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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우동 맛집

2019.01.22GQ

따뜻한 우동 생각이 간절한 요즘, 드넓은 서울에서 제대로 만든 우동을 먹으려면 어디로 가야 할까?

신사동 현우동
송파구 삼전동의 ‘미타우동’은 유난히 짧은 영업시간으로 유명했는데도 줄이 골목을 돌아 늘어설 정도로 인기 있던 집이다. 그 뚝심 있던 박상현 셰프가 신사동에 현우동을 열었다. 우동 면발이 두툼하고 탱탱해서 대화도 없이 열심히 씹어야 할 정도인데, 그 에너지를 쓰면서 한 그릇을 다 비우고 나면 형언할 수 없이 개운해진다. 국물이 시원한 우동 메뉴도 좋지만, 이곳에선 면발에 좀 더 집중할 수 있는 메뉴를 추천하고 싶다. 특히 붓카케 우동은 면발을 두 줄 넘게 집으면 턱이 아플 정도로 꽉 찬 식감이 매력이다. 멘타이코앙카케 다마고토지 우동처럼 다른 집에서 찾기 힘든 메뉴를 골라 먹는 것도 좋다.

주소 서울시 강남구 논현로 149길 53
전화 02-515-3622
인스타그램 @hyunudon

합정동 교다이야
목동에서 우동 면발 하나로 동네를 휘어잡던 교다이야는 영등포구청역을 거쳐 지금은 합정에서 성업 중이다. 미쉐린 가이드 2019 빕구르망에 선정되면서 인기가 더 많아졌지만, 사실 단골 손님들은 진작에 마음 속에 별 세 개를 그리던 곳이다. 가게에 들어서면 한 쪽에서 끊임없이 면을 써는 셰프의 모습이 보이는데, 주문 받는 즉시 칼로 썬 우동 면을 사용하는 것이 이 집의 원칙이어서 그렇다. 단순하고 깨끗한 국물이 면 맛을 은근히 받쳐주고, 미끄러지듯 탱탱한 면발 역시 제 역할을 다한다. 발을 동동거리며 들어와 푸짐한 정식세트를 먹는 행복한 ‘혼밥족’도 많이 보인다.

주소 서울시 마포구 성지길 39
전화 02-2654-2645

서교동 가미우동
홍대 골목을 꽤 오래 지키고 있는 우동집으로 해가 바뀌어도 ‘웨이팅 인파’는 줄지 않고 있다. 기다리면서도 즐거운 이유는, 적절하게 친절하고 기막히게 살가운 직원 덕이다. 오랫동안 명성을 잃지 않은 이유는 입구에서부터 느낄 수 있다. 사누키 우동다운 탄력 있는 면발도 매력적이지만, 이 집의 진짜 저력은 우동 한 그릇과 함께 곁들여먹을 수 있는 튀김의 맛과 가격이다. 속이 촉촉하고 부드러운 닭튀김은 후추 향이 매력적이어서 소금만 살짝 찍어먹으면 균형이 완벽해진다. 오다리 튀김과 덴뿌라 모둠도 정갈하고 풍성하다. 어떤 메뉴를 골라 먹어도 만 원으로 다 해결된다. 겨울엔 미역을 넣은 ‘와카미’와 반숙계란을 풀어먹는 ‘츠키미’를 추천한다.

주소 서울시 마포구 홍익로2길 23
전화 02-322-3302

역삼동 우동명가 기리야마 본진
우동전문점이 어떤 식으로 외연을 확장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곳이다. 이곳의 저녁은, 사시미와 스시는 물론 무시모노 같은 찜요리가 포함된 일식 코스 요리를 맛본 후 마지막에 우동으로 마무리하는 식이다. 화려한 요리들 사이에서 우동이 전혀 밀리지 않는 건, 기본을 탄탄하게 지켜가며 공들여 만든 면발 때문이다. 점심에 들러 쫀득한 면발의 우동 한 그릇만 즐기고 싶을 때에는 이 집의 생맥주를 곁들이자. 스시집이나 고급 일식당의 관리가 잘 된 생맥주를 마실 때, 뒷목부터 개운해져 오는 느낌은 따끈한 우동과는 또 다른 감동을 준다. 곱게 말아 접시에 올린 우동면을 쯔유에 찍어 먹는 자루우동에는 필히 맥주를 곁들여야 한다.

주소 서울시 강남구 강남대로84길 23
전화 02-567-0068
인스타그램 @kiriyama_official

 

    에디터
    글 / 손기은(프리랜스 에디터)
    사진
    손기은, 인스타그램 @kiriyama_offi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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