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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간 조금씩 뛰었더니

2019.07.05GQ

두 달 동안 조금씩 했던 러닝이 내 인생을 완전히 바꾸고 말았다.

대학 신입생 시절에 약 162cm의 키에 처음으로 91kg을 찍었다. 하지만, 이미 그 이전부터 수년 동안 나는 체중과 전쟁 중이었다. 내가 느끼는 나의 신체 사이즈는 힐을 신지 않은 채 강연을 나설 때부터 옷을 사기 위해 고를 때까지, 내 인생 모든 상황이나 환경으로부터 영향을 받고 있었다. 친구들이랑 저녁에 파티를 한 다음날 아침이면, 몇몇 친구들이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사진을 포스팅하기 때문에, 나는 내가 태그된 사진들의 알림이 와있을까 두려웠다.

수년 동안 축구, 배구 등 여러 운동을 시도했다. 지금은 당연히 그만두었지만 힙합 댄스 수업을 가르친 적도 있었다. 지금도 첫 데이트 때 힙합 댄스 수업에 대한 재미있는 얘기로 분위기를 띄우기도 한다. 대학시절 헬스장에서는 인클라인 러닝머신을 하면서 몇 시간 동안 미드에 빠져 넘어진 적도 있다. 어쨌든 나는 어린 시절부터 늘 러닝을 싫어했다. 12살 때 나는 아빠와 함께 5km를 달리다 마지막 지점에서 죽을 것 같았던 느낌도 기억하고 있다. 나는 고등학교 때 배구팀에 들어가고 싶었지만 1.6km를 10분 안에 달릴 수 없었기 때문에 발탁되지 못했다. 달릴 때마다 ‘실패’의 느낌을 받았고, 그 느낌만이 러닝의 결과로 이어졌다. 대학교 1학년 시절의 여름방학 기간 동안 코네티컷(Connecticut)의 오버나이트 캠프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다. 카약하는 사람들을 감시하고, 아트 스튜디오를 관리하며, 6시간의 릴레이 러닝 레이스에 필요한 복잡한 쇼핑 리스트를 만드는 것이 주 임무였다. 트레이너도 없고, 헬스장처럼 넷플릭스를 볼 수 없는 환경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운동은 러닝이었다.

당시 나는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매일 나는 도로 아래에 위치한 가로등 기둥까지 달려갔다가 다시 숙소로 돌아왔다. 대부분의 러너들에게 그 정도의 거리는 식은 죽 먹기일 것이다. 짐작건데 총거리는 약 1.6km 남짓이었다. 하지만, 나는 스스로 거리에 상관없이 그리고 캠프의 업무량과 관계없이 무조건 하루도 빠짐없이 달릴 것이라고 맹세했다. 그날 이후 나는 61일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달렸다. 61일은 그 해 여름 내가 캠프에서 보냈던 날과 정확히 일치한다. 신기하게도 거울 속의 내 모습이 점점 더 나은 모습으로 바뀌고 있다고 느끼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것보다도 더욱 놀라웠던 점은 내가 러닝을 사랑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결국 러닝은 나의 커리어에서 아주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았다. 한때 나는 스포츠를 즐기기에 좋은 휴가지는 피했었지만, 러닝에 빠진 이후부터는 최고의 러닝 명소를 찾곤 한다. 나는 7번의 마라톤을 완주했으며, 풀코스보다 약간 짧은 여러 레이스에도 참가했다. 결국 나는 지금 인증받은 러닝 코치가 되었다. 이제 지금부터 나의 인생 시각을 바꿀 수 있었던 비밀을 소개한다.

1 선택이 아닌 습관으로 만든다

아주 분명하게 언제, 어디에서 러닝을 할지 먼저 정했다. 스스로를 계획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도록 철저하게 지켰기 때문에, 아무 생각없이 러닝이 하나의 루틴이 되었다. 아침에 이를 닦거나 데오드란트를 바르는 것처럼 말이다. <영국 건강 심리학 저널>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매주하는 운동의 장소와 시간을 정하는 사람들의 91%가 자신의 목표를 달성한다고 한다. 나는 운동 차트를 만들어서 먼지투성이 오두막 숙소 문에 걸어두었다. 매일 땀을 뚝뚝 흘렸으며, 그럴 때마다 영광의 배지를 다는 것처럼 차트에 기록해두었다. 덤으로 발목에는 막 물린 벌레 자국들도 덩달아 늘어났다.

2 제어할 수 있는 능력을 스스로 제어한다

끊임없이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 속에서 좋은 결정을 자포자기하는 ‘결정 피로’는 실제 한다. 나는 2학년 여학생들의 자유형 레이스에서 사용할 결승 끈을 초록색으로 해야 할지 빨간색으로 해야 할지와 같은 여러 중요한 결정들로 이미 과부하 된 상태였기 때문에, 개인 운동은 가능한 쉽게 선택할 수 있게 만들어야 했다. 그래서 달리기를 할 때마다 늘 같은 옷을 입기로 결정했다. 검은색의 레깅스와 화이트 브이넥 티셔츠. 일단 침대에서 일어나 옷을 갈아입고 문밖을 나간다면, 다시 돌아올 여유가 없었다. 휴대폰을 만질 시간조차 없었기 때문에, 운동으로 몸이 약간 젖어있는 상태여도, 남은 하루를 그대로 보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여름 캠프였고, 많은 사람들이 땀투성이인 채로 하루를 보낸다. 더 꾸준히 뛰기 위해 음악 플레이리스트를 만들기도 했다. 빠른 페이스의 음악을 들으면서 운동할 때 운동자각도가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다수의 러너들은 분당 180비트 정도로 보조를 맞춘다. 거기에 맞출 수 있는 음악을 고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3 현명한 목표를 가진다

내가 러닝을 처음으로 포용할 수 있었던 핵심 이유는 러닝 그 자체에 큰 포부를 두지 않았던 마음가짐이었던 것 같다. 나는 어느 정도의 체중을 감량하고 싶었고 예전에 갭 아울렛에서 사두었던 청바지에 몸을 맞추고 싶었을 뿐이었다. 나는 61일 동안 마라톤 완주를 목표로 설정하지 않았다. 그러한 목표는 초보자에게는 비현실적이고 실망감이나 부상의 위험만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달성 가능하고 현실적이며 한정된 시간에 맞춰서 할 수 있는 현명한 목표를 설정함으로써, 목표 달성 확률을 최고로 높여놓았다.

4 마음을 편하게 먹는다

나는 최고의 러너가 되지 못할 것이다. 물론 현재도 여전히 최고의 러너는 아니다. 여름의 끝자락에 다다를 무렵, 마지막 러닝 후에 느꼈던 성취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거대했다. 그 성취를 자축하기 위해 내가 매일 약 15분씩 달렸던 그 도로를 자동차로 운전해봤다. 생각보다 짧아서 놀랐다. 어쨌든 나는 10분 동안의 운전 후에 차를 도로 옆에 세웠다. 당황스러웠지만, 나는 내가 달성했다는 긍지로 감격의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그전까지는 몰랐었지만, 나에게 러닝의 성공은 얼마나 많이 얼마나 빠르게 달렸는지가 아니었다. 무언가를 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던 마음과 그 목표를 위해 계속해서 달렸다는 사실이 나에게는 성공으로 다가온다. 그해 여름, 러닝으로 얻은 교훈을 사랑하게 되었고, 나를 더욱 강하게 만들어주었다. 12년이 지난 후, 여전히 (거의) 매일 그때의 그 마음과 함께 달리며 살고 있다.

    에디터
    글 / 에밀리 아바테(Emily Abbate)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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