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스로이스 컬리넌부터 현대 아반떼까지 GQ가 선정한 올해의 차

롤스로이스 컬리넌부터 현대 아반떼까지 GQ가 선정한 올해의 차

2018-11-08T16:26:40+00:00 |car|

올해를 기억할 때 떠올리고 싶은 여덟 대의 2018년생 자동차.

올해의 가격표 ― 롤스로이스 컬리넌
롤스로이스가 고수하고 있는 프론트 그릴은 파르테논 신전의 모습을 본떠 만든 것이다. 웅장한 크기이지만 처음부터 SUV를 고려해 디자인한 것처럼 컬리넌에 착 들어맞는다. 롤스로이스에서 만든 첫 번째 SUV인 컬리넌은 커다란 그릴과 한껏 부푼 덩치가 어울려 기분 좋은 위압감을 준다. 엔진도 위력을 감추지 않는다. 6.8리터 V12 엔진이 최고출력 563마력, 최대토크 86.7kg·m로 거구를 움직인다. 다만 가격은 ‘위협적’이다. 4억 6천9백만원부터 시작하는데, 개별 사양인 ‘비스포크’로 차를 꾸미면 기존 가격은 아무 의미가
없어질 정도로 솟구친다.

 

올해의 귀환 ― 폭스바겐 티구안
늦어도 2017년엔 나왔어야 했다. 2016년에 이미 유럽과 미국에서 판매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폭스바겐의 ‘집안 사정’으로 출시가 미뤄지다 올해가 되어서야 돌아왔다. 다시 신뢰를 얻을 수 있을지 궁금했지만, 2014년과 2015년에 수입차 판매량 1위를 차지했던 저력은 2년의 공백을 무마하고도 남았다. 5월에 출시되자마자 단숨에 3위 자리에 오른 티구안은 이후로도 매월 약 1천5백 대씩 팔리더니 8월엔 2위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차체를 늘린 ‘티구안 올스페이스’까지 휘모리장단으로 출시해 당분간 티구안과 판매량으로 경쟁할 수 있는 차는 없을 듯하다.

 

올해의 디자인 ― 현대 아반떼
그랜저, 쏘나타, 아반떼의 공통점이 있다. 어떻게 만들어도 잘 팔리는 차라는 점이다. 하지만 이번에도 유효할까? 문제는 아반떼였다. 가솔린 모델 기준으로 직분사 엔진을 간접분사 엔진으로 바꾸고 6단 자동변속기를 무단 변속기(CVT)로 바꾸는 등 풀체인지 수준의 페이스리프트를 했지만, 출시되기 전부터 디자인에 관한 논란이 많았다. 입을 크게 벌린 듯한 그릴의 모양은 기이했고, 삼각형으로 만든 헤드램프 때문에 ‘삼각떼’라는 별명을 얻는 등 수모를 겪었다. 아반떼가 ‘국민 준중형’이라는 타이틀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신차 효과가 가시는 내년에 알 수 있다.

 

2019 Jeep® Wrangler Sahara

올해의 고집 ― 기아 K9
어떤 기능을 달고 어떤 성능으로 나오느냐보다 더 궁금했던 건 어떤 이름으로 나올지였다. 오피러스라는 옛 모델명을 되살린다는 추측과 스팅어라는 이름을 제네시스처럼 고급 브랜드화해 나올 것이라는 추측도 있었지만, 결국 다시 K9으로 돌아왔다. 기아의 다른 차와 차별화하기 위한 전용 앰블럼도 없었다. 만족스러웠다고 할 수 없는 전 세대의 결과를 만회하려는 고집인지, 제네시스의 간섭을 피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수입차를 긴장시킬 만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잘 정돈된 디자인엔 K9을 되살리려는 기아의 의지가 충만했다.

 

2019 K900

올해의 지각 ― 르노삼성 클리오
이제 소형차가 멸종위기종이 된 국내에서 소형차를 들여온다는 건 보통 용기론 엄두도 내기 어려웠을 것이다. 게다가 한국은 ‘해치백 무덤’으로 유명한 곳이다. 소형 해치백인 클리오를 들여온 건 그래서 도박에 가까운 모험이었다. 결과는 역시 실패. 하지만 차의 크기와 형태가 원인의 전부는 아니었다. 유럽에선 풀체인지를 코앞에 두고 있는데도 국내 출시는 계속 미뤄졌다. 게다가 이제 곧 구형이 될 차를, 그것도 소형차를 2천만원 넘게 주고 산다는 건 클리오에 대한 보통 애착이 아니고선 힘든 일이다. 비슷한 가격대의 다른 국산차가 많은 상황이라서 클리오의 ‘판매량 역주행’은 어려워 보인다.

 

올해의 소리 ― 현대 벨로스터 N
현대차에서 고성능 차의 상징 같은 ‘팝콘 튀기는 소리’를 들을 줄은 몰랐다. 올해 새롭게 출범한 고성능 디비전 ‘N’에서 만든 차였다. 현대가 고성능 차 제작에 욕심을 낸다는 것은 WRC(World Rally Championship)에 과감한 투자를 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는데, 결국 벨로스터가 그 첫 번째(해외에서는 i30)가 되었다. 탈 줄 아는 사람만 타라는 듯, 배짱 좋게도 수동변속기 모델만 내놨는데도 기본 모델인 벨로스터보다 더 많이 팔리는 이상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약 3천만원으로 275마력의 ‘핫해치’를 즐길 수 있다는 전략이 생각보다 더 적중한 것이다.

 

올해의 힘 ― 테슬라 모델 S P100D
이제 전기차를 ‘친환경 차’로만 설명하는 시대는 지났다. 전기차도 얼마든지 스포츠카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모델 S가 이미 증명했으니까. 올해 출시된 모델 S P100D는 모델 S 시리즈 중에서도 ‘갈 때까지 간’ 차다. 100킬로와트시 배터리와 전륜과 후륜에 달린 고성능 모터를 사용해 최고출력 620마력, 최대토크 98.0kg·m의 괴력을 낸다. 덕분에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킬로미터가 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단 2.4초. 터무니없을 정도로 빠르다. 현재 양산차 중에서 가장 빠른 것이 전기차라는 사실은 내연기관 자동차의 쇠퇴와 전기차의 가능성을 동시에 암시하는 건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