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YLE

프라다의 ‘우아한 캐주얼함’

2019.08.09GQ

프라다는 과거의 유산을 탄탄히 딛고,가장 최신의 것을 차곡차곡 쌓아올린다.

프라다 2020년 봄여름 남성 쇼는 익숙한 밀란을 떠나 이례적으로 상하이 민생 부두의 저장고에서 열렸다. AMO는 아시아에서 가장 큰 저장 창고 중 하나인 이곳 사일로 홀의 거대하고 남성적인 원형은 그대로 유지한 채 예리한 네온 조명과 독특한 설치물로 전에 본 적 없는 드라마틱한 쇼 공간을 만들었다. 에너지, 도발, 자유 등의 강렬한 단어를 떠올리게 하는 이번 컬렉션은 옷의 길이와 크기에 대한 천진한 해석에 뉴트럴 톤의 낙천적인 컬러를 더해 룩은 밝고 부드럽고 낭만적으로, 무드는 아주 즐겁고 유쾌해 보였다. 분방함은 있으되 프라다 특유의 정교한 테일러링이 더해진 것은 물론이다. 이로써 이 룩을 입는 보수적인 세대에게는 약간의 반항적 모드를, 젊은 세대에게는 적정량의 진지함을 선사한다. 전체적으로 셔츠는 길고 재킷과 블루종은 짧아서, 기존의 남성 룩과는 전혀 다른 리듬감이 보였고 오버사이즈 폴로 셔츠와 스웨터는 예상 못 한 ‘우아한 캐주얼함’을 표현하기에 충분했다. 팬츠는 무릎 길이이거나 발목 위에서 짧게 커팅된 길이여서 투박한 슈즈 위로 치켜 올려 신은 귀여운 양말이 거의 모든 룩에 빠짐없이 나왔다. 다양한 디자인의 가방과 명랑한 프레임의 선글라스, 카세트테이프와 비디오 카메라 프린트와 배지, 패치는 옷과 운명처럼 어울려, 룩을 더 돋보이게 하는 포인트 역할을 톡톡히 했다. 특히 이번 컬렉션에서 새롭게 선보인 프라다 로고는 먼 과거의 것 같기도, 가장 최신의 것 같기도 한 이중적인 매력으로, 등장하는 순간 모두의 시선과 마음을 단번에 확 사로잡았다.

    에디터
    강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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