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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질 아블로가 만든 루이 비통 가방

2019.07.30GQ

루이 비통의 듬직한 가방 둘.

반듯하지만 지루하진 않다. 점잖지만 고지식하진 않다. 이 두 가방은 크기도 모양도 서로 다르지만 꽤 비슷한 인상을 지녔다. 이름은 모노그램 레거시 백팩 트리오와 모노그램 레거시 소프트 트렁크 메신저. 루이 비통의 2019 가을/겨울 컬렉션에 함께 소개되었다. 형광색으로 뒤덮인 가방들의 행렬에도 주눅들지 않고 고아하게 등장했다. 브랜드의 상징과도 같은 브라운 컬러로 정통적인 멋을 살리고, 버질 아블로의 방식대로 3퍼센트만큼의 변주를 더했다. 백팩 트리오의 앞주머니엔 골드 체인을 장식해 커다란 비밀을 숨긴 듯 짜릿하고, 캐러멜색 가죽 플랩은 단정한 실루엣에 힘을 보탰다. 또한 소프트 트렁크 메신저의 모서리와 두 줄의 밴드에 사용한 가죽 트리밍은 클래식한 트렁크의 축소판을 꼭 닮은 모습이다. 그래픽이나 프린트 하나 없지만 담담하게 예쁘다. 디테일이 정교하면 디자인은 힘을 가지기 마련이다. 이렇게 루이 비통은 또다시 고전적인 동시에 가장 현대적인 가방을 만들었다.

    에디터
    이지훈
    포토그래퍼
    이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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