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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추천곡: 카디건스 ‘Sick & Tired’

2018.10.15GQ

내가 궁금할 땐 이 노래를 아침 사과처럼 꺼내 먹어요.

김일두
‘문제 없어요’

누군가의 음악을 듣다가 갑자기 멈춰 설 때가 있다. 그 노래가 내 감정을 대놓고 이야기하는 것 같아서 슬프고도 행복할 때가 있다. 이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가 그랬고, 당시에도 많이 울었지만 들을 때마다 운다. 김오키(음악가)

 

정키 XL
‘Brothers In Arms’

정키 XL이 디제이로 활동하던 시절부터 팬이었다. 이 음반은 그의 영화 음악 커리어 중에서도 단연 최고다. 일에 지쳐 있을 때 들으면 호랑이 기운이 솟아나게 하는 노동요. 제목과 달리 전우 없이 일하는 시간이 대부분이라 이 음악은 내 전우이고 여전히 치열한 내 삶 그 자체다. 강네네(베르베리)

 

토드 룬드그렌
‘A Dream Goes On Forever’

수년 전 가을에 여의도를 걸으며 남자친구와 서로의 꿈, 그러니까 장래 희망 정도의 막연하고도 큰 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던 기분 좋은 추억이 떠오른다. 지금도 긍정적인 에너지가 필요할 때 찾는 노래다. 곽유진(워킹 클래스 히어로)

 

톰 톰 클럽
‘Wordy Rappinghood’

이미 아는 노래였지만 새삼 다시 알려준 건 일본의 그룹 요메이리랜드다. 어떤 상황에서든 사람들의 반응이 있어서, 오리지널 버전이든 요메이리랜드 버전이든 디제잉할 때 자주 튼다. 이 음악을 틀 때 나 역시 가장 자연스러운 춤을 춘다. 박다함(헬리콥터 레코드)

 

자 워블, 디 에지, 홀거 추카이
‘Hold On To Your Dream’

내가 동경하는 모든 것이 담겨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나의 이정표 같은 곡이다. 시대를 앞서가던 뮤지션들의 연주와 그 위에 얹혀진 아서 러셀의 가사는 나에게 늘 영감을 준다. 모과(음악가)

 

앨런 파슨스 프로젝트
‘Sirius’

이 곡과 함께라면 늘 새로운 긴장감을 갖고 하루를 시작할 수 있다. 매일의 내 하루와 같은 곡. 문희배(홍대 소품 매니저)

 

피치카토 파이브
‘陽の当たる大通り

걸으면서 들으면 무거웠던 발걸음이 가벼워진다. 매 마디의 가사 시작에 “죽기 전에”를 붙이면서 하고 싶은 것을 나열하는데, 하고 싶은 게 많은 나를 닮은 노래다. 이유미(할로미늄)

 

DPR LIVE
‘Know Me’

한때는 욕망을 억누르려 애썼다. 하지만 뭔가를 포기할수록 마음은 나빠졌다. 지금은 솔직한 게 좋고 숨기지 않아 정의롭다. ‘All Know Me Now’를 외치는 노래를 반복해 듣는 나는 불온한가? You Don’t Know Me Now. 이강혁(사진가)

 

더 디터미네이션스
‘Capricious’

살면서 가장 더웠으면서 가장 즐거웠던 어느 여름날 바다를 마주하며 들었다. 일본의 작은 바다 마을에서 열린 페스티벌의 무대 전환 시그널 음악이었다. 지금도 이 노래를 들으면 소리나 그림이 아니라 그곳의 냄새가 떠오른다. 디터미네이션스는 이 공연 직후 해체했고 그 후로 내 인생은 조금 시시해졌다. 본뷔노(디제이)

 

톰 웨이츠
‘Closing Time’

편안한 슬픔이 깃든 음악. 모든 것이 닫히고, 쉼만 있는 밤 같다. 힘들 때나 마음의 여유가 없을 때 많은 것을 견디게 해주는 단 한 곡이다. 아직 만들지 못했지만 가장 만들고 싶은 영화의 시작이 된 음악이기도 하다. 김종관(영화감독)

 

빌 콘티
‘Gonna Fly Now’

중요한 일을 앞두고 불안하고 떨릴 때 이 곡을 듣는다. 영화 <Rocky>의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 수록곡이다. 볼륨을 아주 크게 하고 듣는데, 중반부에 나오는 기타 연주에서부터 미소가 지어지고, 곡이 끝날 때쯤이면 이미 난 두 팔을 벌리고 승리해 있다. 곽기곤(사진가)

 

비틀즈
‘Tomorrow Never Know’

살다 보면 가끔 잊는다. 내일 일은 아무도 모른다는 것을. 나이가 들수록 더 그렇다. 꼬이고 얽힌 음향을 듣고 똑같은 구절을 되풀이하는 가사를 들으며 좀 질려서라고 생각한다. 그래 내일 일은 아무도 모르지. 불 끄고 잔다. 이혁진(소설가)

 

아마츄어 증폭기
‘사계절 스픈사’

딱히 죽을 날이 온 것도 아닌데 종종 인생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갈 때가 있다. 꽤나 시네마틱해서 음악도 함께 나오는데, 늘 그 사운드 트랙은 이 노래였다. 이병재(신도시)

 

지미 폰타나
‘Il Mondo’

영화 <어바웃타임>에서 결혼식 중 갑자기 내리치는 소나기에도 웃으며 즐기는 장면에 이 노래가 나온다. 최고의 순간이라면 비가 내리든 뭐가 내리든 아무 상관없을 테다. 누구에게나 행복한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노래가 있을 텐데, 나에겐 이 노래다. 성명수(분더샵 케이스스터디 바이어)

카디건스
‘Sick & Tired’

화자는 여름이 끝나며 연인과 헤어진 걸로 보인다. 그는 아프고 지치고 집도 없지만 불쌍한 자신을 보여주지 않을 거라 말한다. 여름이 끝나며 감기에 걸렸다. 카디건스는 이 곡으로 전 세계적인 성공을 거뒀다. 나는 지금 뭘 할 수 있을까. 일단 이 코멘트 정도? 하박국(영기획)

다프트 펑크
‘Face To Face’

적당히 ‘칠’하고 적당히 ‘레트로’하고 적당히 ‘심플’하다. 너무 ‘다이내믹’한 것도, 그렇다고 너무 ‘루즈’한 것도 싫다. 나는 항상 적당한 걸 찾으려고 한다. 그게 내 중심을 잡는 거라고 생각한다. JDZ Chung(사진가)

    에디터
    손기은, 정우영, 이예지, 이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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