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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의 역사를 바꾼 나이키 ‘줌 시리즈’

2018.11.15GQ

일리우드 킵초게는 나이키 줌 시리즈를 신고 세계 신기록을 세웠다. 수많은 러너가 나이키 줌 시리즈를 신고 자신의 기록을 뛰어넘었다. 이 러닝화와 함께라면, 당신도 빠르게 달릴 수 있다.

최근 몇 년간, 마라톤 기록을 단축시키려는 나이키의 열정은 대단했다. 나이키 러닝 풋웨어 팀의 제품 개발자들 모두 마라톤에 참가한 선수처럼 쉬지 않았고, 지치지 않았다. 그들은 지난해 마라톤 2시간의 벽을 깨기 위한 ‘브레이킹 2’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2시간 25초(비공인 기록)라는 놀라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 프로젝트의 주인공인 일리우드 킵초게는, 올해 베를린 국제 마라톤 대회에서 2시간 1분 39초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세계 신기록을 세웠다.

또한 나이키는 작년 줌X 폼, 올해 리액트 폼을 연달아 공개했다. 이 모든 경험과 기술이 집약된 러닝화도 출시했다. 바로 나이키 줌 시리즈 모델 4개다. 올해 춘천 마라톤, 동아 마라톤 등 주요 마라톤 대회에 다녀온 러너들은 한 가지 변화에 대해서 입을 모았다. 선두 그룹에 속했던 다수의 러너가 줌 시리즈를 신고 있었다는 점이다. 줌 시리즈는 어떤 신발이기에, 러너들이 이토록 열광하는 걸까?

나이키 줌 시리즈는 모두 최고의 스피드를 위해 만든 러닝화다. 그러나 조금씩 다른 점도 있다. 이 차이에 주목해야 한다. 마라톤 풀 코스에 참가한 러너는 3천 회 이상 발을 구른다. 러닝화의 작은 차이는, 러너가 도약과 착지를 반복할수록 커진다. 러닝화를 세심하게 골라야 하는 이유다. NRC(NIKE + Run Club)의 아이린 코치를 포함한 다수의 러너, 스니커 전문 유튜브 채널 ‘태그채널’의 김사언, 스니커 칼럼니스트 김은수 등의 조언을 참고해 나이키 줌 시리즈 4개 모델을 비교했다. 각자의 러닝 스타일에 더 적합한 러닝화는 무엇인지 찾을 수 있다.

 

1. 에어 줌 페가수스 35

쿠셔닝 전장 줌 에어 / 갑피 엔지니어드 메시, 플라이 와이어

올해로 에어 줌 페가수스 시리즈는 35주년을 맞았다. 에어조던 시리즈보다 더 오래된 신발이다. 이렇게 오랫동안 인기를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이 러닝화에 대한 러너들의 충성도 덕분이었다. 줌 페가수스 시리즈에 내장된 줌 에어는 그동안 나이키 러닝화의 대표적인 쿠셔닝이었다. 줌 에어는 나이키의 다른 에어와 비교해도 무척 얇고 가볍다. 쿠셔닝의 기본인 반발력도 뛰어나다. 러닝화는 물론 축구화, 농구화, 테니스화 등 폭발적인 속도가 필요한 스포츠 신발에 적용되어 왔다. 단, 지금까지의 줌 에어는 신발의 뒤꿈치, 앞꿈치, 측면 등에 유닛의 형태로 부분적으로 삽입되어 있었다. 나이키가 올해 출시한 ‘에어 줌 페가수스 35’의 가장 큰 변화는 발 전체에 쿠셔닝이 들어간 전장 줌 에어를 적용했다는 점이다. 에어줌 페가수스 최초의 시도다. 이로써 러너는 도약과 착지 과정에서 좀 더 유연하게 동작을 전환할 수 있다. ‘에어 줌 페가수스 35’는 줌 시리즈에 포함된 4개의 신발 중 바닥이 가장 단단하다. 반발력보다는 안정감을 택한 것이다. 입술처럼 바깥쪽으로 곡선을 그리고 있는 힐 카라는 아킬레스건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여준다. 러닝 입문자에게 추천하는 러닝화다. 가격 15만9천원.

 

2. 줌 페가수스 터보

쿠셔닝 줌X 폼 / 갑피 반투명 메시, 플라이 와이어

‘줌 페가수스 터보’ 역시 에어 줌 페가수스 시리즈의 계보를 잇는 러닝화다. 그러나 모든 세부가 달라졌다. 먼저, 줌 에어가 없다. 그 대신 중창을 이루고 있는 줌X 폼 자체가 반발력을 가지고 있다. 러닝화의 바닥을 손가락으로 눌러보기만 해도, ‘줌 페가수스 35’에 비해 향상된 탄성을 확연히 느낄 수 있다. 실제로 줌X 폼은 나이키의 쿠셔닝 중에서 가장 뛰어난 반발력을 자랑한다. 나이키에 따르면 줌X 폼의 에너지 리턴 효율은 85퍼센트다. ‘줌 페가수스 터보’를 신어본 러너들은 푹신한 폼 덕분에 발바닥의 피로가 덜하다고 말한다. 달리기 이후 근육과 관절의 회복 속도도 빠르다. 그러나 이제 막 달리기를 시작한 러닝 입문자라면, 이렇게 높은 반발력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갑자기 러닝 머신의 속도를 올렸을 때처럼 말이다. ‘줌 페가수스 터보’는 안정감을 보완하기 위해 갑피에 그물처럼 질긴 메시 소재를 사용했다. 또한 신발끈을 보조하는 플라이 와이어가 갑피의 뒤틀림을 방지한다. 이처럼 폼의 반발력과 갑피의 안정감이 균형을 이룬 러닝화다. 단지 운동을 넘어서, 기록 향상을 원하는 러너들에게 추천한다. 최근 나이키를 선호하는 러너들 사이에서 가장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가격 21만9천원.

 

3. 줌 플라이 플라이니트

쿠셔닝 리액트 폼 / 갑피 플라이니트

줌 플라이 시리즈는 작년 스니커 신에서 화제가 됐던 나이키×오프 화이트 ‘더 텐’ 시리즈의 하나로 출시된 바 있다. 이로 인해 러너가 아닌 스니커 마니아 사이에서도 인기가 급상승한 신발이다. ‘줌 플라이 플라이니트’에는 나이키가 올해 초 공개한 리액트 폼이 적용됐다. 또 한 가지 이 러닝화의 비밀은, 폼 사이에 숨어 있는 전장 탄소섬유판이다. 이 전장 탄소섬유판은 줌X 폼의 반발력을 한 단계 높여준다. 침대 매트리스의 두꺼운 폼 사이에 삽입된 스프링과 같은 역할을 한다. 리액트 폼과 전장 탄소섬유판이 만나면서, 러너는 신발이 스프링처럼 발을 밀어내는 느낌을 받게 된다. 또한 이름처럼 갑피에 플라이니트를 사용했다. 플라이니트는 3D 프린터로 짜낸 신발처럼 봉제선이 없고 정교하다. 양말처럼 가볍고 유연하다. 러너들은 ‘줌 플라이 플라이니트’의 폼이 매우 두꺼워서, 굽이 높은 신발을 신는 느낌이 든다고 한다. 그만큼 폼의 도움을 강하게 받는다. 훈련을 통해서 장거리 달리기가 익숙해진 러너들에게 추천한다. 기존의 줌 플라이에 리액트 폼과 플라이니트가 추가되었지만 가격은 그대로라는 점도 러너들의 지지를 받는 이유 중 하나다. 가격 17만9천원.

 

4. 줌 베이퍼플라이 4%

쿠셔닝 줌X 폼 / 갑피 플라이니트

‘줌 베이퍼플라이 4%’는 말 그대로, 달리기와 마라톤의 역사를 바꾼 러닝화다. 이 러닝화는 마라톤 2시간의 벽을 깨기 위한 ‘브레이킹 2’ 프로젝트를 통해 완성됐다. 지난 해 열린 보스턴 마라톤에 출전한 선수 상위 6명 중 5명이 ‘줌 베이퍼 플라이 4%’를 신었다. 보스턴 마라톤 우승자인 셜레인 플래너건이 이 러닝화를 ‘게임 체인저’라고 부르는 이유다. ‘줌 베이퍼 플라이 4%’는 줌X 폼에 전장 탄소섬유판을 삽입했고, 갑피에는 플라이니트를 사용했다. 나이키 역사상 가장 반발력이 뛰어나면서, 가장 가벼운 러닝화다. 한 족의 무게가 200그램도 나가지 않는다. 이 러닝화는 훈련용이 아니라 실전용이다. 수백 마력의 힘을 가진 엔진에 가벼운 차체를 얹은 F1 스포츠카를 떠올리면 된다. 그러나 초보 운전자가 F1 스포츠카를 운전하긴 힘든 것처럼, 러닝 입문자가 ‘줌 베이퍼플라이 4%’를 신고 달릴 때는 너무 빨라서 불안을 느낄 수 있다. 이 신발 역시 훈련을 통해 러닝 자세와 주법이 숙련된 러너에게 추천한다. 무엇보다 마라톤 대회에서 눈에 띄는 기록 향상을 원한다면 과감하게 선택해보길 권한다. 비싸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는 신발이다. 가격 29만9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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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
    이재위
    사진
    나이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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