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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베니의 오크통 장인의 위스키 이야기

2019.08.01GQ

발베니의 오크통 장인 이안 맥도날드가 한국을 찾았다. 그가 들려준 50년의 위스키 이야기.

발베니에서 언제부터 일했나? 열다섯 살이던 1969년부터 일했다. 스페이드 사이드 지역에서 태어나고 자랐는데, 학교 주변에 쿠퍼리지와 증류수가 많았다. 학교 끝나고 매일같이 가서 구경하다 보니 어느새 오크통을 만들고 있더라.

목재는 어떻게 선정하나? 위스키 제조 총책임자인 ‘몰트마스터’가 샘플로 들여온 분해된 오크통을 먼저 살핀다. 이후 오크통 부문 장인들과 상의를 거쳐 수입을 결정한다.

요즘은 쿠퍼리지를 보유한 브랜드가 거의 없다. 외주를 맡기는 게 더 효율적이지 않나? 더 편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가 원하는 방식으로 오크통 품질을 유지하고, 제작과 사후 관리까지 모두 통제할 수 있기 때문에 절대 포기할 수 없다.

오크통 크기가 조금씩 다른 이유는? 크기가 작을수록 위스키가 나무에 닿는 접촉면이 커서 숙성이 빠르다. 가장 많이 사용하는 건 ‘배럴’이다. 원래 버번을 담았던 오크통으로, 미국에서 수입해서 재조립한다. 보통 두 번, 많게는 네 번까지 재사용한다.

50년 넘게 오크통을 만들었다. 직업병은 없나? 매일같이 망치질을 하기 때문에 손과 팔에 무리가 갈 수밖에 없다. 양쪽 손과 어깨를 수술했다.

발베니는 유달리 마니아가 많은 브랜드다.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열렬한 위스키 마니아에겐 술맛이 전부는 아닌 것 같다. 브랜드가 어떤 시설을 갖추고, 어떻게 위스키를 만드는지 알고 싶어 한다. 발베니는 경작, 플로어 몰팅을 직접 하는 브랜드고, 오크통까지 직접 만든다. 마니아에겐 굉장히 흥미로울 대목이다.

발베니를 표현하는 단어 하나를 꼽는다면? 젊음. 발베니는 새로운 시도를 즐긴다. ‘피니싱’ 기법도 발베니에서 처음 개발해 다른 브랜드로 퍼진 것이다. 12년 넘게 숙성된 원액을 다른 통으로 옮겨 7개월 정도 담아둔다. 오크통마다 다른 향을 은근하게 입히는 것이다.

발베니를 가장 ‘멋’있게 마시는 방법은? 위스키는 오랜 시간에 걸쳐 만들어지는 술이다. 그 시간을 음미하면서 여유로운 마음으로 마시는 게 멋이다.

그럼 가장 ‘맛’있게 마시는 방법은? 개인적으론 스트레이트에 물을 몇 방울 넣어가며 마시는 걸 좋아한다. 물을 넣을 때마다 향이 더 살아난다.

가장 좋아하는 발베니는? 달콤한 캐릭터 때문에 더블우드 12년과 캐러비안 캐스크 14년을 좋아한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선물을 받는다면 가장 비싼 포트우드 21년산이었으면 좋겠다.

    에디터
    이재현
    포토그래퍼
    설서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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