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s

롤스로이스 CEO 토스텐 뮐러가 말하는 ‘전기차’

2019.04.06GQ

롤스로이스의 CEO 토스텐 뮐러가 롤스로이스의 오늘과 내일을 이야기했다.

서울에 세계 최초로 롤스로이스 부티크를 열었다. 첫 번째도 아닌 일곱 번째 시장인데, 조금 의외다. 전 세계 롤스로이스 전시장을 부티크 형태로 바꿀 예정이다. 첫 번째로 한국을 택했다. 지난해 연간 판매량이 처음으로 1백 대를 넘을 정도로 성장이 가파른 곳이다. 자동차 산업의 변화에 매우 민감한 곳이기도 하고. 가장 큰 시장은 아니지만, 가장 주목해야 할 시장이라고 판단했다. 다음으론 런던과 뉴욕에 부티크가 들어설 것이다.

난해 전 세계에서 4천1백7대를 판매했다. 최고 기록이다. 하지만 도로에서 너무 흔해진다면 ‘희소성의 가치’가 흔들릴 수 있다. 판매량을 조금 늘린다고 해서 그 동안 쌓아온 명성에 흠집이 가진 않을 거다. 하지만 1년에 1만 대 이상 판매하진 않을 생각이다. 회사 규모도 지금처럼 작게 유지하려고 한다. 롤스로이스를 구매하는 과정에서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규모가 비대해져선 안 된다.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롤스로이스를 구입하는 연령층이 많이 낮아졌다. 구매 고객의 평균 나이가 56세였는데, 43세로 내려갔다. 부의 이동을 추론할 수 있는 변화다. ‘블룸버그’ 조사에 따르면 팝송에서 가장 많이 인용된 자동차는 페라리도, 벤츠도 아닌 롤스로이스라고 한다. 시대에 관계없이 젊은이가 가장 선망하는 차는 롤스로이스라는 걸 알 수 있다. 컨버터블인 ‘던’과 쿠페인 ‘레이스’가 새롭게 형성된 부유층의 기호에 맞아떨어진 것 같다. 게다가 최근엔 롤스로이스 최초의 SUV인 컬리넌도 출시됐다. 고객층이 낮아지는 추세는 앞으로도 이어질 거다.

컬리넌보다 작은 SUV를 만들 계획은 없나? 전혀 없다. 웅장하지 않으면 롤스로이스가 아니다. 작은 차는 우리의 관심사가 아니다.
거의 모든 브랜드가 전기차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벌써 상용화시킨 사례도 많고. 10년 내에 롤스로이스의 모든 차를 전기차로 변경하기로 했다.

하이브리드는 생산하지 않나? 전기차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택할 수 있는 방안이다. 롤스로이스는 작은 회사다. 효율적인 길을 택해야 한다. 하이브리드 시대는 오래가지 않을 거라고 판단했다. 현재 중국 대도시에선 순수 전기차가 아니면 도심에 들어가지 못한다. 하이브리드도 역시 진입이 불가능하다. 첫 번째, 두 번째를 다투는 중국 시장의 상황이 그렇다면 우리도 예민하게 대처해야 한다. 굳이 만들 이유가 없다. 게다가 롤스로이스가 속한 BMW 그룹은 전기차 개발에 매우 적극적이다. BMW가 보유한 전기차 관련 기술을 공유할 텐데, 하이브리드를 건너 뛴다고 해도 문제될 게 없다고 본다.

모든 차를 전동화한다면 기존의 파워트레인 등 포기해야 할 게 너무 많다. 갑작스런 변화는 자칫하면 거부감을 일으킬 수도 있다. 그때쯤이면 배터리 기술이 크게 발전해 현재 내연기관차의 주행거리를 뛰어넘을 것이다. 롤스로이스의 커다란 차체를 움직이고도 남을 만큼 힘도 넉넉해질 테고. 분명 내연기관 이상의 성능을 발휘하는 전기 롤스로이스가 탄생할 거다. 다만 내연기관차와 전기차를 동시에 생산하는 시기를 둘 것이다. 중동처럼 12기통에 대한 수요가 끝까지 갈 지역이 있을 테니까. 롤스로이스는 아마 역사상 마지막 12기통 엔진 자동차와 가장 호화스러운 전기차를 동시에 생산하는 브랜드가 될 거다.

    에디터
    이재현
    사진
    Courtesy of Rolls Royce

    SNS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