킴 존스의 디올 맨이 도쿄로 간 까닭은? | 지큐 코리아 (GQ Korea)

킴 존스의 디올 맨이 도쿄로 간 까닭은?

2019-01-11T13:50:45+00:00 |collection|

디올 맨의 2019 프리폴 컬렉션에서 킴 존스는 그만의 도쿄 하이브리드를 선포했다. 전통과 미래는 아름답게 공존할 수 있다는 낙관적 퓨처리즘!

크리스찬 디올의 일본에 대한 편애는 익히 알려져 있다. 그가 회고록 <Dior by Dior>에서 노르망디에 있는 어릴 적 집을 회상하며 쓴 문장을 보자. “우타마로와 호쿠사이의 작품들이 천장까지 이어진 계단이 있었어요. 그곳은 나에겐 시스티나 성당 같았죠. 그걸 보면서 참 많은 시간을 보냈어요.” 아름다움의 가치를 믿는 본능적 낭만주의자였던 그가 일본의 이국적 멋, 미묘한 아방가르드, 전통에 대한 절대적 존중에 완전히 매료된 후, 디올의 많은 부분은 일본 문화에 대한 경의로 채워졌다. 드레스에 도쿄라는 이름을 짓고, 벚꽃과 새 모티프로 채운 자댕 자포네 컬렉션을 만들고, 고베, 교토, 오사카를 오가며 다른 계절의 쇼를 열고. 디올의 신성이자 모던 패션의 총아인 킴 존스가 디올 남성복 아티스틱 디렉터로 임명된 후, 그의 첫 2019 프리폴 컬렉션을 도쿄에서 하기로 한 건, 그러니 별로 놀랄 일은 아니다. 게다가 파리의 여름을 온통 뒤흔든 디올 맨 데뷔 컬렉션 직후의 대대적 이벤트이니만큼 이쯤에서 한 방을 더 날려 누가 현대 남성 패션의 진짜 주인공인지 쐐기를 박을 필요도 있었다. 킴 존스는 하우스의 유산을 살펴 과거의 일본 문화에서 지금 취할 것과 버릴 것, 새롭게 더할 것을 분류했다. 역사적 신화보다는 오늘 일본의 초현대적 모습에 집중했다. 상상 속에서 종종 나타나는 미래의 모습이 가장 빨리 실제화되는 곳이 바로 도쿄이고, 킴 존스는 그 점에 매료되었다. 쿠튀르에 최첨단 기술을 믹스하고, 전통과 미래가 평화롭게 공존하는 하이브리드를 자기 식대로 만들기로 한 후, 그는 윤안과 매튜 윌리엄스, 스티븐 존스와 만나 차근차근 계획을 짰다. 그리고 한 사람을 더 생각했다. 현대 예술가 하지메 소라야마. 인체와 기계가 지닌 아름다움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바탕으로 작업을 하는 그는 시그너처 작품인 ‘섹시 로봇 시리즈’로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고, 소니와 함께 만든 애완 로봇 ‘아이보’로 로봇 이미지 형성에 중대한 영향을 끼쳤다. 킴 존스와 하지메 소라야마는 여성의 신체를 신성하게 여겨 신격화하고 찬양했던 무슈 디올에게 바치는 오마주로 11미터 높이의 반짝이는 여성 로봇을 만들었다. 그리고 이번 컬렉션을 위해 새롭게 고안한 금빛 디올 로고를 타투처럼 다리에 새겨 넣었다. 컬렉션 당일, 도쿄의 미래도시 구역인 오다이바의 텔레콤 센터 중앙에 이 로봇이 서 있는 모습은, 충격적이고 압도적이었다. 쇼가 진행되는 내내 기하학적 드로잉의 멀티컬러 레이저는 로봇과 런웨이, 객석을 향해 수만 개의 화살처럼 꽂혔고, 허니 디종과 디플로의 음악은 낙관적인 퓨처리즘을 고막 깊숙이 각인시켰다. 그리고 공간 구성과 연출에 넋이 나가 있는 동안에도 가장 돋보인 건 역시 룩이었다. 하운드투스 트위드, 핑크 컬러, 팡테르 프린트는 킴 존스 스타일의 트위스트로 한층 진보했고, 테일러드 수트와 코트는 기모노 실루엣을 더해 훨씬 부드럽게 만들어졌다. 또한 디올의 2002년 액세서리 라인 ‘스트리트 시크’에서 힌트를 얻은 CD 이니셜 버클 캡, 컴배트 부츠, 남성용 새들백이야말로 어떤 공상 과학 판타지, 펑크, 낮에 꾸는 꿈보다 더 흥미로운 컬렉션을 만드는 데 완벽한 주연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