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베이거스에 가면 | 지큐 코리아 (GQ Korea)

라스베이거스에 가면

2019-07-10T18:29:43+00:00 |travel|

화려한 쇼와 미식, 그리고 스릴의 도시 라스베이거스에서 쉴 틈 없이 놀고 왔다.

미국이 백화점이라면 라스베이거스는 1층이다. 미국이라는 건물로 들어가기 위해 대체로 지나야 하는 곳이고, 이만큼 밝고 활기찬 곳은 또 없으니. 별자리 헤아리는 밤하늘보단 빼곡한 호텔이 발하는 야경이, 향긋한 풀 냄새보단 코끝 저릿한 향수 냄새가 어울리는 인공 도시. 화려할수록 미덕인 백화점 1층처럼 입장을 독려하는 조명을 24시간 밝힌다. 라스베이거스가 엔터테인먼트 도시로 기능한 지는 약 1백 년이 되어간다. 카지노의 규모가 점점 커졌고, 비교적 관대한 법규 덕분에 씬 시티 Sin City라는 별칭으로 불리기도 한다. 마음의 준비만 되어 있다면 얼마든 속박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라스베이거스가 게임만 즐기는 곳은 아니다. 누구는 너른 도시 외곽의 골프장을 찾고, 누구는 그랜드캐니언에서 땀방울 맺혀가며 요가를 한다. 350미터 높이의 타워에 매달린 놀이기구로 공포와 스릴의 아슬아슬한 경계를 체감하고, 세계적인 셰프가 운영하는 레스토랑에서 행복한 맛에 포위되기도 한다. 다양하게 변모한 엔터테인먼트를 비축해놓은 곳, 내일은 또 어떤 게 생길지 모르는 ‘급속 진화형 도시’. 이를 확인할 기회는 라스베이거스를 찾는 사람에게만 주어진다.

Fine Dining

Play

Absinthe 사회자가 압생트를 들이키자 하늘에서 ‘초록 요정’이 내려온다. 취기는 점점 오르고, 이때부터 ‘B급’ 유머로 범벅이 된 스탠딩 코미디가 시작된다. 요정과 사회자의 두서 없는 수다가 절정에 이를 때쯤이면, 세계 각지에서 온 곡예사가 ‘A급’ 애크러배틱으로 공연의 수준을 바로 잡는 방식이 재미있다. 20세기 초, 파리의 카바레 ‘물랑루즈’를 라스베이거스 버전으로 바꾸었다고 할 수 있는데, 안전장치 없이 펼치는 위태위태한 곡예와 수다가 정신없이 뒤섞이다 보면 이미 1시간 30분의 러닝 타임이 지난 후다. 영어를 못 해도 배우의 행동과 표정만으로도 충분히 내용을 이해할 수 있다. 시저스 호텔 앞에 설치된 옥외 공연장에서 열리며, 매회 매진을 이어가고 있을 정도로 큰 관심을 받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caesars.com/caesars-palace

Mj One 라스베이거스는 ‘태양의 서커스’가 전속 공연을 펼치는 도시다. 호텔에 마련된 전용 공연장에서 인체의 한계를 훌쩍 벗어난 듯한 곡예를 거듭하며 관객에게 안도할 틈을 내어주지 않는다. 물을 주제로 한 <오쇼>, 불을 주제로 한 <카쇼> 등 다양한 공연을 펼치고 있지만, 마이클 잭슨의 노래를 활용해 만든 ‘뮤지컬형 서커스’ 만큼은 꼭 관람하길 권한다. 공중 곡예가 펼쳐지는 가운데 여기저기서 난무하는 ‘문워크’와 ‘린댄스’가 혼을 쏙 빼놓고, ‘빌리진’이 흘러나오며 선보이는 ‘트론 댄스’로 압도적인 무대 연출을 선보인다. ‘플로팅 홀로그램’ 기술로 환생했던 마이클 잭슨이 ‘맨 인 더 미러’을 부르고 먼지처럼 사라질 땐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눈물 섞인 박수를 보낸다. cirquedusoleil.com/michael-jackson-one

The Barbershop Cuts And Cocktails 지금 라스베이거스에서 가장 젊은 호텔은 코스모폴리탄이다. 클럽 마퀴 Marquee에서 열리는 ‘대낮의 풀 파티’ 등 내부에만 있어도 지루할 틈이 없다. 코스모폴리탄은 클래식도 젊은 방식으로 변주한다. ‘더 바버숍 컷 앤 칵테일’은 겉보기엔 평범하지만, 비밀스러운 공간을 꼭꼭 숨겨놓은 살롱이다. 이발과 면도를 마치면 생각지도 못한 넓은 재즈 바로 안내된다. 1백 년 넘은 바닥재와 50년 넘은 테이블로 인테리어를 꾸몄는데, 기분 좋은 원목 냄새에 둘러싸여 위스키를 홀짝이다 보면 어느덧 무대에 오른 재즈 밴드가 은근하게 연주를 시작한다. thebarbershoplv.com

Dream Racing 챙겨야 할 건 여권과 운전면허증뿐이다. 호텔 앞까지 오는 셔틀을 타고 서킷에 도착하면, 생애 가장 빠른 속도로 달릴 준비가 끝난다. 드림레이싱은 32종의 슈퍼카는 물론 레이스 카로 개조한 6종의 차까지 보유하고 있다. 혼다 NSX를 고르면 포르쉐 911 GT2 RS,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 SV 등 ‘하드코어 슈퍼카’를 들이밀며 “This is Las Vegas!”라고 외치는 유쾌한 곳이다. 트랙의 길이는 약 2킬로미터인데, ‘더 밟으라는’ 인스트럭터의 지시에 따라 속도를 내다 보면 어느새 손과 등에 땀이 흥건하다. 아우디 R8을 기준으로 5바퀴를 도는 데 2백49달러고, 헬멧 등 보호장비 사용과 보험료가 금액에 모두 포함된다. 중력 가속도와 랩타임까지 표시하는 ‘고퀄리티’ 주행 영상을 별도로 구매할 수 있다. dreamracing.com

Hotels

Park MGM
대대적인 리노베이션을 거쳐 지난해 다시 개장한 따끈따끈한 호텔. 공간을 키운 건 아니지만, 레드, 그린, 화이트 등 룸마다 ‘테마 컬러’를 설정하고, 액자에 걸린 사진도 모두 다를 정도로 개성이 각각이다. 젊은 세대의 구미에 딱 맞을 만한 호텔. 평일에는 68달러면 예약할 수 있을 만큼 가격대도 저렴한 편이다. parkmgm.com

Nobu Hotel
세계적인 셰프 노부 마츠히사가 운영하는 곳으로, 시저스 호텔 내부에 있는 ‘호텔 안의 호텔’이다. 수영장과 피트니스 센터 등 시저스의 시설을 함께 이용할 수 있지만 내부 콘셉트는 전혀 다르다. 조용한 일본식 정원을 방에 들여놓은 듯 절제된 인테리어와 조명이 라스베이거스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다. caesars.com/nobu-caesars-palace

Etc.

Foodie Tour
유명한 레스토랑의 대표 메뉴를 맛볼 수 있는 미식 패키지 투어. 도심에 있는 레스토랑, 구 시가지의 레스토랑 등 총 4개의 코스가 준비되어 있다.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함께 움직이며 약 3시간 동안 총 네 곳을 찾는다. 이동 중 라스베이거스 명소 투어를 겸하기도 한다. 가격은 구시가지 코스 기준으로 1인 1백25달러. vegasfoodietour.com

Marvel’s Avengers Station
‘어벤저스’ 마니아라면 ‘인생샷’을 남길 수 있는 곳. 캐릭터마다 구역을 나눠 히어로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이야기하고, 실물 크기 피겨로 공간을 빼곡하게 채웠다. 굿즈숍엔 국내에선 보기 힘든 제품이 많아 수집가라면 방문해볼 만하다. 트래저아일랜드 호텔에 있으며, 예약하면 줄서지 않고 바로 입장할 수 있다. treasureisland.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