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극의 솥밥 레시피

궁극의 솥밥 레시피

2018-10-31T16:56:07+00:00 |food|

밥 짓는 향기가 고기 굽는 소리보다 더 좋아지는 계절.

솥밥을 먹으러 쇼쿠도카이로 갔다. 잔술과 셰프의 신선한 해산물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메뉴는 매일 바뀌지만 밥이 빠지는 일은 없다. 기본적으로 카레나 덮밥 등 모든 밥 메뉴는 솥에 지은 흰쌀밥을 이용한다. “솥밥은 말 그대로 그날의 가장 좋은 식재료로 선보이고 싶은 이야기를 한 솥 안에 담아내는 요리”라고 이야기하는 쇼쿠도카이에는 밥의 단내와 촉촉함이 모든 곳에 배어 있다.

솥밥의 레시피
파 오리 솥밥 서양에서는 오리와 오렌지를 짝으로 꼽지만, 일본에서는 파다. 쌀은 맑은 물이 나올 때까지 씻은 후 깨끗한 물에 불린다. 맛술, 간장, 가쓰오부시 육수를 0.5:1:3 비율로 섞어 간장 육수를 만들고, 쌀과 간장 육수를 1:1.2 비율로 솥에 넣어 끓인다. 밥물이 끓으면 약불로 바꾼 뒤 10분간 서서히 익힌다. 밥이 익는 동안 수비드한 오리 가슴살 껍질에 칼집을 넣고 팬에서 겉부분을 바삭하게 익힌 후 썰어둔다. 채 썬 파와 오리 가슴살을 올려 밥의 뜸을 들인 후 국화꽃과 간 청유자 껍질을 넣어 가벼운 향을 더한다.

솥밥 와규 카레 카레를 위한 솥밥을 지을 때는 물을 조금 많이 잡고 뜸 들이는 시간을 줄이면 쌀알의 탱글한 식감이 한층 살아난다. 다진 채소와 와규를 오래 볶아 만든 진한 일본식 카레와 부드럽게 수비드한 소고기 덩어리를 무심하게 뚝뚝 썰어 올린다. 반으로 가르면 쏟아져 나오는 온천달걀의 노른자가 카레를 완성하는 마지막 재료다.

솥밥의 반찬
솥밥엔 일본식 절임 음식인 쓰케모노(漬物)가 절대 빠지지 않는다. 쇼쿠도카이에서는 맥주에 절인 무와 유자 향을 더한 무말랭이 절임, 산초와 함께 절인 다시마를 솥밥과 함께 낸다. 특히 입 안에서 부드럽게 무너지며 향을 더하는 다시마 절임은 솥이 바닥을 보일 때까지 몇 번이고 더 청하고 싶어지는 반찬.

솥밥의 도구
솥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솥. 쇼쿠도카이에서는 스테인리스 솥과 토기로 만든 솥을 사용한다. 열전도율이 빨라 밥이 빨리 지어지는 스테인리스 솥과 내열성이 좋아 밥맛이 좋은 토기는 각각의 장점이 있어 그 용도가 조금씩 다르다. 다만 토기로 솥밥을 지을 때는 물의 양을 조금 늘리고 끓는 즉시 약불로 낮춰 오래 익히는 것이 좋다.

솥밥의 활용
오니기리 손에 물을 조금 묻히고 밥을 꼭꼭 눌러가며 삼각형 모양으로 만들면 되는 쉬운 요리. 기름을 살짝 두르고 겉면을 구워낸 야키 오니기리가 된다.
오차즈케 “야키오니기리에 따끈한 녹차를 부으면 오차즈케가 됩니다. 이 세 가지를 다 즐기려면 밥이 아주 많이 남아야겠지만요.” 문승주 셰프의 이야기다.

 

옥돔 솥밥.

솥밥을 먹으러 옳음으로 갔다. 서호영 셰프의 모던 한식 다이닝이다. 코스에는 솥밥 한 종류가 메인 요리로 늘 준비된다. 솥밥의 종류는 수시로 바뀌지만 해산물과 채소가 골고루 들어가는 것이 특징이다. 그 시기의 가장 맛있는 식재료를 골라 담는 옳음의 솥밥을 즐기는 것은 한 계절을 온전히 먹는 일이다. 밥부터 누룽지까지, 식사부터 술안주까지 쌀이 전천후로 밥상을 누빌 수 있는 것은 오직 솥이라서 가능한 일이다

솥밥의 레시피
굴 송이 솥밥 뺨에 닿는 바람이 차가워지면 굴을 먹을 때가 된 것. 솥밥 위에 얹어 가볍게 쪄내는 방법은 굴의 단맛을 즐기기에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다. 불린 쌀에 중합으로 낸 육수와 한 입 크기로 썬 불린 표고버섯을 넣어 5분간 익힌다. 굴과 대파를 넣고 5분간 더 익혀낸 솥밥의 뚜껑을 열면 은은한 바다 향이 쌀알마다 배어 있다. 더 부드러운 식감을 위해 뚜껑을 닫고 3~4분간 뜸을 들인 다음 송이버섯을 가늘게 채 썰어 올려 땅의 맛과 향을 더한다.
옥돔 솥밥 차가운 바닷바람 덕분에 살이 단단하게 찬 겨울 생선도 솥밥을 만들기에 좋은 재료다. 그중에서도 두툼하고 부드러운 옥돔을 이용한다. 적당한 크기로 썬 생선 살을 소금과 후추로 밑간해서 밥과 함께 익힌 뒤 쪽파, 대파를 올린다. 마무리하기 전에 참기름과 ‘연두’를 약간 뿌려 감칠맛을 더한다.

솥밥의 반찬
솥밥의 간은 약하게 맞추고 반찬이나 양념장을 따로 곁들인다. 자신의 취향에 맞는 솥밥을 즐길 수 있게 하는 서호영 셰프의 배려다. 옳음의 가을 반상에는 깻잎순 들깨 무침, 달래간장, 소고기 장조림이 오른다. 여기에 비빔낙지젓, 명태회 무침으로 매콤함을 더하고 유자 향이 감도는 심심한 백김치를 함께 낸다.

솥밥의 도구
옳음에서는 시골 가마솥을 닮은 1인용 무쇠솥을 사용한다. 무쇠솥은 한 번 달궈지면 오랫동안 열이 남아 있기 때문에 식사 내내 따뜻한 솥밥을 즐길 수 있다. 솥밥에서 가장 까다로운 것이 불 조절인데 고체 알코올을 사용하면 그 부담을 덜 수 있다. 한 번 불을 붙이면 20분간 지속되기 때문에 1인분의 솥밥을 만드는 데 적절하다.

솥밥의 활용
숭늉 “아무리 작은 솥이라도 밥을 하고 나면 바닥에 누룽지가 남아요. 이 누룽지를 즐기는 게 솥밥의 또 다른 묘미죠.” 뜨거운 물을 부어 만드는 숭늉에 젓갈이나 장아찌를 곁들여 식사를 마무리한다.
누룽지 물을 붓지 않고 불에 달궈 말리면 자연스럽게 누룽지가 떨어진다. 식감이 바삭한 이 누룽지는 놓치기 싫은 술안주다. 탁주와 잘 맞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