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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약을 꿈꾸며 컴백한 아이돌 5팀의 전력 분석

2019.11.29GQ

일주일 사이 여러 아이돌 팀들이 새 앨범을 발매했다. 그중에서도 제각기 새로운 도약이 필요한 시점에 컴백한 다섯 팀, CIX, 골든차일드, 우주소녀, 아스트로, AOA를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CIX
발매 11월 19일 ‘HELLO Chapter 2. Hello, Strange Place’
핵심 이슈 더는 ‘배진영 그룹’으로 남을 수 없다
전망 및 총평 CIX의 멤버들은 모두 두 글자로 된 이름을 쓰지만, 여전히 배진영만은 ‘진영’이 아닌 ‘배진영’이라는 이름을 쓴다. 워너원으로 활동했던 배진영이 남긴 강한 인상을 CIX라는 팀에게도 이식하려는 노력의 일환. 하지만 이번에 발매한 두 번째 EP는 ‘2019년의 H.O.T’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학원물 콘셉트로, 음악적으로나 퍼포먼스적으로나 배진영 개인을 내세우기보다 팀 전체를 아우르는 서사에 더욱 공을 들인 결과물이라는 인상을 준다. 이제는 ‘배진영 그룹’이 아니라 ‘K팝 인기 보이그룹’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당장 눈에 보이는 성과보다 장기적인 미래를 계획하며 더 탄탄해진 그룹적 색채에 눈길이 갈 수밖에 없다. 엑소의 ‘LOVE SHOT’을 만든 작곡가의 노래를 ‘방관자’라는 학원물로 바꿔 부르는 반항적인 소년들의 모습, 흥미롭지 않은가.


골든차일드
발매 11월 18일 ‘Re-boot’
핵심 이슈 막내 보민이 웹드라마 ‘에이틴’ 주하로 얻은 인지도와 콘셉트 변화
전망 및 총평 골든차일드는 인피니트를 잇는 울림엔터테인먼트의 두 번째 보이그룹으로 화려하게 데뷔했다. 하지만 멤버들끼리도 그동안 받아든 결과가 다소 아쉽다는 점을 인지하고 이번 ‘Re-boot’ 활동에 전력을 쏟아붓는 중이다. “멤버 빼고 모든 것이 바뀌었다”고 얘기할 정도의 커다란 변화, 그 가운데에는 인기 웹드라마 <에이틴>에서 주하 역을 맡아 큰 인기를 끈 보민이 있다. KBS ‘뮤직뱅크’에서도 MC를 맡고 있을 정도로 인지도가 높아진 그의 활약을 바탕으로 골든차일드는 재도약의 기회를 얻었다. 물론, 청량하기만 했던 소년들이 어둡고 강한 남성의 모습을 표현하면서 새로운 매력을 드러냈다는 사실도 빼놓을 수 없다. 이제 말 그대로 다시 부팅을 시작한 건강한 청년들의 현재.


우주소녀
발매 11월 19일 ‘As You Wish’
핵심 이슈 스타쉽 엔터테인먼트에 쏟아지는 화살도 이겨내는 그룹
전망 및 총평 우주소녀는 스타쉽, 위에화 엔터테인먼트의 합작으로 만들어진 그룹이다. 최근 Mnet <프로듀스 X 101> 결과 조작과 관련해 논란의 대상이 됐던 스타쉽 엔터테인먼트 소속이라는 점이 우주소녀의 활동에 제약을 가져올 수 있었던 상황. 더군다나 중국인 멤버들이 한동안 중국 현지에서 활동하게 되면서 한국인 멤버들끼리 팀의 색깔을 유지하는 데에 많은 공을 들여왔다. 그러나 보란 듯이 우주소녀의 새 EP ‘As You Wish’는 높은 퀄리티의 음악으로 가득하다. 전작들에 비해 대중적인 요소가 많이 엿보이는 타이틀곡 ‘이루리’는 수많은 아이돌 그룹들이 컴백한 상황에서도 SBS MTV <더 쇼>에서 1위를 차지했다. 그동안 우주소녀가 쌓아온 탄탄한 서사적 바탕과 높은 앨범 및 퍼포먼스의 완성도가 커다란 악재도 없던 일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중국인 멤버들이 다시 돌아와서 합류하더라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일 듯 하다.


아스트로
발매 11월 20일 ‘BLUE FLAME’
핵심 이슈 차은우의 꾸준한 대중적 인기와 문빈의 인지도 상승
전망 및 총평 아스트로는 차은우가 잘생긴 외모로 인기를 얻으면서 함께 인지도가 높아졌다. 올해도 그는 MBC <신입사관 구해령>에서 주연을 맡았고, 케이블 채널과 지상파 채널을 오가며 주연을 맡았다. 그게 가능한 아이돌 그룹 출신 배우가 흔치 않다는 점에서 여전히 좋은 입지를 누리고 있다. 더불어 XtvN의 <최신유행 프로그램>에서 능청스러운 연기로 인기를 끄는 문빈은 선미의 ‘24시간이 모자라’, 가인의 ‘피어나’ 등 여성 가수들의 퍼포먼스를 커버하면서 아스트로의 퍼포먼스에서 색다른 면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이번에 발매된 ‘Blue Flame’은 이런 장점들을 모두 이용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세련된 남성의 이미지를 부각시킨 콘셉트는 두 멤버가 가져온 호재와 아스트로라는 팀 전체의 어른스러운 느낌이 합쳐진 시너지로 모두를 돋보이게 만든다. 다만 아쉽게도 문빈은 건강상의 문제로 이번 활동에서 빠지게 됐다.


AOA
발매 11월 26일 ‘NEW MOON’
핵심 이슈 터닝포인트가 된 Mnet <퀸덤>에서의 활약
전망 및 총평 AOA의 미래는 Mnet <퀸덤>에서부터 다시 쓰이게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민이 ‘너나 해’에서 부른 “I’m the tree.”라는 한 구절에서부터 그들은 지는 꽃이 아닌 굳건한 나무가 된 걸그룹 멤버들의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더불어 가장 대중적으로 인기가 많았던 설현을 비롯해 지민, 유나, 혜정, 찬미 등 모든 멤버들이 주목받는 계기가 마련되며 5인 체제의 AOA 또한 새롭게 태어났다. 이제 ‘NEW MOON’에서 그들은 팀명에 담긴 의미처럼 천사가 아니라 문헌터, 즉 사냥꾼이자 전사의 이미지를 보여준다. 자신들을 감시하고 있는 달을 부수고 자유로워지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이 앨범을 통해 AOA는 천사든 전사든 상관없다는 태도로 무대에 선다. 멤버 개개인이 또렷한 캐릭터를 갖게 됐으면서 동시에 팀의 색깔까지 요즘 여성들의 변화에 호응하면서 팬까지 늘어났다. ‘Ace Of Angel’이 K팝의 명쾌한 ‘ACE’가 된 순간.

    에디터
    글 / 박희아(대중문화 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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