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다즈 서울의 디자이너 피에트 분 | 지큐 코리아 (GQ Korea)

안다즈 서울의 디자이너 피에트 분

2019-09-27T15:56:04+00:00 |interview|

안다즈 서울 강남의 디자인이 유쾌하고 멋질 수밖에 없는 이유. 네덜란드 디자이너 피에트 분이 이를 몸소 증명한다.

안다즈 서울 강남에서 제일 먼저 찍은 사진은? 정문에 새겨진 호텔 로고를 찍었다. 클라이언트니까. 하하.

디자인을 하면서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던 부분은? 단상처럼 설계한 로비의 계단이 궁금했다. 계단을 흥미롭고 감각적으로 디자인해 방문객들이 2층의 다이닝 공간으로 올라가도록 유도하고 싶었다. 시간을 내 로비 풍경을 지켜봤는데 의도대로 된 것 같다.

당신이 생각하는 안다즈의 DNA는? 기존 호텔들은 오로지 고객을 위해서만 존재하는 것 같다. 반면 안다즈는 투숙객이나 고객이 아닌 이들도 편하게 모일 수 있는 공간을 지향한다. 또 5성급 하이엔드 럭셔리 호텔의 정체성에 젊은 감각을 더해, 즐겁고 재미있으면서 고급스러움을 놓치지 않으려고 한다. 이곳을 예로 들면 카페처럼 디자인한 리셉션 공간에선 메뉴를 주문하는 것처럼 간편하게 체크인 과정이 이뤄진다. 체크인을 마친 후 그 자리에서 시간을 보내도 좋다.

안다즈는 주변 지역의 문화와 트렌드를 적극 활용하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당신이 주목한 강남의 특징은 무엇인가? 호텔 주변 골목들을 많이 둘러봤는데 다양한 식당이 공존하고 있는 게 인상적이었다. 한국식 바비큐 식당 옆에 태국 음식점이 있고, 그 옆에 이탤리언 레스토랑이 있는 식이다. 이를 다이닝 공간에 반영했다. 미식 골목처럼 다섯 종류의 키친을 자유롭게 즐길 수 있도록 벽을 두지 않았다.

당신의 시그니처 스타일이 잘 드러난 공간은? 스파가 아닐까 싶다. 심신이 편안해질 수 있도록 부드러운 톤과 무드에 중점을 뒀다. 내 디자인 스타일이 ‘고요함 속의 세련미’라 불리는 이유를 확인할 수 있을 거다.

주로 고급 주택의 인테리어 작업을 해왔다. 호텔 디자인은 어떤 경험인가? 호텔 인테리어는 늘 해보고 싶은 분야였다. 30년 이상 이 일을 하면서 8년 전 처음 호텔을 맡았으니 시간이 꽤 걸린 셈이다. 최근 호텔이 지향하는 디자인이 바뀌고 있음을 느낀다. 과거에는 비즈니스에 중점을 뒀다면 요새는 집처럼 편안한 분위기를 원한다. 호텔 업계에 이 말을 하고 싶다. “진작 이렇게 하지 그랬어.” 농담이다.

커리어 초반, 건축계에 몸담았던 경험은 어떤 도움이 되나? 디자인을 시공하는 일을 했는데 가끔 어떤 디자인은 쓸모없고 오래 가질 못 했다. 그런 경험이 있어 기술적인 부분을 중시하고 실현 가능한 것만 디자인한다.

당신의 취향을 디자인에 반영하기도 하나? 그건 아니다. 오로지 클라이언트의 의견에 따른다. 붉은색이 공간에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아도 클라이언트가 원하면 붉은색을 쓴다. 대신 결정을 내리기 전에 소통을 많이 하고 아이디어를 다양하게 제안한다. 이마저도 싫다고 하면 다른 방안을 찾는 수밖에.

무엇을 디자인할 때 특히 흥미를 느끼나? 자동차를 굉장히 좋아한다. 레인지로버와 협업하기도 했고, 포르쉐의 디자인을 맡았을 땐 너무 기뻤다. 그런데 작업을 마친 상황에서 최고 책임자가 외부인이 포르쉐의 디자인에 손을 대는 게 싫다고 하더라. 완성된 결과물을 보여줬고 다행히 그가 마음에 들어해 계속 진행할 수 있었다. 재밌는 경험이었다.

일이든 여행이든, 낯선 도시에 가면 꼭 하는 것은? 맛집을 찾아 다닌다. 서울에선 어제 저녁 식사를 한 레스토랑이 인상적이었다. 한식과 프렌치를 접목한 음식과 심플하지만 세련된 공간 모두 맘에 들었다. 한국 디자이너가 인테리어를 맡았다고 하더라.

당신이 사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최애 맛집은? 토스카니니(Toscanini)라는 이탤리언 식당. 안다즈 암스테르담 가까이 있다. 인테리어는 특별하지 않지만 음식은 정말 끝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