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ctorial

MEN OF THE YEAR 2019 – 황민현

2019.11.18GQ

현명한, 사려 깊은, 밝고 긍정적인, 멈추지 않는. 뉴이스트 민현의 지금을 말하는 표현들.

블랙 패딩 점퍼 2백44만원, 7 몽클레르 프래그먼트.

화이트 오버올 스키복 4백32만원, 3 몽클레르 그레노블. 블랙 워커 90만원, 6 몽클레르 1017 알릭스 9SM.

폴라 플리스 재킷 2백71만원, 블랙 레깅스 1백7만원, 블랙 워커 90만원, 모두 6 몽클레르 1017 알릭스 9SM.

블랙 스트라이프 니트 1백51만원, 레드 체크 스커트 1백51만원, 모두 2 몽클레르 1952. 블랙 폴라 플리스 베스트 1백12만원, 블랙 레깅스 1백7만원, 블랙 워커 90만원, 모두 6 몽클레르 1017 알릭스 9SM.

블랙 패딩 롱 점퍼 2백44만원, 7 몽클레르 프래그먼트. 블랙 샤이니 롱 코트 1백61만원, 8 몽클레르 팜 엔젤스.

폴라 플리스 재킷 2백71만원, 6 몽클레르 1017 알릭스 9SM.

블랙 패딩 베스트 1백61만원, 7 몽클레르 프래그먼트. 프린지 패딩 글러브 1백39만원, 3 몽클레르 그레노블. 블랙 팬츠 82만원, 블랙 워커 90만원, 모두 6 몽클레르 1017 알릭스 9SM. 티셔츠는 에디터의 것.

나일론 소재 모자 50만원, 가죽 재킷 8백85만원, 블랙 엘라스틱 이너 72만원, 모두 6 몽클레르 1017 알릭스 9SM.

블랙 패딩 톱과 팬츠 가격 미정, 모두 5 몽클레르 크레이그 그린.

그레이 블루 패딩 톱과 팬츠 가격 미정, 블랙 부츠 95만원, 모두 5 몽클레르 크레이그 그린.

블랙 캡 50만원, 패딩 점퍼 3백53만원, 폴라 플리스 롱 재킷 2백44만원, 블랙 레깅스 1백7만원, 모두 6 몽클레르 1017 알릭스 9SM. 스키 부츠 74만원, 3 몽클레르 그레노블.

블랙 패딩 톱 가격 미정, 5 몽클레르 크레이그 그린.

올해의 남자가 된 기분이 어떤가요? 그동안 <지큐> 표지를 장식한 훌륭한 분들 사이에 끼려니 조금 쑥스럽기도 해요. 처음엔 마냥 기쁘기만 했는데 다시 한번 생각해보니까 제게 과분한 것 같아요.

뉴이스트는 데뷔 이래 최고의 한 해를 보냈어요. 올해의 남자들, 올해의 아이돌 그룹으로 충분히 자격 있어요. 미니 7집 <The Table>로 음악방송 1위 5관왕 피날레를 장식했잖아요. 8년 만에 시도한 변화가 대중들에게 제대로 통했어요. 사실 걱정도 고민도 많았어요. 저희 정말 신인 때처럼 연습했어요. 그동안 무대 위에서 슈트를 입어야 할 것만 같은 각 잡혀 있는 음악을 주로 해왔다면, 이번에는 청량하고 발랄하고 뭔가 기분이 좋아지는 매력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 그런 부분을 많이 연구했어요. 첫 방송하던 날, 생각했던 것보다 반응이 훨씬 좋았어요. 무대 위에서 활짝 웃는 멤버들의 모습을 보니까 다들 너무 예쁘더라고요. 우리가 했던 고민이 다 해결된 기분이 들었죠. 앨범을 프로듀싱한 백호가 가장 걱정을 많이 했는데, 그 친구가 활짝 웃는 모습을 보니까 괜히 뭉클하더라고요.

이번 앨범의 타이틀처럼 멤버들에게 잊지 못할 테이블이 있었나요? 지금까지 다 같이 앉아서 밥 먹은 횟수는 셀 수 없을 만큼 많아요. 아무리 열심히 준비해도 결과가 좋지 않으니까 다들 조금씩 힘들고 지쳤던 시기가 있었어요. 어느 날 숙소 거실에 앉아서 다 같이 술을 마셨어요. 당시에는 다들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으니까 편의점에서 사온 과자에 소주를 마셨죠. 평소에 술을 잘 안 마시는데 그날은 좀 마셨고 갑자기 제가 울컥했어요. 당시에 테이블도 없이 거실 바닥에 앉아서 족발을 먹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서로 울고 위로해주던 그런 날이 있었네요. 힘든 시기를 견디고 지금은 멋지게 잘 살고 있으니까 서로가 그런 모습에 대견함을 느끼죠.

눈물이 많은 편인가요? 별로 없어요. 멤버들 앞에서만 눈물을 보이는 것 같아요. 편해서. 슬픈 드라마나 영화를 봐도 안 우는 편인데 인간관계에 서는 가끔 눈물 흘릴 일도 생기는 것 같아요.

멤버들을 바라보며 민현 씨가 “다들 잘 컸다”고 아련하게 말하던 모습이 떠올라요. 뉴이스트 안에서 성장의 의미는 뭐라고 생각해요? 중학교 3학년 때 만나서 이제 스물다섯 살이 됐어요. 멤버들을 처음 봤을 때 다들 까맣고 정말 말랐던 기억이 나요. 외형적으로는 모두 소년에서 청년이 된 모습이 가장 큰 변화죠. 사춘기처럼 예민해지기 쉬운 나이에 만나서 처음엔 서로 이해 못하는 지점도, 안 맞는 부분도 많았어요. 그래서 다투기도 했고요. 각자의 성격도 패턴도 다르다는 것을 조금씩 받아들였고 이제는 굳이 애쓰지 않아도 서로를 배려하는 것이 습관이 되었어요. 평소에 멤버들끼리 일부러 주접스러운 말을 많이 해요. 이를테면 “와 뭐가 꽃인지 모르겠다” 이런 식으로 듣기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말요(웃음). 저희가 주고받는 그런 장난스러운 말이 서로의 자존감을 높여준다고 생각해요. 제가 오늘 낮에 식물을 사러 꽃집에 다녀왔는데 사장님이 그러시더라고요. 매일 칭찬해주면 식물도 더 잘 자란다고요.

정말이지 다들 유들유들해졌네요. 뉴이스트 앞에 ‘비주얼 그룹’이라는 수식어가 붙어요. 본인들도 그것을 부정하지 않고 당당하게 인정하는 모습에서 묘한 자부심이 느껴져요. 맞습니다. 누군가 잘생겼다 못생겼다라고 판단하는 건 순전히 개인의 취향에 근거한다고 생각해요. 제 취향으로 봤을 때 우리 멤버들 다 잘생겼어요. 자기만의 관리법이 각자 다른데 백호 같은 경우는 웨이트 트레이닝을 굉장히 열심히 하면서 몸을 건강하게 관리해요. JR은 화장품 모델로 발탁되면서부터 굉장히 열심히 피부 관리를 하고 있고 렌은 예전부터 열심히 자기 관리를 해왔어요. 아론 형도 곧 서른이라며 최근에 부쩍 열심히 이런저런 관리를 시작하더라고요.

뷰티의 핵심은 이너 뷰티 아니던가요? 단기간에 강도 높은 일정을 소화하려면 아이돌이야말로 정말 잘 챙겨 먹어야 하는 직업 같아요. 영양제를 정말 많이 먹습니다. 하루에 필요한 영양소가 담긴 비타민 패키지도 챙겨 먹고 도라지즙, 홍삼, 로열 젤리, 아침에는 올리브유, 잠들기 전에는 콜라겐, 그리고 꿀물도 자주 타서 마시고 술 담배는 전혀 안 해요. 제가 과일 깎는 데 서툴러서 귤, 바나나, 방울토마토 같은 것을 많이 사두고 저녁에 배고프면 야식 대신 먹기 쉬운 과일을 먹어요.

잠들기 전 얼굴에 팩 붙이고서 책을 읽고 곱게 과일 먹는 모습을 잠깐 상상해봤어요. 아이돌차트에서 진행한 ‘책과 가장 잘 어울리는 아이돌’ 설문에서 1위를 차지했는데 이런 이미지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건 아니네요. 실제로도 책을 좋아하나요? 책도 즐겨 읽지만 읽으면서 상상하는 시간도 좋아해요. 옛날에는 일이 잘 안 풀리고 힘들면 책에서 답을 얻으려고 했어요. <적을 만들지 않는 대화법>은 여러 번 읽은 책이에요. 독립하면서 그동안 모아둔 책을 일부러 침실로 옮겼어요. 책이랑 함께 있으면 전부 읽지 않아도 뭔가 마음이 풍요로워지거든요.

황민현의 화법에 대해 많이들 이야기해요. 정확한 단어를 사용하고 부정보다는 긍정의 방식으로 상대를 보듬어주는 말하기를 구사하죠. 이를테면 음식을 두고서도 ‘맛없다’는 표현 대신 ‘입맛에 맞지 않는다’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처럼요. 이런 것은 의식적으로 오랜 시간 노력해온 것인가요? 부산에서 올라와서 사투리를 고치기 위해 뉴스 따라 읽는 훈련도 하고 책을 소리 내서 많이 읽었어요. 그리고 좋은 사람이 되려면 타인에게 상처 주는 말은 안 해야 하잖아요. 또 조금 더 예쁘게 말하고 싶은 마음에서 그걸 잘 전달하기 위해 의식해서 더 노력했어요. 지금은 그런 것들이 습관이 된 것 같아요.

딕션도 정확하고 목소리 톤이 좋아서 오디오 북을 해도 잘 어울릴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뮤지컬에 최적화된 능력이기도 하고요.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에 도전하지 않았더라면 깨닫지 못했을 것들이 있나요? 일단 제 목소리는 미성에 가까워요. 감미로운 노래에 잘 어울리는 목소리고, 또 많은 분이 그런 점을 좋아해주고 저도 자신 있게 잘할 수 있고 더 발전시키고 싶은 부분이고요. 그런데 뮤지컬 무대 위에서 제가 부르던 방식으로 노래를 하니까 어려운 점이 많더라고요. 더 힘을 써서 소리를 뱉어야 했는데 8년 동안 불러온 방식을 한순간에 바꾸기는 쉽지 않았어요. 그래서 뮤지컬 연습 시간 이외에도 개인 레슨을 따로 받았어요. 스타일을 바꿔보려고 많이 노력했죠. 첫 공연 올라가던 날까지도 너무 불안했고 실수도 많았지만 그러면서 배우는 것이 진짜 많았어요. 함께 호흡을 맞춘 뮤지컬 배우 선배님들이 알려주는 팁 덕분에 점점 더 좋아지는 걸 느꼈고 그런 피드백을 받을 때마다 굉장히 뿌듯했어요. 뮤지컬을 하면서 나도 힘 있는 소리를 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목소리나 음색에 대해 들어본 기억에 남는 말은 뭐였나요? 계속 듣고 싶은 목소리, 그런 말을 들으면 희열을 느껴요. 그리고 팬분들이 오래오래 노래 해달라고 말할 때, 괜히 좀 뭉클해져요.

극중에서 맡은 악셀 폰 페르젠 백작은 로맨틱하면서도 이성적인 성격을 가진 스웨덴 귀족이에요. 인간 황민현과도 비슷한 지점이 있나요? 페르젠은 시야가 넓은 사람이에요. 저도 멤버들 사이에서 늘 중립의 입장에 있는 편이라서 그런 성격이 서로 좀 닮았어요. 바른 삶의 태도를 유지하려는 점도 비슷할 수 있겠네요. 제가 목이 길어서 거북목증후군이 좀 있는 편인데 군인과 백작 역할에 걸맞게 늘 꼿꼿한 자세를 유지하니까 굽어 있던 자세도 덕분에 좋아졌어요.

뮤지컬을 할 때 제복이 정말 근사하게 잘 어울렸어요. 할로윈 시즌 이벤트처럼 특별하게 준비한 무대에서 항공사 유니폼을 코스튬으로 선택한 것도 같은 이유였나요? 누가 봐도 멋있어 보이는 룩이라서 그렇게 해봤어요. 제가 평소에 비행기를 자주 타곤 하는데, 비행기에서 여러 나라의 언어로 안내를 해주는 기장님들이 정말 멋있고 듬직해 보였어요. 뭐랄까 비행기를 지켜주는 히어로 같은 느낌?

히어로에 대한 애착이 좀 있네요. 영화 <트랜스포머>의 옵티머스 프라임을 좋아해서 인스타그램 아이디를 @optimushwang이라고 정했다는 일화를 들었는데. 저에게 항상 영웅 같은 존재예요. 노트북과 휴대 전화의 배경화면도 모두 옵티머스 프라임이었어요. 늘 자신을 희생해서 팀원을 구하고 적을 물리치는 모습 때문에 그 캐릭터를 좋아했어요. 긍정적이란 뜻도 제가 추구하는 가치관과 완벽하게 잘 맞고요.

민현에게 영웅 같은 존재는 누구인가요? 아버지요. 가끔 술 한잔 드시면 전화를 하세요. 제가 방송에 나오는 모습이 뿌듯하고 대견해서 기분이 좋다고 늘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주세요. 아버지와 통화하고 나면 힘이 많이 나요.

오랜만에 부산에 내려가면 꼭 들르는 장소는 어디예요? 부산에 갈 때마다 꼭 먹는 음식이 있어요. 다리집 떡볶이. 어린 시절부터 즐겨 먹던 음식이라서 서울에 있으면 가장 많이 생각나고 그리운 곳이에요. 다리집에서 떡볶이 한 접시 먹고 엄마랑 같이 산책하던 광안리 바닷가, 가장 애착과 추억이 많은 장소예요.

    에디터
    패션 에디터 / 박나나, 허람 피처 에디터 / 김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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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희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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