반항아에 가까웠다. 호주의 연속극 <홈 앤드 어웨이>에 몇 년간 출연했고-나오미 와츠와 히스 레저를 배출한 출세작- 할리우드 악동의 황금기라고 일컬어지는 2007년 미국에 도착했다. 윙크 한번이면 섹스 동영상, 약물 문제까지도 쉽게 용납되고, 심지어 찬사를 받는 시기였다. 스타덤을 향한 길이 탁 트여 있었다.

“콜린 패럴이 되려고 했던 게 기억나요. 이렇게 생각했죠. ‘사람들은 악동을 좋아해.’ 난폭한 사람이 되기로 했어요. 그런데 아무도 신경 쓰지 않더라고요.” 헴스워스는 회상한다. “파파라치도 없었고, 소셜 미디어도 없었고, 지금과 같은 신속한 전파력은 당시의 매체에 기대할 수 없었죠.” 풋내기 시절에 이미 나쁜 행동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마치 술에 취하는 것과 같거든요.”

평온했던 만큼 그 시절은 순식간에 지나갔다. 헴스워스와 파타키는 2010년 로스엔젤레스에서 만났다. “나이에 비해 매우 성숙한 사람이었어요.” 파타키가 회고한다. “아이들을 좋아한다는 걸 완전히 느낄 수 있었어요. 여자를 녹여버리는 요소죠.” 두 사람은 금세 결혼했다. 당시로서는 대담한 진행이었다. 떠오르는 스타는 싱글이어야 한다는 분위기가 있던 시절이다. 가련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평생 ‘푸시 파시(경찰의 매춘 단속반)’ 논란에 휘말릴 수 있다는 생각도 그러한 분위기의 연장선에 있었다. 한번은 어느 홍보 담당자가-그의 담당자는 아니었다-헴스워스에게 사람들로 하여금 그의 개인적인 삶을 너무 많이 알게 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사람들이 당신에 대해 많이 알면 알수록 당신의 캐릭터를 믿게 하기 힘들 거예요. 사람들은 화면 속의 상황이 자신에게 일어난 거라는 환상을 믿고 싶어 해요. 당신이 무슨 일을 하든지 간에요.”

당시에도 헴스워스는 지금처럼 전형적인 주연 배우처럼 보였다. 파란 눈동자, 그을린 피부, 싱글거리는 웃음, 그리고 그 근육은 전에 본 적이 없는 것이었다. 항상 전형적인 주연 배우 역할이 따라왔다. 2011년, 망치를 휘두르는 북구의 신으로-혼자 진지하고, 흔들림이 없는 마초 토르- 변신한 것이 영화 경력에서의 전환점이었다. 비슷비슷한 1차원적 역할이 이어졌다. 그의 궤적은 정해져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를 잘 아는 사람들에게, 이 모든 일은 의아했다. “직선적이고 영웅적인, 과도하게 남성적인 인물을 연기하는 것은,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꽤나 어색한 일이었어요.” 헴스워스는 말한다.

최근 영화 팬들은 드디어 그의 본모습을 만났다. 섹시한 남자의 지옥에서 시간을 보낸 헴스워스는 최근 오래된 고정관념을 후벼 파고 싶어하는 배우로 거듭났다. 여성이 주역인 2016년작 <고스트버스터즈>에서 백치 미남 비서로 시동을 걸었다. 작년에 개봉한 토르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에서는 그 오래된 마초 캐릭터의 새로운 버전-갑자기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줄어들고 함께 출연한 테사 톰슨의 손에 유쾌하게 무력화되는 영웅-을 연기했다. 헴스워스와 감독인 타이카 와이티티는 약점을 더 보여줄 수 있는 토르를 창조하고 싶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아닌 커트 러셀을 염두에 두었다. “물론 커트 러셀이 요즘 히어로보다 ‘덜 남성적’이었다고 말하는 건 아니에요.” 와이티티는 설명한다. “(그의 캐릭터는)그저 요즘 히어로보다 약점이 있었을 뿐이죠.”

이번 가을 헴스워스는 예술적인 범죄 스릴러물 <배드 타임스 앳 더 엘 로얄>-최근의 토르 영화와 같은 이유로 그를 흥분시켰던 영화-에서 주연을 맡았다. 익숙하거나 완전히 전통적인 느낌을 주는 영화가 아니다. 보드게임 <클루>의 정신 나간 버전 같은 <배드 타임스 앳 더 엘 로얄>은 스릴러물답게 아주 재밌다, “타란티노풍의 에너지가 담겨 있어요.” 헴스워스가 부연한다. “이 영화는 스릴러이자 드라마예요. 하지만 미친 방식으로 유머러스한 순간도 있죠. 그저 누군가 나를 놀라게 만들었으면 좋겠어요. 지루해지는 게 정말 두려워요.”

헴스워스로서는 그 나무랄 데 없으면서도 전형적인 남성성에 관객들이 지루함을 느끼는 게 낫다. 그는 보여줄 것이 남아 있다. 영화 팬들은 이제 인간애와 실수의 가능성이 있는 캐릭터를 원한다. 또한 화면 밖에서의 현실적이고 친근한 모습과 연결되고 싶어 한다. 이 악동의 황금기는 다른 시대, 즉 헴스워스가 간단하고 자연스럽게 구현하고 있는 일종의 문화적 인간상인 ‘섹시한 아빠’의 새로운 시대에도 유효하다.

 

셔츠, 터틀넥, 모두 랄프 로렌. 팬츠, 디올 옴므. 벨트, 존 바바토스.

주연 배우에 대한 사람들의 태도가 아무리 달라졌다고 해도, 할리우드는 아직 할리우드다. 헴스워스를 비롯한 호주 출신 배우에 대한 사람들의 가정과 달리 크리스 헴스워스처럼 보이려면 엄청난 양의 노력이 필요하다.

오늘도 그의 노력은 런던의 사우스워크 인근 호텔 체육관에서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 체육관은 ‘체육관’이라고 하기 힘든 수준이다. 설비가 부실하고 조그만 방 한칸에 불과하다. 이곳에 있는 다른 사람은 창가에서 가볍게 유산소 운동 중인 한 쌍의 여자뿐이다. 헴스워스와 그의 트레이너가 도착하자, 밀실공포증을 일으킬 듯이 작은 호텔 체육관이 지니고 있던 작은 평온이 흩어진다.

헴스워스는 친구에서 직원이 된 작은 수행단과 함께 런던에 왔다. 이들은 고향을 향한 필수적인 연결고리 같다. 그중에는 그의 트레이너인 루크 조키가 있다. 스쾃에 관해 소리를 지르는 와중에도 압도적인 호의를 내뿜는 사람이다. 그리고 헴스워스의 매니저 애런 그리스트가 있다. 조키는 과거 전기기술자였고 그리스트는 유리 끼우는 일을 한 적이 있다. 하지만 이제 두 사람은 헴스워스와 항상 같이 움직인다. 조키와 그리스트는 헴스워스를 그의 원초적 자아와 연결시키는 것 같다. 헴스워스를 유쾌하게 놀리는 것이 이들의 연결 방식이다. 헴스워스가 큰 소리로 호텔의 펜트하우스에 누가 머물고 있는지를 궁금해하자 조키가 얼른 끼어든다. “생각만큼 네가 유명하지 않은가봐?”

그들은 “요만했을 때”부터 서로 잘 알고 지냈고, 함께 걸어 다니면-햇빛에 그을린 조각 같은 3인조- 불안 같은 것은 모르는 보이 밴드처럼 보인다. 헴스워스가 아주 유명하지 않던 시절에도 이들은 런던 사람들-일 년에 햇빛을 세 번 보고 입을 꽉 다문 우울한 표정이 기본인- 사이에서 돋보였다.

그는 호주 외 사람과 대화할 땐 악센트를 자제한다. 조키와 어울릴 땐 왁자지껄한 호주 사투리가 튀어나온다. 조키는 트레드밀에서 헴스워스의 운동을 개시한다.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의 경사에서 시작해 앞으로 10분 동안 기울기가 가혹하게 커진다. <맨 인 블랙>의 배역에서 토르의 몸집은 필요 없다. 그저 평범한 헴스워스의 몸이면 충분하지만 그마저도 여전히 매우 위압적이다. 근처의 웨이트 트레이너가 불안한 듯이 이들을 지켜본다. 방 안은 남자의 끙끙거리는 소리로 가득하다. 이제 사이클론으로 운동 중인 여자들은 꽤 자주 힐끗거리고 아무래도 짜증이 난 듯하다.

전날 밤 헴스워스는 거의 잠을 자지 못했다. 그는 이 말을 하면서 어울리지 않게 허공으로 주먹을 몇 번 날리고 갑자기 몸을 돌려 뒤로 걸어갔다. 그는 곧 베어크롤의 자세를 취한다. 이 작은 공간에서 바닥을 기어다니는 모습은 평소보다 더 거대해 보인다. 그는 베어크롤 두 번과 개구리뜀 한 번으로 방 전체를 가로지를 수 있다. 그의 발은 놀라울 정도로 가볍다. “아이처럼 움직여야 해요!” 그가 가르치듯이 말한다.

묵고 있는 호텔에서의 운동 30분은 헴스워스에게 이상적이지 않다. 그는 서핑보드에 올라타는 것을 더 좋아한다. 그는 심미적이 아닌 기능을 위한 운동을 좋아한다. “그게 우리가 자라난 방식이에요.” 그의 설명이다. 최근에, 헴스워스의 동생인 리엄이 부모인 레오비와 크레익의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그 사진 속에서 상체를 드러냈던 크레익은 곧바로 인터넷에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그는 섹시한 아빠의 수호성인이었다. 10년-많아야 15년- 뒤에 약간의 분장을 하면 크리스와 크레익은 완전히 똑같을 것이다. 하지만 헴스워스의 말에 따르면 크레익의 몸은 체육관에서 다듬은 게 아니라 자연스러운 호주산이다. “언제나 정말로 탄탄했어요. 하지만 그는 웨이트에 대해 평생 들어본 적이 없을 거예요. 그건 일종의 기능으로서의 힘이에요.” 헴스워스가 단호하게 말한다. “우리 집은 몇 에이커의 땅을 갖고 있었어요. 국유림 속이었죠. 아버지는 항상 산불을 대비해 나무에 가지치기를 하고 길을 냈어요.”

헴스워스와 그의 형제들인 루크, 그리고 리엄은 멜버른과 숲 속의 애보리진 공동체를 오가며 성장했다. 크레익은 사회복지 분야에서 일했고 레오니는 영어 선생님이었다. 헴스워스는 2002년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연기를 시작했고, 2년 뒤 <홈 앤드 어웨이>에서 배역을 얻었다. 그는 자신이 목가적인 삶을 마치고 다른 삶으로 넘어갔다고 생각한다. “일주일에 3천 달러를 받았어요. 제가 온 동네에서는 정말 큰돈이었죠. 짬이 나면 일과 중에도 서핑을 했어요. 명성을 누리는 중이었고 젊은 독신남이었죠.” 왜 자신의 커리어에 관해 전전긍긍하며 그 시절을 보냈는지 모르겠다고 그는 말한다. “왜 그 시절을 즐기지 못했을까요? 사람들은 시간에 대해 이렇게 말해요. ‘아, 여기까지 왔으니 괜찮아질 거야. 여기까지 왔으니 괜찮아질 거야.’ 사람들은 거기에 도달할 때까지 그저 막대기를 계속해서 움직일 뿐이죠.”

헴스워스는 인생을 스타덤으로 향하는 사다리의 연속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올라가는 것을 멈출 수 없었다. 사다리를 오르며 스트레스를 받을 때, 헴스워스는 2003년 캐나다와 호주가 공동제작한 <새들 클럽>의 한 에피소드로 텔레비전에 출연했던 일을 기억한다. “젊은 수의사 역이었어요. 너무 불안해했던 기억이 나요. 인터넷에서 봤다면 알겠지만, 내 목소리는 너무 높고 딱딱했어요. 화면에서 공황 발작을 제대로 일으켜서 얼굴이 분홍색과 붉은색으로 상기됐고요.” 그 드라마의 높은 시청률 때문에, 헴스워스는 그때의 실패로 자신의 커리어가 망했다고 확신했다. “거의 울 듯이 엄마에게 그걸 보여주고 이렇게 말했던 게 기억나요. ‘이 드라마는 캐나다에서 방송되고 사람들이 이걸 볼테고, 캐나다는 미국과 가깝고, 그럼 할리우드에서도 이걸 볼 거고, 나는 두 번 다시 일을 얻지 못할 거예요.’ 하지만 겨우 제 두 번째 작품이었고, 아무도 그 작품에 관심을 갖지 않았죠.”

이처럼 새로운 깨달음-실수가 항상 치명적인 것은 아니며 첫인상이 늘 최종적이지는 않다-은 헴스워스가 토르 3부작을 <토르: 라그나로크>로 발전시키는데 도움을 주었다. “1부는 괜찮아요. 2부는 별로고요.” 헴스워스의 말이다. “남성성은 진부해요. 아주 친숙한 느낌을 주며 시작할 수 있다는 장점이 고작이죠. 나는 우리가 벼랑 끝에 있단 걸 알았어요.” 처음 두 편에서 그는 자신의 영웅 캐릭터를 그대로 연기했다. 세 번째 영화에서는 좀 더 인간성을 드러냈고 스스로에게 더 충실한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현장에서는 자신감을 갖게 됐지만, 지금 당장 헴스워스는 호텔 체육관에서 매우 불안하게 두리번거리고 있다. 보아하니 매트를 찾는 것 같다. 아까 그 여자들은 매트를 갖고 있었다. 하지만 여자들에게 다가가 그걸 어디서 찾았는지 물어보고 싶지 않다. 실수가 드문 영화 스타인 그는 사람들의 관심을 정중하게 처리하는 데 도가 텄다. 하지만 매트 탐색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코트, 드리스 반 노튼. 수영복, 스텔라 매카트니. 양말, 팬더렐라.

토르 같은 체격-그의 키는 193센티미터다-의 남자임에도 헴스워스는 어떤 면에서 매우 아이 같은 자세를 취할 수 있다. 심지어 근사한 식당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는 지금 테이블 건너편에 털썩 앉아서 오른쪽 다리를 거의 가슴팍까지 접어 올린 상태다. 무릎은 볼의 높이에 있고 그의 커다란 사막용 장화는 가죽 의자 위에 단단히 올려져 있다. 한번은, 헴스워스의 무릎에 냅킨을 놓아주려던 종업원이 마땅한 장소를 찾지 못했다. 그는 당황해서 가장 근접한 허벅지에 리넨을 걸친 뒤 서둘러 사라졌다.

헴스워스의 차분한 만족감은 부인과 함께 호주의 동쪽 끝 인근 바이런 베이로 이주하면서 시작됐다. 이곳은 바다로 곧장 이어진 가파른 절벽 위에 자리 잡은 멋진 해변 마을이다. 2014년 로스 엔젤레스의 파파라치들에 질린 두 사람은 조용한 곳을 찾으러 다녔다. 그들은 호주를 방문했고 스페인 출신인 파타키는 처음에 큰 감흥을 받지 못했다. 헴스워스가 설명했다. “우리가 갔던 곳에는 전부 비가 억수같이 내렸어요. 그는 이렇게 말했죠. ‘왜 이 난리인지 모르겠어.’ 그래서 제가 말했어요. ‘바이런 베이에 한번 가보자.’ 비행기에서 내렸더니 거기도 비가 왔어요. 난 이렇게 말했죠. “아, 여기도 안 되겠네.’ 그런데 곧바로 그가 말했어요. ‘아냐, 여긴 뭔가 달라. 특별해. 여기가 좋겠어. 우리가 내린 최고의 결정이 될 거야.’”

바다와 면하고 사는 헴스워스의 삶이 가진 매력은 인스타그램에서 언뜻 확인할 수 있다. 한때 그에게 비밀스러움을 유지하고 개인적인 삶을 드러내지 말라고 조언했던 홍보담당자는 지금 이 달라진 세상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삶에서 소셜 미디어는 운동과 같아요.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헴스워스는 답을 알고 있는 질문을 건넸다. “실베스터 스탤론도 인스타그램 계정이 있고 당신도 어느 정도 알고 있죠. ‘이게 우리가 사는 세상’이라는 걸.”

헴스워스가 아이들의 사진을 공유하면 그의 팔로워 2천만 명은 특히 열광한다. “가끔 그리고 드물게 사진을 올리지만 그건 진심이에요.” 와이티티의 의견이다. 그는 아무것도 고르지 않는다. 그저 자랑스러운 것이다. “‘단지 내 딸이 서핑하는 이 놀라운 순간을 한번 보세요!’라는 뜻이죠.” 와이티티는 웃으며 말한다.

하지만 헴스워스와 파타키는 사진에 아이들의 얼굴이 나오지 않도록 조심한다. 가족의 달콤한 소식을 공유하면서 삶을 “팔고 있다”는 주장에 그들은 발끈한다. “제가 가장 경계하는 것이 ‘이용’이에요.” 헴스워스는 말한다. “우리는 많은 제안을 받아요. ‘이렇게 저렇게 광고해주고 가족과 식사하러 오세요’라는 식이죠. 말도 안 되는 거예요.”

호주에서도 상대적으로 외딴 해안이지만 유명세의 위험은 갑자기 나타날 수 있다. 최근에, 헴스워스는 아들과 함께 집을 나서다가 파파라치를 목격했다. 처음엔 파파라치를 무시하려 했다. 하지만 그때 아들이 수영복을 벗었다. “알몸이 된 아이를 파파라치들이 계속 찍고 있더라구요. 달려가서 아주 날카롭고 분명하게 말했죠. ‘찍기만 해봐.’ 카메라를 거의 부숴버릴 뻔했어요.”

소믈리에가 우리 앞에 서 있다. 그는 헴스워스가 스테이크에 와인 한잔을 곁들일지 여부를 궁금해하며 기다리고 있다. 그 전에 우리는 대화를 통해 와인이라는 주제에 대해 서로 무지하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이런 식으로 서로의 무지를 공유하고 나면 편안하고 평등해진다. 소믈리에 앞에서 바보처럼 보이고 싶은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소믈리에가 오기 전, 와인을 좀 아는 것처럼 말하고 싶을 때 제가 쓰는 단어가 “노스탤직(회고적)”-눈물이 길게 내려오고 이상한 향이 강하게 나는 레드 와인을 다소 모호하게 설명하는 말-이라고 농담 삼아 말했다. 그는 자신이 쓰는 와인에 관한 가장 안전한 단어는 “재미(끈적한)”라고 고백했다. “우린 와인 여행을 떠나야겠어요!” 그가 의회 건물 뒤로 살짝 보이는 포도밭을 목격한 것처럼 창밖을 바라보며 제안했다.

“캬버네가 있나요?” 헴스워스가 소믈리에게 묻는다.

“캬버네는 물론 있지요.” 그가 말한다. “어떤 게 좋을까요? 향이 짙은?”

“그거요” 헴스워스는 잠깐 멈췄고, 고양이가 테이블에서 물잔을 밀어낼 때 보낼 법한 도전적인 시선을 내게 던졌기 때문에 그가 무슨 말을 할지 알고 있었다. “회고적인 걸로.” 소믈리에가 고개를 한번 끄덕이고 떠났다.

헴스워스가 낄낄댄다. 소믈리에는 샤토뇌프 뒤 파프 한 잔을 들고 재빨리 돌아온다. “이 와인은 커피, 초콜릿, 구운 빵의 향이 나죠.” 그가 헴스워스에게 말한다. 잔에 손을 뻗어 한 모금 마시더니 헴스워스가 말한다. “회고적인 느낌을 주네요.”, “제가 이걸 어떻게 표현하고 싶은지 알죠? 끈적해요.”

그가 다시금 잔을 든다. “누군가 내게 그저 한 모금을 마시고 마음에 떠오르는 것을 그대로 말하라고 한 적이 있어요. 스모키하고, 퀴퀴한 향이 나고…, 숲 같은?”, “와인이 정말 맘에 드나 봐요.” 소믈리에가 은근한 비난의 어조로 말을 이었다. “만일 채용계획이 있다면 알려줄게요.”
물론 그는 자신의 커리어에 집중하고 있다. 엄청난 인기로 보상받고 있기도 하다. “처음으로 정말 편안한 감정을 느끼고 있어요. 내 성취를 평가하는 게 아니에요. 지금 돌아가는 상황에 만족하며 긴장을 풀고 마음을 연다는 뜻이죠.”

예전의 불확실함-자신의 커리어에서 수동적인 인물이었다는 간헐적인 기분-은 전부 사라졌다. 잘 해내기 위해 뭘 해야 할지에 대한 오래된 가정 역시 사라졌다. “할리우드에 처음 왔을 땐 러셀 크로우도 제 모델 중 하나였어요. 그의 연기를 좋아했고, 몸집이 있으니까. 그런 선택이 나를 문 안쪽으로 들여보내줄 거라고 생각했죠.” 헴스워스가 이어서 말한다. “하지만 그건 제가 아니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