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스토브리그] 하는 날 | 지큐 코리아 (GQ Korea)

오늘은 [스토브리그] 하는 날

2020-01-03T15:55:21+00:00 |tv|

시청률과 화제성 모두 범상치 않은 속도로 치고 올라가고 있는 드라마 <스토브리그>가 기다려지는 이유.

1 남궁민의 “그래요…”
<나 혼자 산다> 통해 보인 남궁민의 모습과 말투가 그대로 드라마로 옮겨갔다. 특유의 느린 말과 느린 행동이 캐릭터와 맞아 떨어지면서 오히려 더 현실감이 넘치고, 시너지가 났다. 특히 구단 안팎의 사람들로부터 ‘하나마나한 소리’를 들었을 때 백승수 단장이 내뱉는 한마디 “그래요….”는 돌직구도 아닌데 뼈를 맞는 기분이 드는 명대사. 남궁민의 화제성에 <동백꽃 필 무렵>의 ‘노땅콩’ 오정세까지 합세해 이슈를 이끄는 점도 흥미롭다.

2 어느 구단인지 자꾸만 알고 싶네
드라마가 2화까지 방영되고 난 뒤 ‘이 이야기는 우리 구단’ 이야기라며 손을 들고 나서는 야구팬들이 속출했다. 실제 야구단에 있을 법한 이야기들이 드라마를 통해 쏟아졌다. 이신화 작가는 드라마로는 신인 작가이지만 EBS ‘지식 채널e’와 같은 프로그램에서 작가로 일하며 팩트를 챙기는 동시에 감동을 주는 방법을 터득한 작가다. 그가 십수 명의 자문위원단을 통해 철저하게 취재한 팩트가 드라마 곳곳에 녹아 재미를 더한다.

3 야구 ‘오피스’ 드라마의 바른말 대잔치
“당연한 걸 다행이라고 하나요?” 최근의 드라마에서 눈에 띄는 하나는, 주인공이 비현실적이라할만큼 ‘맞는 소리’를 나열한다는 점이다. <동백꽃 필 무렵>에서 황용식(강하늘)이 동백이(공효진)를 향해 하는 말들이 그런 경우. 백승수 단장이 ‘좋은 게 좋은 거지’를 모토로 삼은 조직 구성원들 앞에서 긴 검을 휘두르듯 내 뱉는 말들은 모든 회사원에게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비밀의 숲>에서 황시목(조승우)이 사회적으로 맞는 소리만 하는 드문 캐릭터였는데, 어린 시절 병 때문에 ‘공감 능력’이 떨어진다는 설정이 매우 아쉬웠던 기억이 있다. 드디어 맞는 소리를 하면서도 지극히 정상인 캐릭터가 등장했다.

4 <머니볼>을 떠올리게 하는 외로운 승부사의 세계
드라마를 보면서 영화 <머니볼>을 떠올린 이들이 많다. 모두의 반대를 이겨내고 뜻하는 바를 이루는 승부사의 세계를 요란하지 않게 그려낸 이 영화의 매력은 드라마 <스토브 리그>에서도 찾을 수 있다. 물론 드라마 속에는 화려한 배경음악, 극적인 연출 등이 영화보다 훨씬 많지만, 기존의 한국 드라마와 비교해보면 상당히 담백한 편. 일단 로맨스가 없고 무턱대고 화를 내거나 섣불리 환호하는 주인공이 없다.

5 ‘스토브 리그’에 방영되는 <스토브 리그>
진짜 야구단의 스토브리그 시즌에 이 드라마가 방영되면서 소름 끼치게 현실적이라는 이들이 많다. 특히 선수 비리나 구단의 무능이 얽힌 에피소드를 볼 때는 공감을 넘어 쇄신과 혁신까지 부르짖게 만든다. 어느 조직이나 이면과 비리가 있지만, ‘스포츠계’만큼 그 골이 깊고 어두운 곳이 또 없다. 가장 털기 힘든 조직을 드라마가 탈탈 털고 있는 중이랄까? 이 현실과 가상의 오버랩 앞에서 마냥 웃기 힘든 사람들이 많을 테다.

6 하루 결방에도 속 타는 드라마 팬덤, 아니 야구 팬덤, 아니 드라마 팬덤
연말 시상식으로 지난 6화가 결방됐다. 드라마팬들은 결방에 눈물을 머금었고, 야구팬들은 월요일을 보내는 마음으로 다음 화를 기다렸다. 너도나도 “야구처럼 주 6회 방영해달라”고 외치는 실정. 야구 팬덤과 드라마 팬덤이 서로 어깨동무를 하고 시청하는 보기 드문 팬덤의 드라마인만큼, 방영 후 쏟아지는 각종 리뷰와 반응들도 매우 흥미롭다. 야구 커뮤니티 게시판을 켜 놓고 TV를 시청하는 일이 이렇게 재미있을 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