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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세대’를 대표하는 뉴 페이스 – 송희지

2020.02.28GQ

새로운 시대는 이미 시작됐다. ‘Z세대’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이들이 바로 그 증거다. 2020년을 채우는 새롭고 흥미로운 얼굴들.

재킷, 팬츠, 모두 코스.

송희지 시인, 2002년생

언제 등단했나요? 열여덟 살 때 <시인 동네> 신인문학상에 당선됐어요.

자신을 시인이라고 소개하면 반응이 어때요? 다른 직업으로 뭘 선택할 생각이냐고 물어요. 시를 써서 먹고살 수는 없지 않느냐면서.

가장 크게 영향을 끼친 시는? 습작기 때는 어떤 시집을 읽느냐에 따라 단어 선택과 형식이 많이 달라져요. 유독 변곡점이 많았는데, 특히 송승환 시인의 <클로로포름>과 김현 시인의 <글로리 홀>을 접한 열일곱 살을 기준으로 많이 바뀌었어요. 시의 형식이 훨씬 더 자유로울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죠.

고등학교를 자퇴한 이유는? 예고의 문예창작과를 다녔어요. 하지만 입시를 대비한 커리큘럼과 과제에 치여 정작 내 생각을 담은 시를 쓸 시간이 없었어요.

앞으로의 계획은? 혼자 쓰고, 혼자 읽는 한 시는 고착될 수밖에 없어요. 아직 배워야 하는 위치라고 생각해 3월에 대학 국어국문과에 입학해요.

대학 생활에서 어떤 점이 기대되나요? 검정고시를 준비하는 동안 아무도 만나지 않았어요. 내 또래의 새로운 사람들을 알아갈 생각을 하면 벌써부터 즐거워요.

우리 세대는 이게 다르다, 특별하다고 느끼는 것은? 개인화된 사고와 취향. 필요한 정보에 빠르게 접근할 수 있는 시스템이 이미 풍부하게 구축된 환경에서 자랐어요. 온라인에서 신뢰할 만한 정보를 선별할 때 필요한 건 개인의 주관뿐이었죠. 성장 과정에서 이 같은 상황이 늘 반복됐고, 세대를 구분 지을 만한 기질로 발전했다고 생각해요.

책보다 유튜브와 친숙한 시대에 시가 유의미할까요? 시를 읽지 않는 건 사실이에요. 하지만 새로운 플랫폼에 맞춰 변화한 예술은 모두 살아남았어요. 시도 충분히 그럴 수 있어요. 종이에 인쇄된 활자에서 멈추는 게 아니라 영상, 게임 등과의 접목을 통해 시가 소비될 수 있는 영역을 넓히고 싶어요.

요즘 몰두하는 일은? 중편 소설을 쓰고 있어요.

어떤 내용인가요? 내전으로 트라우마가 생긴 보스니아인이 한국인을 만나요. 전쟁을 겪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만났을 때 어떤 관계성이 발생할지 그려보고 싶어요.

배우고 싶은 외국어가 있나요? 스페인어. 멕시코의 시인 옥타비오 파스의 <태양의 돌>을 원문으로 읽고 싶어요.

시를 쓰면서 계속 유지하고 싶은 태도는? 문어가 아닌 구어에도 반드시 사유를 담을 것.

    에디터
    김영재, 김아름, 이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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