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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난 뒤엔 무슨 말을 해야할까

2020.01.31GQ

말 한 마디에 천냥 빚도 갚는다는데, 꼭 세 치 혀로 빚을 지는 남자들이 있다. 섹스 후 절대 하면 안되는 말과 해야하는 말을 똑바로 구분하자.

영화 <이 투 마마>

Do Not
“좀 더 적극적으로 해봐”
그럼 지금까지 안 적극적이었단 말인가? 열심히 섹스에 집중하고 있는 사람에게 이보다 더 흥을 깨는 말은 없다. 섹스란 자고로 둘이 함께 하는 행위인데, 이래라 저래라 ‘지시’는 금물이다. 상대가 적극적으로 움직이길 원한다면 내가 분위기를 달궈주면 될 일이다.

Do
“보기만 해도 미칠 것 같아”
섹스가 조금 소극적으로 느껴질 경우, 상대방을 적극적으로 칭찬하며 스스로 움직이게 만드는 것도 방법이다. 보기만 해도 미칠 것 같다는데, 이 말을 듣고 가만히 있을 사람이 있을까? 뭐라도 해도 그 미칠 것 같은 분위기를 이어가려고 순발력을 발휘하는 것이 인지상정.

Do Not
“등에 뭐가 났네?”
똑바로 집중 안 하나? 황홀한 섹스 중에 피부 트러블이 눈에 들어올까 싶다. 이런 멘트는 상대방을 무안하게 할 뿐만 아니라 스스로도 집중을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옷 다 입고서도 외모 지적은 시대에 뒤쳐진 발언인데, 하물며 옷 다 벗고 하는 지적이라니.

Do
“너 너무 예뻐”
여드름이 잔뜩 나있더라도, 이쁘다고 해야한다. 사사로운 트러블이 섹스를 방해하지 못하게 애초에 조도를 낮추는 게 좋겠지만, 만약 눈에 들어온다 하더라도 “예쁘다” 한 마디로 잠재워야 한다. 반드시.

Do Not
“담에 더 야하게 하자”
정말인가? 가쁜 숨을 몰아쉬며 누워있는 상대에게, 고작 이런 말 밖에 못 하나? ‘다음에 더’ 야하게 하자는 거는 ‘이번엔 덜’ 야했다는 건가? 곱씹을 수록 두 번 다시 같은 침대에 눕고 싶지 않는, 정 뚝 떨어지는 멘트다.

Do
“담에 더 미치게 해줄게”
이거다. 오늘은 서로 약간 제 정신이 남아있는 거 같긴 하지만, 다음을 기대하게 하는 한 마디. 이 다음에는 정신없이 미치는 섹스를 선사해줄 것 같은 듬직함이 묻어난다. 상대 역시 몸과 마음의 준비를 하게 되는 강력한 멘트다.

Do Not
“엉덩이가 작아졌는데?”
지금 뭐하자는 건가? 내가 보고 만지는 이 엉덩이를 킴 카다시안이라고 생각해도 모자를 판에. 아까 ‘등에 뭐가 났네?’와 마찬가지로 외모에 대한 부정적인 언급은 금지다. 상대방 살이 좀 빠져서 엉덩이가 작아졌다면 속으로 ‘함께 고단백 영양식을 먹으러 가야겠군’이라 생각하면 된다.

Do
(엉덩이를 꽉 잡으며) “귀엽고 섹시해”
귀엽다는 것에는 참 많은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보통 ‘크고 귀엽다’라고는 쓰지 않으니까, ‘작고 귀엽다’는 표현일 수는 있다. 하지만 절대 ‘작다’고는 하지 않았다. 귀여운데, 섹시하다고 했으니까 이 코멘트엔 문제가 없다.

Do Not
“아니, 거기 말고”
물론 상대가 잘못 짚었을 수 있다. 거기가 아니라 다른 곳이 성감대니까 알려주려는 의도는 이해하지만, 섹스 중에 자꾸 ‘아니다’라고 하면 안된다. 스무고개 하는 것도 아니고 상대로 하여금 “여기? 좀 더 아래? 어디?” 라는 질문을 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Do
(행동으로 보여 준다)
열 마디 말 보다 한 가지 행동으로 보여주자. 자세를 고쳐 잡고 상대가 애무하기 쉽게 만들어주면 간단히 해결된다. 혓바닥은 말할 때 말고 섹스할 때 사용하자. 그것이 바로 섹스에 임하는 바람직한 태도다.

    에디터
    글 / 도날드 도(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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