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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플 때 왜 성적 욕망이 끓어넘칠까?

2019.04.26GQ

기침이 나오고 코로 숨 쉴 수 없을 정도로 막혔을 때, 이상하게 야한 느낌을 받는다고 해도 걱정할 것 없다. 당신만 그런 건 아니니까.

이 글을 읽는 독자들 중 영화 <투모로우>를 아직 보지 못한 사람이 있다면, 지금부터 공개할 스포일러에 대해 미리 사과의 말을 올리고 싶다. 이미 15년이나 지난 영화라 상관없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영화에서 제이크 질렌할은 미국 동부를 강타한 끔찍한 슈퍼 태풍으로 뉴욕 공립 도서관에 갇히게 된다. 하지만, 그는 혼자가 아니었다. 그는 에미 로섬을 포함한 그의 똑똑한 친구들과 함께 갇힌다. 영화에서 로섬은 다리를 다치고, 감염되었고, 이러한 재난 속에서도 그녀의 인생은 이상한 방향으로 흐른다. 그녀는 다 죽을 것 같은 얼굴로 난로 옆에 누워있다. 그리고 그녀와 질렌할은 불타는 사랑을 나눈다.

이 영화를 여러 번 보았기 때문에 이 장면을 또렷하게 기억한다. 가족들과 함께 이 영화를 시청하고 있을 때, 엄마가 이 장면이 논리적이지 못하다고 화를 낸 적이 있다. “감염된 사람이 사랑을 나누는 게 말이 돼?” 그녀가 소리쳤다. 나의 아버지는 정확히 1년 전에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알균 감염(MRSA)이 된 적이 있었다. “나는 할 수 있지.” 아버지가 대답했다. 그 상황은 아주 민망했지만, 뭐 어쨌든 지금은 상관없다. 요점은 에미 로섬은 아팠지만, 성적 욕망은 끓어올랐다. 그리고 이것은 영화에서만의 일이 아니다.

아플 때 성적 욕망이 오히려 더 끓어오르는 현상은 실제 있는 일이다. 믿기지 않는다고? 그렇다면 레딧(Reddit) 포럼을 확인해보자. 많은 사람들이 이 현상에 동의하고 있다. 물론 인터넷은 사람들이 말하는 이상한 것들마저 다 믿는 이상한 장소이기 때문에, 나는 실제 세상에서 내가 아는 사람들에게 이 현상에 대해 물어보았다. 네이트에게 물었을 때, 이렇게 대답했다. “당연한 거 아니야? 나도 그렇고, 누구나 그래!” 나는 트위터에도 투표 글을 올렸는데, 고작 45퍼센트만이 이에 동의한다고 답변했으며, 나는 이 결과를 네이트에게 전했다. 그는 말도 안 된다고 비웃었다 엠마는 이렇게 말했다. “나도 아플 때면 섹스를 해. 콧물이 나오지 않도록 노력하면서도 일단 섹스를 하기는 해.”

또 다른 친구 사라는 이러한 증상에 대해 다음과 같이 묘사한다. “아픈지 이틀째 되는 날에 나는 정말로 흥분돼. 첫째 날에는 그런 생각을 하는 것만으로도 역겨운데 말이야. 결국, 늘 야생적인 자위 행위로 이어져. 남자친구는 내가 아플 때면 내 몸에 손대고 싶어 하지 않으니까 말이야. 아플 때는 보통 하루에 4~5번 정도 자위를 하게 돼. 나도 이해할 수 없고, 남자친구도 정말 이상하다고 생각하지만, 어쨌든 중요한 건 오르가즘을 느꼈다는 거지.”

레딧 포럼의 유저들은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지에 대한 잠재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아플 때면 아무것도 할 수 없기 때문에, 지루해져서 결국에 야한 생각을 하는 거 아닐까?” 한 유저가 말한다. 다른 유저는 약과 섹스의 조합이 마음에 들기 때문에 야한 행위를 시도할 만한 동기가 생긴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유저는 이렇게 써놓았다. “오르가즘을 느낄 때 아주 잠깐이라도 아픈 상태가 사라지기 때문에 좋다. 그리고 자위는 쉽게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방법이다.” 개인적으로 모든 답변이 그럴싸하다고 생각한다.

처음에 남자친구와 이 현상에 관해 이야기 했을때 우리는 둘 다 아프다는 상태 자체가 ‘특별한’ 무언가가 있다고 생각했다. 마치 밖에 폭풍우가 몰아칠 때 느끼는 고립된 심정과 동일한 그 무언가 말이다. (폭풍은 사람들을 흥분하게 만든다. 이것 또한 과학적으로는 증명할 수 없지만.)

심리학자이자 블로거인 션 T. 스미스 박사는 또 다른 과학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그는 1995년의 한 연구를 발견했다. 그 연구에서는 무장대식세포가 침입자(병)을 공격할 때 일어나는 수컷 쥐의 뇌를 분석했다. “먼저 인터루킨-1이라는 사이토카인을 방출한다. 다량의 인터루킨-1은 수컷 쥐에게 짝을 찾아야 한다는 동기를 높인다.” 이 연구 결과는 제법 논리적이지만 여전히 여성에게 일어나는 동일한 현상에 대한 답을 주지는 못한다. 게다가, 이 실험의 대상은 쥐인걸.

생물학적 관점에서 보면, 자신을 스스로 소중히 여길 수 있는 기회를 늘리기 위해 무의식적으로 누군가와 잠을 자려고 할 가능성도 있다. 섹스를 할 때 방출되는 호르몬인 옥시토신은 러브 호르몬이라고도 불리며, 다른 사람들과 유대관계를 맺게 해준다. 사람들에게 자신의 파트너가 운명의 상대라고 느꼈던 순간을 물어보았을 때, 많은 사람들이 아팠을 때 간호를 받았던 순간이라고 답했다.

섹스가 약보다도 더 좋은 두통약이라는 몇 가지 증언도 있다. 심지어 막힌 코도 뚫게 해줄 수 있다고. 그러니까 섹스는 순수하게 실용적인 방법일수도 있다. 나는 쥐 연구 외에 다른 어떤 답변을 들을 수 있을까 싶어서 여러 과학자들에게 연락을 취했다. 처음으로 답변을 해준 한 박사는 이렇게 답한다. “글쎄, 그것은 처음 듣는 현상이다. 분명 논리적인 설명을 하나 이상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하지만 그건 어림짐작에 불과할 것이다.” 아마도 사람들은 그들이 아플 때 흥분된다는 사실을 자신의 의사들에게는 특별히 언급하지는 않는 것 같다.

아마도 현대 의학에서 이 문제에 대한 답을 줄 수는 없을 수도 있고, 영원히 풀 수 없는 과학적 미스터리로 남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이유가 어떻든지 간에, 이 현상을 겪는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

    에디터
    글 / 소피아 벤와(Sophia Beno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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