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의 빌런, 빌 스카드가드의 명료함 | 지큐 코리아 (GQ Korea)

[그것]의 빌런, 빌 스카드가드의 명료함

2019-09-26T16:51:31+00:00 |interview|

빌 스카드가드는 짧고 정확하게 답했다. 고민은 혼자서 하고, 남들 앞에 나설 땐 이미 명료했다. 그런 사람이기 때문에 <그것>의 빌런, 페니와이즈를 두 번이나 감당했을 것이다.

프린지 가죽 재킷과 타탄 체크 셔츠 가격 미정, 데님 팬츠 18만원대, 모두 폴로 랄프 로렌.

시어링 데님 점퍼 30만원대, 폴로 랄프 로렌.

네이비 블레이저와 프린트 치노 팬츠, 가격 미정, 페어 아일 스웨터 30만원대, 모두 폴로 랄프 로렌. 브라운 레이스업 슈즈 39만원, 잘란 스리와야 at 유니페어.

네이비 코듀로이 재킷 30만원대, 화이트 셔츠와 니트 타이 가격 미정, 모두 폴로 랄프 로렌.

브라운 코듀로이 재킷 30만원대, 팬츠 25만원대, 깅엄 체크 셔츠와 타탄체크 타이 가격 미정, 모두 폴로 랄프 로렌. 레이스업 부츠 가격 미정, 알든 at 유니페어.

시어링 데님 점퍼 30만원대, 와이드 팬츠 21만원대, 모두 폴로 랄프 로렌. 화이트 티셔츠는 에디터의 것. 레이스업 부츠 가격 미정, 알든 at 유니페어.

빈티지 플리스 후드 가격 미정, 카무플라주 티셔츠 가격 미정, 모두 폴로 랄프 로렌.

빈티지 플리스 후드 가격 미정, 카무플라주 티셔츠 가격 미정, 모두 폴로 랄프 로렌.

빈티지 플리스 후드 가격 미정, 카무플라주 티셔츠 가격 미정, 모두 폴로 랄프 로렌.

빈티지 플리스 후드 가격 미정, 카무플라주 티셔츠 가격 미정, 모두 폴로 랄프 로렌.

트렌치코트 1백50만원대, 크리켓 스웨터 30만원대, 스트라이프 셔츠와 네이비 쇼츠 가격 미정, 모두 폴로 랄프 로렌. 블랙 더비 33만9천원, 유니페어. 양말은 에디터의 것.

샴브레이 셔츠와 데님 셔츠 가격 미정, 와이드 치노 팬츠 21만원대, 솔로몬 트랙 스니커즈 19만원대, 모두 폴로 랄프 로렌. 양말은 에디터의 것.

브라운 코듀로이 재킷 30만원대, 팬츠 25만원대, 깅엄 체크 셔츠와 타탄체크 타이 가격 미정, 모두 폴로 랄프 로렌. 레이스업 부츠 가격 미정, 알든 at 유니페어.

LA에는 왜 왔어요? 엊그제 LA에서 <그것: 두 번째 이야기> 시사회가 있었어요. 저도 완성된 작품을 처음 봤고요. 오늘 화보 촬영하면서 잠시 잊고 있었는데, 제가 피곤하다는 사실을 방금 다시 깨달았어요. 스웨덴은 지금 자정이거든요.

<그것: 두 번째 이야기>는 완성본을 보니 어땠어요? 더 무서워졌죠. 좀 더 피가 튀고요. 1편에서는 페니와이즈가 상대하는 사람이 아이들이었지만 2편에선 성인이니까, 좀 더 수위가 세져도 충분히 말이 되잖아요. 더 많은 특수효과도 동원됐고, 전체적으로 더 ‘큰’ 영화가 완성됐더군요.

예산이 커졌다는 건 <그것> 1편이 성공했기 때문이겠죠? 당연히요. 원작이 있었기 때문에 2편 제작이 사전에 결정되어 있었고, 저 역시 2편까지 출연이 확정돼 있었어요. 촬영장에 다시 모여 감독님과 스태프들을 만나니 동창회 같은 기분이 들더군요. 1편의 성공 덕분에 분위기가 꽤 좋았어요. 같은 캐릭터를 연기해야 하는 만큼, 더 교묘하게 악랄해야 한다는 걸 열심히 고민하기 시작했죠.

그래서 페니와이즈는 어떻게 달라졌나요? 페니와이즈가 진짜 달라진 점은, 아이들이 돌아오길 바랐다는 거예요. 1편에선 애들을 겁줘서 쫓아내는 게 일이었다면, 이젠 그들을 돌아오게 하려고 해요. 왜냐면, 그 아이들을 그리워했거든요. 제 생각엔 그게 페니와이즈가 다음 단계의 빌런으로 진화한 포인트라고 생각해요. 두려움이 그의 무기이자 도구잖아요. 인간들에게 두려움을 심어주고 싶어 하면서도, 그 감정이 뭔지 이해하지 못했거든요. 이젠 이해하죠. 그러면서 강력한 유대감이 생겨요. 이 캐릭터처럼 비정상적으로 꼬이면, 자기와 비슷한 면을 찾았을 때 상대에게 접근하고 싶어 하는 동시에 괴롭힐 수도 있다고 생각했어요.

스티븐 킹의 원작 자체가 트라우마에 대한 거고, 인간의 가장 어두운 면에 대한 얘기죠. 당신이 묘사하려고 한 감정은 어떤 거였어요? 원작에는 페니와이즈의 입장이나 시선이 배제되어 있어요. 그래서 제가 초반에 주로 한 작업들은, 심리학적 관점으로 페니와이즈를 계속 탐구하는 거였어요. 이 자는 도대체 누군가, 이런 짓을 하게 만든 이유가 뭐였을까, 왜 세계와 단절됐을까…, 그가 내 앞에 있는 것처럼 관찰하고 판단하고 이해하려고 했고, 결국엔 연민해보려고 했어요.

<그것> 외에도 넷플릭스 시리즈 <햄록 그로브>, 훌루 <캐슬 록> 같은 호러 장르에 반복적으로 출연하게 된 건 우연인가요? ‘약간’은 우연이에요. 모두 다른 장르의 다양한 캐릭터로 오디션을 많이 봤는데, 좀 어두운 면이 있는 캐릭터를 찾고 있는 작품에서 저를 좀 더 많이 캐스팅한 것 같아요. 다른 장르를 의도적으로 배제하거나 하진 않았거든요. 코미디나 로맨틱 드라마 오디션도 몇 편은 봤어요.

요즘도 오디션을 보러 다녀요? 주로 시나리오를 받는 입장인 줄 알았어요. 프로젝트에 따라 다를 뿐이에요. 제의가 들어오기도 하죠. 오디션을 보러 다닌다는 걸로 제 위치를 평가 절하하지는 않아요.

꼭 해보고 싶어서 찾고 있는 캐릭터가 있어요? 미리 정해둔 건 없어요. 캐릭터가 입체적으로 잘 그려진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그 역이 부자건 가난뱅이건 시대극이건 현대극이건, 이미 인물이 매력적이니까 다른 건 선택에 영향을 주지 않겠죠. 그런 역을 만났을 때 준비가 되어 있도록 스스로를 유연하고 가변적인 배우로 유지해야겠다는 전략은 있어요. 특정한 쪽으로 치우친 배우로 각인되기 전에 말이에요.

그러고 보니 빌 스카스가드가 평범한 역할을 연기한 적은 거의 없네요. 대담한 선택을 하는 건 배우 초년기에 의욕이 넘치는 사람들이 자주 택하는 방식인 것 같아요. 전 나름대로 괜찮은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평범한 역할 좀 하고 싶다고 해도, 주어질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입장인 것도 맞고요.

빌의 기준에서 좋은 시나리오는 어떤 거예요? 이건 제가 개인적으로 읽을 책을 고를 때 재미있는 것과는 아주 달라요. 스토리가 좋으면 좋을수록, 그걸 책임져야 하는 사람이 저인 거죠. 그러니까 웃기건 감동적이건 자극적이건 그 흐름이 저한테 낱낱이 이해돼야 해요. 캐릭터가 하는 말이나 행동을 읽을 때, 그 친구가 마음에 들어야 해요. 주위에 있는 사람들 중에도 분명히 끌리는 사람이 있어요. 그 사람의 인성이 좋고 나쁘고와는 관계없이. 배역도 확실히 관심이 가는 인물이 있어요. 직감을 따르면 대부분 맞아요. 결국 제가 연기해야 하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돌이켜보면 실수라고 할 수 밖에 없는 섣부른 결정들도 분명히 있잖아요? 실수, 엄청 많이 했죠. 어떤 작품이었는지 여기서 제목을 말할 순 없지만요. 하하. 절 탓하고 싶을 때, 미숙했다는 자책이 들 때, 아버지가 해준 말이 있어요. 제일 망한 경험으로부터 가장 많이 배운다고요. 돌이켜보면 현장이 엉망이었거나 흥행에 실패했을 때, 제가 좀 더 뭔가를 하려고 노력했고 고민했으니까요. 잘못된 선택을 했을 때 배우로서는 가장 크게 성장한다고 생각해요.

아버지가 스텔란 스카스가드고, 스웨덴에서 가장 유명한 배우 집안이에요. 집에서 가족끼리 일 얘기도 하나요? 물론 여느 가족이 할 법한 평범한 얘기를 훨씬 많이 하죠. 가족들 중 누군가의 안부를 업데이트하다가, 중간중간 툭하고 일 얘기가 나오죠. 아버지가 했던 행동이나 말을 나중에서야 그땐 그런 뜻이었구나 이해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요. 그렇게 간접적으로 배우는 게 대부분의 아버지와 아들 사이의 보편적인 커뮤니케이션인 것 같아요.

2대에 걸쳐 아버지와 같은 분야에 있는 아들들은 그늘에서 벗어나려 하거나 일부러 다른 방향으로 가기도 하죠. 전 그런 굳은 결심을 하고 나섰다기보단 아주 어릴 때 연기를 시작했고, 그냥 쭉 해왔어요. 사실 아버지가 배우이기 때문에 내가 그 길을 따라간다는 느낌조차 없었어요. 보통의 사람들이 자기 진로를 선택할 때와 마찬가지로 제 길을 찾는 것은 재미있었고, 잘 하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잘하고 있다는 기분은 어떤 거죠?보통은 ‘내가 잘하고 있는 건가?’하고 혼란스러워하는 사람이 더 많잖아요. 그게 설명하기 참 어려운데, 살면서 어떤 일을 계속하다 보면 잘 풀리고 있는지 아니면 엉망이 되어가는지, 나만 알 수 있는 흐름이라는 게 있어요. 배우라는 직업은 아주아주 힘든 직업 중에 하나예요. 왜냐면 이 세계는 냉정하니까요. 제가 좀 못하면, 사람들이 저한테 잘 못 한다고 곧바로 알려주는 직업이예요. 제가 “난 연기를 기막히게 잘 한다”고 말하고 싶은 게 아니에요. 그냥 전 연기를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누군가가 뮤지션이라면 음악과 통하는 게 있어야 하잖아요. 음악을 듣거나 만들어도 아무 감정이 없는데 뮤지션을 할 수는 없는 거에요. 전 연기라는 것과 제가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해요.

연기 말고 연출이나 제작에도 관심이 있어요? 사실 지금 제가 제작에 참여하는 TV 시리즈를 하나 기획하고 있어요. 아직 아주 초기 단계지만요.

배우 혹은 제작자의 입장에서 TV 시리즈와 영화가 다르게 느껴지는 점이 있나요? TV 시리즈는 여러 회 차를 찍어야 하기 때문에 촬영 기간이 길다는 것 외엔 별다른 점은 없는 것 같아요. 뭔가를 구분해야 한다면 기준은 예산이에요. 독립 영화 촬영장과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의 분위기는 다를 테니까요.

스트리밍 시장이 생기면서 영화 배우, 드라마 배우 같은 구분이 무의미해지긴 했어요. 극장에 안 가고 케이블 TV만 보는 시청자, 스트리밍만 보는 시청자가 분명히 있기 때문에, TV 시리즈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다른 관객을 만날 수 있으니까요.

당신은 어떤 스트리밍 서비스의 회원인가요? 넷플릭스, 훌루 등 가입할 수 있는 유료 서비스란 서비스는 전부 다 가입한 것 같은데요.

모니터링하듯이 보나요? 당신하고 TV를 같이 본 적은 없지만, 당신이 TV를 보는 것과 제가 TV를 보는 게 똑같다고 확실하게 말할 수 있어요. 그냥 편하게요. 요즘 열심히 보는 건 HBO 오리지널 시리즈 <석세션>을 꼽을게요. 그리고는 다큐멘터리나 스탠드업 코미디를 주로 봐요.

스탠드업 코미디라고요? 혹시 누굴 웃기고 싶은 욕망이 있나요? 아니요. 제 자신을 웃기고 싶은 욕망이 있어서 봅니다.

당신에게 작년 가을쯤에 아이가 생긴 것 같은데, 공식적으론 아무 말도 안 하더군요. 오늘도 그에 대한 언급은 안 할 생각인가요? 네, 안 할 거예요. 전 소셜 미디어에 모든 걸 다 공유하는 자들을 여전히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이어서요.

남은 올해는 뭘 하고 싶어요? 그냥 스웨덴에 머물면서 조금 쉬고 싶어요. 올해에만 영화를 3편 찍었고, 조금 지친 것 같기도 해요. 쉴 때는 스톡홀름에 돌아가야 진짜 쉬는 기분이 들어요. 스웨덴 집들은 조명에 끼운 전구의 색 온도까지 아주 아주 신중하고 온화한 분위기를 풍기죠.

이르지만 크리스마스 계획은요? 저희 가족이 모두 합쳐 스물두 명이거든요. 다 한 자리에 모일 거고, 전 약간 취해 있을 예정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