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에르메스가 <에르메스, 꿈을 꾸는 여행자> 전시에서 선보인 것

2019.05.04GQ

‘에르메스, 꿈을 꾸는 여행자’ 전시에서 떠나는 것과 머무는 것을 생각한다.

1837년 창립자 티에리 에르메스가 마구용품 제조사를 설립한 것을 시작으로, 에르메스는 그간 많은 해를 차곡차곡 쌓았다. 그리고 그 역사에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일관되게 이어지는 맥이 있다. <에르메스, 꿈을 꾸는 여행자 Hermès Heritage-In Motion>전시는 장인과 크리에이터들이 수세대에 걸쳐 단단하게 만든 에르메스의 고유한 정신을 체험하는 기회였다. 큐레이터 브루노 고디숑과 디자이너 로렌스 폰테인의 지휘로 이루어진 5개의 전시실에는 에밀 에르메스의 소장품, 에르메스 아카이브 컬렉션 작품들이 채워졌고, 각 전시실은 면면마다 상징적인 테마, 고유한 색깔, 다양한 오브제로 가득했다. 전시 전체를 관통하는 테마는 여행과 비행, 방랑. 이곳에서 저곳으로 공간을 옮기는 ‘이동’ 수단이 말이든 자동차든 비행기든, 그 여정에서도 낭만과 여유를 찾으라고 에르메스는 나긋하게 권유한다. 우아하게 펼치고 접을 수 있는 피파 데스크, 커틀러리 세트 한 벌을 넣을 수 있는 피크닉 지팡이, 항해 중에도 술을 흘리지 않게 고안된 8개의 유리잔 세트 등은 에르메스답게 견고하면서도 유머가 있다. 이 외에도 에르메스 최초의 스카프와 신화 속 거인을 상상하게 하는 기수용 커다란 부츠, 아름다운 르 플라뇌르 데르메스 자전거 등은 떠나고 싶은 마음을 잔뜩 부추겼다. 전시는 3월 29일부터 4월 10일까지 부산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에서 이어졌고, 여운을 그윽하게 남긴 채 끝났다.

Jeu Des Omnibus Et Dames Blanches Scarf | 1937
1937년에 제작한 에르메스 최초의 스카프로, 실크 트윌 소재로 섬세하게 만들었다. 메달리온 주변을 돌고 있는 마차는 1820년에 도입된 파리 최초의 대중교통을 상징하며, 동그라미 안의 여성들은 대화가 한창이다. 보드 게임 ‘쥬 데 옴니버스 에 담므 블랑쉐’에서 영감을 받았으며 수채물감으로 그린 듯 우아하고 서정적인 무드가 돋보인다.

“The Year of The Road” Greetings Card | 1995, Advertisement For Travel Goods | 1926
오른쪽의 포스터는 1926년 죠르쥬 르파프가 그린 ‘여행용 오브제’를 위한 광고 컷이다. 1995년 에르메스는 그해의 테마인 ‘길’을 기념하는 의미로, 1926년의 광고를 재현해 장 앙리가 채색한 연하장(왼쪽)을 만들었다.

Bolide Picnic Bag 고리버들과 바레니아 소가죽으로 만든 볼리드 피크닉 가방(2016 봄 여름 컬렉션). 컨템포러리 컬렉션.

Etrier Small Clock 루즈 아쉬 박스 소가죽과 구리합금으로 만든 등자 모형 소형 시계 (1984). 에르메스 크리에이션 아카이브.

Hurricane Storm-Resistant Pipe 브라이어와 에보나이트로 대를 만든 폭풍 저항 파이프(1956). 에르메스 크리에이션 아카이브.

nsulated Flask Sheathed In Pigskin Leather 돈피로 감싼 보온병(1936년). 에르메스 크리에이션 아카이브.

Kellyado II Bag 스위프트 소가죽으로 만든 켈리아도 II 백(2018 가을 겨울 컬렉션). 컨템포러리 컬렉션.

Picnic Cane with Mechanism 나무와 강철, 황동과 쇠로 만든 소풍용 지팡이(20세기 초). 에밀 에르메스 컬렉션.

Whisky Flask 백랍, 유리와 가죽으로 만든 위스키 플라스크 (20세기 초), 에밀 에르메스 컬렉션.

Inversable Servise of 8 Spill-Proof Glasses For Sailing 크롬 도금한 황동과 크리스털로 만든, 항해를 위한 8개의 유리잔(1934). 에르메스 크리에이션 아카이브.

Stirrup Heater, Cossack Stirrup, Lantern 왼쪽부터 | 니켈 도금한 철과 양은으로 만든 등자 히터(20세기), 구리로 만든 코사크 등자(19세기), 은 도금과 구리, 쇠로 만든 등자 랜턴 또는 발화 랜턴(19세기 말). 모두 에밀 에르메스 컬렉션.

    에디터
    강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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