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ctorial

성실한 타이가

2020.03.04GQ

여자들의 엉덩이, 돈 자랑, 커스텀 주얼리로 뒤덮인 뮤직 비디오 너머에는 성실한 타이가가 있다.

모노그램 큍티드 블루종, 인사이드 아웃 티셔츠, 모노그램 카프 레더 캡, LV 체인 링크 목걸이, 모두 루이 비통. 링과 귀고리는 타이가의 것.

파인 메리노 티셔츠, 스테이플스 에디션 팬츠, 모노그램 이클립스 유틸리티 벨트, 모두 루이 비통.

파스텔 누벅 레드 코트, DNA 코튼 셔츠, 폴디드 크리즈 울 팬츠, LV 트레이너 스니커즈, 밀리어네어 선글라스, 모두 루이 비통.

피셔맨 립 레이스 후디, 루이 비통.

플라워 엠브로이더리 오픈 백 트렌치, DNA 코튼 셔츠, 시가렛 울 팬츠, LV 트레일 스니커즈, 밀리어네어 마스크 선글라스, 모두 루이 비통.

스포티 피크트 라펠 재킷, 파인 메리노 티셔츠, 스테이플스 에디션 팬츠, LV 방돔 리슐리에 슈즈, 쿠반 체인 목걸이, 모두 루이 비통.

리무버블 포켓 블리치드 데님 셔츠와 카고 팬츠, 밀리어네어 선글라스, 모두 루이 비통.

피셔맨 립 레이스 후디, 폴디드 크리즈 울 팬츠, 인사이드 아웃 티셔츠, 랜드스케이스 앵클 부츠, 모두 루이 비통.

멀티 컬러 튤 티셔츠, 스테이플스 에디션 팬츠, 데이턴 선글라스, 모두 루이 비통. 목걸이는 타이가의 것.

스포티 피크트 라펠 재킷, 파인 메리노 티셔츠, 스페이플스 에디션 팬츠, LV 방돔 리슐리에 슈즈, 쿠반 체인 목걸이, 모두 루이 비통.

더블 브레스티드 어드저스터블 스트래피 재킷, 파인 메리노 크루넥, 시가렛 트라우저, LV 트레일 스니커즈, 데이턴 선글라스, 모두 루이 비통.

스포티 피크트 라펠 재킷, 파인 메리노 티셔츠, 스테이플스 에디션 팬츠, LV 방돔 리슐리에 슈즈, 쿠반 체인 목걸이, 모두 루이 비통.

청키 버튼드 니티드 재킷, 인사이드 아웃 롱 슬리브 티셔츠, LV 애시 선글라스, 체인 링크 패치 목걸이, 모두 루이 비통.

2020년을 잘 보내고 있나요? 새해 인사를 나누긴 좀 늦었지만. 지금 무슨 소리하는 거예요. 곧 봄이에요. 촬영한 옷들을 좀 보라고요.

오늘 촬영에선 컬러풀한 옷이 꽤 많았지만, 평소 사진 찍힐 때 보면 늘 무채색 위주로 입고 있던데요. 색이 두드러지는 옷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에요. 컬러풀하다곤 해도 난 약간 필터 끼운 것같이 원색을 살짝 벗어난 걸 주로 골라요. 오늘처럼 컬러 매치 패턴이 기가 막힌 옷이 많이 없으니까요. 버질 아블로가 편안한 스트리트 룩이 하이패션으로 자연스럽게 침투한 컬렉션을 내고 있다는 건 확실하잖아요.

연초에 세운 계획 있어요? 아직까지 잘 지키고 있나요? 워낙 올해의 목표 같은 걸 굳이 정하진 않아요. 그냥 나 자신에게 매일매일 말하죠. 잘해, 이 자식아. 나에게 2020년이 됐다는 건 2019년에 계속 해오던 일들을 좀 더 잘하자, 나아지자 정도의 의미예요.

타이가를 더 나아지게, 성장하게 하는 게 뭐예요? 이 세계에서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 엄청나게 많잖아요. 문화와 관련된 걸 계속 배워가고 알아가야죠. 문화적인 것들은 여행을 통해서 배우는 게 꽤 많아요. 투어가 있어서 어떤 도시에 가보면, 처음엔 정말 다른 곳이라고 느끼다가 결국 그냥 다 하나라는 걸 곧 깨닫게 돼요. 음악이나 패션을 보세요. 옛날엔 유행의 시간차가 있었다면, 요즘은 LA에서 멋진 게 서울에서도 멋질 거예요. 아마 오스트레일리아에서도 그럴걸요. 그리고 멋진 사람들은 어디에서든 연결되어 있어요.

그건 모두 인터넷의 공이겠죠. 맞아요.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인스타그램이 세상을 바꾼 거 같아요.

인스타그램에 흠뻑 빠져 있는 사람 같진 않던데요? 사사로운 걸 더 많이 올린다고 사람들이 더 좋아하진 않으니까요. 적당히 하는 거죠.

인스타그램 자체를 별로 안 하는구나, 짐작했어요. 그럴 리가요(웃음)! 포스팅을 하지 않을 뿐이지 계속 보고 있어요. 내가 뭘 하는지 일거수 일투족을 사람들이 다 알아야 할 필욘 없잖아요. 날 잘 아는 사람들조차 내가 매일 뭘 하는지 다 몰라요. 내 계정은 뮤지션이란 내 직업에 충실한 관점으로 봤을 때 기록해야 될 만한 걸 공유하는 용도예요. 요즘 세상이 좀 미쳐 돌아가서 그렇지, 원래 소셜 미디어의 목적을 생각해보세요.

인스타그램으로는 주로 뭘 살펴보나요? 새로운 음악 트렌드도, 패션 트렌드도 거기 다 있어요. 예를 들면, 한국 사람들은 패션과 음악에서 아주 앞서 있어요. LA에서 내가 느끼는 세련된 면들이 서울에도 있더라고요. 사람들이 아주 앞서 있고 빠르면서, 오픈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고요. 내가 무슨 음악을 하든 한국 팬들이 이해하고 알아들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케이팝이 코리아 맞죠? 블랙핑크라는 걸그룹도 최근에 알았고, 지드래곤은 워낙 잘한다고 알고 있어요.

요즘 하고 있는 일 중 소셜 미디어에 노출하지 않은 게 있다면? 음, 당연히 지금 만들고 있지만 아직 미공개인 곡 작업에 관련된 것들이겠죠. 피처링도 얘기 중인 게 몇 개 있고 새로운 곡을 만드는 과정들도 잘 진행되고 있지만, 왠지 연초엔 새 음악을 안 내려는 편이에요. 뭐 신경 쓸 게 여러 가지 많잖아요. 휴일도 많고. 가족들을 만나러 다니고 한 해를 보내기 위한 준비를 하는 때라서요.

잠깐, 리스너들이 바쁠까 봐 배려하는 거예요? 사실이에요. 전 뭐든 지나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정초부터 파티하고 그런 게, 좀 오버잖아요. 그런 의미에서 지금 이맘때가 신보 발매하기 딱 좋은 때인 거 같아요. 그래서 곧 리믹스 앨범을 내는 거예요.

아, 타이가는 계획이 다 있군요. 사람이 사는 데는 전략이 있어야 됩니다. 그냥 운으로 성공하는 사람 없어요. 어떤 자리에 있을 때는 다 거기 있는 이유가 있는 거예요.

지금 본인이 있는 자리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에서 배운 게 뭐예요? 최근에 브라질에 갔다 왔어요. 공연이 세 번 있었는데 일주일 정도 머물렀죠. 일정을 짤 때, 그 도시를 둘러볼 만한 시간, 거기서 활동하는 뮤지션들을 만날 시간과 맛집을 다녀볼 만한 시간을 감안해요. 인생에는 즐기고 쉬는 시간이 필요해요. 처음 데뷔해서 경력이 짧았을 땐 투어만 엄청 해댔어요. 그땐 나한테 지금 뭔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건지 이만큼 물러나 앉아서 지켜볼 만한 여유가 없었어요. 즐길 수도 없었죠. 돈은 꽤 벌었어요. 근데 잘 살고 있다는 느낌이 없었죠. 그때를 지나오면서 밸런스를 배웠어요.

나이도 무시 못 하지 않을까요? 그래서 몸 관리를 해야 된다는 거예요. 파티도 ‘빡세게’ 해야 하지만, 계속 잘 놀려면 몸을 만들어놔야 하거든요.

여전히 파티는 열심히 하나요? 아까 말한 모든 게 밸런스라는 건, 파티에도 적용돼요. 매일 파티를 하면 망해요. 매일 운동을 하고 사이사이에 파티를 끼워넣어아죠(웃음). 뮤지션이나 아티스트가 하는 일이 전혀 안 그래 보이겠지만 우리 세계도 스포츠와 똑같아요.

뮤지션도 몸을 쓰는 거잖아요. 목소리라든지. 목소리도 쓰지만, 무대에도 서죠. 다분히 육체적인 일이에요. 그런데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무대에서 때론 60~90분을 달려야 해요. 땀을 흘리면서요. 날씨가 춥건 덥건 늘 멋진 모습을 유지해야 하고, 시차가 있는 상태에서도 최상의 컨디션으로 공연을 해야 하죠.

매일 운동하는 것 외에 좀 더 신경 써서 관리하는 건요? 잠. 난 잠을 별로 안 자는 편이고 특히 밤에 깨어 있을 때가 많아서, 대신 낮잠을 많이 자요. 어젠 새벽 5시까지 스튜디오에 있었고, 오늘 아침엔 10시에 일어났어요. 이 촬영이 끝나면 좀 자고 일어나서 스튜디오로 가겠죠.

확실히 밤이 가장 크리에이티브한 시간대죠? 낮엔 내내 돌아다니면서 대충 정리 안 된 형태로 머릿속에 담고 있다가 밤에 스튜디오에 도착하면 비로소 일할 시간이군 하는 생각이 들어요. 음악 외적인 사람들로부터 오는 전화도 없고 밤이 돼야 집중할 수 있으니까요. 모든 뮤지션이 다 같은 이유로 밤에 작업을 하는 것 같아요.

얘기하면서 느낀 건, 생각보다 당신이 꽤 실용적이고 합리적인 이유를 갖고 행동한다는 거예요. 몇 달 전에 <GQ> US의 유튜브에 올라온 비디오가 떠오르면서 이제야 조각이 맞춰졌어요. 가방 속 필수 아이템으로 소개한 게 휴대 전화 충전기와 카멕스 립밤이었잖아요. 그거요? 내 물건 아닌 걸로 연출해서 찍기는 싫었거든요. ‘내가 밴에서, 아니면 비행기에서 뭐가 필요하지’ 생각하고 가방에 넣는 것, 그게 맞는 순서죠. 아, 그렇지만 옷이나 신발은 그냥 사요. 언제 갑자기 뭐가 입고 싶고 신고 싶어질지 모르니까요. 게다가 어디서든 사진 찍힐 각오를 해야 하니까, 똑같은 걸 입을 수가 없어요(웃음).

한 번 입은 옷은 다시 안 입나요? 화이트 티셔츠만큼은 한 번만 입어요. 아마 지금 가진 화이트 티셔츠가 한 5백 개는 될 거예요.

안 입는 오래된 옷들도 다 갖고 있나요? 그럼요. 오래됐다고 해서 올드해지는 건 없어요. ‘빈티지’가 되니까요.

    에디터
    박나나
    포토그래퍼
    JDZ Chung
    이경은
    캐스팅 & 프로덕션
    Cristine H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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