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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렌타인 17년 아티스트 에디션의 디자이너 스캇 알브레트

2020.01.07GQ

발렌타인 17년 아티스트 에디션에 숨겨둔 스캇 알브레트의 예술적인 메시지.

당신의 작품은 기하학적 도형, 컬러 블로킹, 타이포그래피, 패치워크 등의 요소로 이뤄져 있어요. 제일 먼저 무엇을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 작업의 기반은 내가 전공한 그래픽 디자인이에요. 도형과 컬러 블로킹, 타이포그래피 모두 그래픽 디자인의 범주로 말할 수 있어요. 그중에서 꼽자면 타이포그래피의 비중이 커요.

근데 작품을 보면 메시지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아요. 대부분의 작품은 타이포그래피를 추상화시킨 거예요. 사람들이 시간을 들여 작품과 교감하고 자신과 연결고리를 찾길 원해 메시지를 어렵게 표현하고 강렬한 색을 쓰곤 해요. 그렇지 않다면 사람들은 그냥 메시지를 읽고 지나칠 거예요. 작품에 타이포그래피가 있다는 사실도 잘 설명하지 않으려 해요.

만약 사람들이 당신의 메시지를 발견하지 못해도 괜찮나요? 그것 자체로 의미가 있어요. 사람들이 자신의 경험과 작품을 연결 짓고 나름의 해석을 하는 것도 작품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는 일이에요. 그게 바로 추상 작품의 묘미라 할 수 있죠.

주로 어떤 메시지에 흥미를 느끼나요? 서로 간에 연결고리와 공감대를 찾자는 주제를 주로 다뤄요.

발렌타인과 협업한 ‘발렌타인 17년 아티스트 에디션’ 한정판을 선보였는데 어떤 작품인가요? 발렌타인이 지속적으로 전개해온 ‘깊이를 더하는 시간 Time Well Spent’ 캠페인에서 영감을 받아 ‘A Shared History’라는 문구를 떠올렸어요. 내 경우를 생각해보면 시간을 들여 같은 경험을 공유하면서 형성된 공감대가 긴밀하고 특별한 관계로 이어지게 돼요. 그런 메시지를 패키지와 보틀 라벨에 추상적으로 디자인했어요.

훌륭한 메시지의 조건은 무엇이라 생각하나요? 간단 명료하고 강렬한 것도 좋지만, 감정적인 측면에서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내용이 있어야 해요. 메시지를 자신의 경험과 연결 지었을 때 그 영향력은 더 커질 수 있어요.

발렌타인의 캠페인 ‘깊이를 더하는 시간’에 대한 당신의 해석이 궁금해요. 무엇을 함께했고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만남의 순간도 중요하지만, 서로가 교감했던 시간 자체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요. 긴 여운을 준다면 더더욱.

전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선보인 아티스트 에디션은 새롭게 블렌딩해 기존 발렌타인 17년과 차별화된 테이스팅을 완성했다고 들었어요. 당신은 이미 그 맛을 알고 있겠죠? 아뇨. 인터뷰가 끝나고 테이스팅할 예정이에요. 나도 궁금해요.

그럼 당신이 디자인한 패키지와 어울리는 위스키를 상상해볼까요? 섬세하고 복잡한 맛이 좋을 것 같아요. 네모, 세모, 동그라미 같은 맛.

    에디터
    김영재
    포토그래퍼
    오주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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