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시대의 자동차 | 지큐 코리아 (GQ Korea)

5G 시대의 자동차

2019-04-01T10:02:32+09:00 |car|

자율 주행, 전기차, 5G가 상용되는 시대가 코 앞으로 다가왔다. ‘자동차’라는 이름만 남고 거의 모든 것이 바뀐다.

주인 없는 자동차
자율주행차가 널리 보급되면 사람들은 자동차를 소유하지 않아도 된다. 스마트폰 앱으로 언제든 자유롭게 내가 원하는 위치로 차량을 부를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교통안전재단에 따르면 하루 평균 1시간 정도 자동차를 사용하고, 나머지 23시간은 주차장에서 공간을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의 자율 주행차 브랜드 웨이모(Waymo)는 지난해 12월,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세계 최초로 자율주행차 상용 서비스를 시작했다. 운전자가 없는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로 이용자가 스마트폰 전용 앱으로 호출하면 자동으로 와서 태우고 목적지로 이동한다. 요금은 15분 거리에 약 8500원. 직접 운전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노약자나 장애인도 이동의 자유를 마음껏 누릴 수 있다. 주차 전쟁에서 해방될 날이 머지않았다.

운송수단에서 극장으로
자동차가 알아서 운전을 해 준다면? 자율 주행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가운데 운전대에서 해방된 인류는 ‘지루한 이동 시간에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아우디는 디즈니와 협업해 자동차를 ‘새로운 미디어’를 경험하는 공간으로 만들 계획이다. 아우디는 2019 국제 전자제품 박람회(CES 2019)에서 VR 콘텐츠 <마블 어벤저스 : 로켓 레스큐 런>을 선보였는데, 아우디 E-트론에 탑승한 승객이 VR 안경을 쓰고 자동차의 움직임에 따라 마블의 세계관 속을 여행한다. 차량이 우회전하면 콘텐츠 속 우주선도 따라 우회전하고, 차량이 정지하면 콘텐츠 속에서 예상치 못한 장애물이 등장하는 식이다. 인텔 또한 워너 브라더스와 손을 잡고 <배트맨>의 배경인 고담 시티를 주행하는 차량용 몰입형 엔터테인먼트를 공개했다. 전기차의 시대가 도래하면 아우디 측에서 예언한 대로 인류는 곧 여분의 여유 시간인 25번째 시간을 갖게 될 것이다. 물론 같은 시각에 차 안에서 화상회의를 하거나 모자란 잠을 청해도 좋다.

생각한 대로, 말하는 대로
미래의 스마트카는 인류의 말과 바디랭귀지를 이해할 수 있다. 이미 BMW, 벤츠, 그리고 삼성은 목소리로 차량과 소통하고 기능을 조작할 수 있는 차량용 AI 비서를 선보인 바 있다. 기아차는 좀 다른 각도에서 접근했다. 올해 CES2019에서 기아차는 대시보드에 위치한 얼굴 인식 센서와 운전대에 적용된 전극형 심전도 센서로 사용자의 표정과 심장 박동수 등 생체정보를 인식해 그날의 기분에 따라 음악, 온도, 조명, 진동, 향기 등 최적화된 실내 환경을 제공하는 실시간 감정반응 차량제어 시스템(R.E.A.D 시스템)을 공개했다. 여기엔 3차원 카메라로 사용자의 손끝을 읽어서 반응하는 기술도 포함된다. 직접 버튼을 조작할 필요 없이 허공에 간단한 손동작을 하면 차량 내 환경을 제어할 수 있다. 놀랍게도 손짓이나 언어로 표현하기 전에 생각을 읽고 초 단위로 반응할 가능성도 있다. 닛산은 운전자의 뇌파를 분석해 생각을 읽고 반응하는 브레인 투 바이클(brain-to-vehicle)을 개발 중이다. 인공지능이 뇌파를 분석해 우회전할 것인지 브레이크를 밟을 것인지 판단해 운전자가 행동하기 0.2~0.5초 전에 먼저 움직인다는 것. 닛산의 이런 연구는 자칫 자율주행 시대를 역행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차가 사람의 언어적,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을 이해하고 먼저 말을 걸어올 날이 가까이 다가왔단 사실이다.

보행자와 소통하는 차량
전기차, 자율주행과 함께 똑똑해진 미래차의 또 한 가지 중요한 키워드는 ‘소통’이다. 사람이 보도를 걸으면서 서로 피해 다니듯이 자동차끼리 스스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차량간(Vehicle-to-Vehicle) 통신’이 이뤄지면 어떨까? 차량과 차량이 네트워크와 인터넷 기술을 이용해 서로 위치와 속도 정보를 공유하면 교통사고가 극적으로 줄고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기능으로 확장될 수 있다. 물론 미래의 자동차는 보행자와도 소통한다. 예를 들어 자동차가 급정거하거나, 갑자기 골목에서 보행자가 튀어나왔을 경우 자율주행차가 상황을 감지했다는 걸 보행자가 알 수 있도록 연구하고 있다. 재규어랜드로버와 오리고(Aurrigo)가 공동개발 중인 자율주행 차 팟(Pod) 의 전면부에는 만화처럼 커다란 눈 한 쌍이 달려있다. 눈동자의 방향이나 깜박임으로 자동차의 의도를 표현할 예정이다. 닛산의 컨셉트 차량엔 LED 전등을 부착해 보행자나 자전거가 가까이 있을 때 차량이 이를 인식하고 있음을 알리기 위해 흰색으로 점등된다. 차량 곳곳에 부착된 LED에 메시지를 띄우는 방법과 특정 방향으로 소리를 레이저처럼 보내는 방향성 스피커를 연구 중인 브랜드도 있다.

양자 컴퓨터 교통 시스템
현재 도로 위 정보 데이터 규모가 커지면서 기존 컴퓨터 환경이 더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전문가들은 이런 문제를 양자 컴퓨터가 해결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존 컴퓨터가 0과 1의 이진법을 사용하는 것과 달리 0과 1이 중첩되는 등 훨씬 더 다양한 데이터 조합을 병렬로 처리하는 양자컴퓨터는 슈퍼컴퓨터로도 처리하는 데 몇 년씩 걸리는 데이터를 몇 초 만에 처리할 수 있다. 양자컴퓨터는 스마트폰과 차량 통신 장치로 수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교통 수요와 이동 시간을 예측한다. 이를 통해 버스, 택시 등을 효율적으로 배차할 수 있고 이용자의 대기 시간도 줄어든다. 물론 차량의 흐름도 예측해 자율주행 차를 목적지까지 최단 거리로 안내한다. 폭스바겐은 캐나다 양자 컴퓨터 회사인 D웨이브를 도입해 2017년 중국 베이징에서 운행 중인 1만여 대의 택시 흐름을 파악해 최적화하는 데 활용한 적이 있으며, 바르셀로나에서도 이동 통신사와 함께 시범 운행을 계획하는 등 복잡한 대도시에서 다양한 실험을 진행 중이다. 한편 데이터 이동 속도를 높이기 위해 우리나라에서는 5G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서울시와 협력해 상암 지역에 세계 최초 5G 융합 자율주행 전용시험장을 조성하고, 5G 자율주행 버스를 시범 운행할 계획이다. 교통 경찰 대신 인공지능이 양자 컴퓨터와 손잡고 5G를 활용해 교통정리를 해 줄 날이 밝아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