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트롯]의 유보된 결승전을 어떻게 봐야할까? | 지큐 코리아 (GQ Korea)

[미스터트롯]의 유보된 결승전을 어떻게 봐야할까?

2020-03-13T13:18:52+00:00 |tv|

시청률 35%를 넘긴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사상 초유의 방송 사고가 발생했다. TV조선 <미스터트롯> 결승전 얘기다. 방송관계자와 시청자에게 꽤 길게 기억될, 지난 목요일 방송된 <미스터트롯> 결승전의 관전포인트 세 가지를 되짚어봤다.

1 작곡가 미션, 총체적 난국의 현장
“그동안 무거운 주제의 곡들을 불러서 이번에는 누군가를 사랑하는 예쁜 마음을 담아서 로맨틱한 남자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레전드 미션에서 설운도의 ‘보라빛 엽서’를 선곡해 1위를 차지한 임영웅에게 TV조선은 댄스곡을 선사했다. 급격한 이미지 전환을 다그치는 것 같았다. 권투 글러브를 끼고 나온 그에게 달린 자막은 다음과 같다. ‘감성장인 대신에 주먹장인 오셨네.’ 이뿐만이 아니다. 이전 방송에서 최연소 결승 진출자인 정동원과 듀엣곡을 부르며 한 발 물러서 배려하는 모습을 보였던 장민호는 EDM이라는 명목으로 물쇼까지 하면서 이번에도 자신의 장점을 살리지 못하고 순위 하락을 겪었다. 그야말로 모든 출연자들이 곡의 성격과 자신의 이미지, 장기 등을 매치하지 못하고 끝나버린 총체적 난국의 현장이었다. 이어진 인생곡 미션에서 노래 실력에 서사를 엮어 완벽한 무대를 보여주었기에 더욱 안타까울 수밖에 없었던 순간이다. 궁금할 따름이다. 과연 7인의 도전자들에게 작곡가 미션은 어떤 무대로 기억될지.

2 베테랑 MC 김성주에게 닥친 난관
“이 상황에서 저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김성주의 이 한 마디는 당혹감에 빠진 시청자들과 출연자들, 심사위원들에게서 응원을 끌어낼 정도로 절박해보였다. 2004년 TV MC 부문 특별상을 시작으로 방송인으로서 무려 12개의 상을 받았고, 대한민국에 오디션 붐을 불러온 Mnet <슈퍼스타K> 시리즈, TV조선 <내일은 미스트롯> 등 수많은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진행했던 사람. 그런 그의 입에서 나온 이 말에 진행 실력이 부족하다며 비난을 보낼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을 것이다. 김성주는 끊임없이 <미스터트롯>의 진선미가 결정되는 기준에 대해 설명하며 시간을 끌었고, “어떤 오디션 진행을 했어도 600만 표 이상을 경험한 경우가 없다”며 황당하기 그지없는 이 상황을 최대한 납득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누가 뭐래도 그는, 최선을 다했다.

3 최종 결과 발표를 일주일 미루는 용단
TV조선의 <미스터트롯>은 일찌감치 30%를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도전자들 개개인의 팬덤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결승전 시청률(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가입 가구, 전국 기준)은 1부 34.016%, 2부 35.711%로 무려 35%대를 기록했다. 그러니 이번 사태가 더욱 황당할 수밖에. “대한민국 인구의 1/3이 시청중이다”라는 농담까지 나오고 있던 상황에서 서버 이상 문제로 최종 결과 발표를 미루는 것은 용단이었다. 제작진은 “실시간으로 진행된 대국민 문자투표수가 773만 1781콜을 기록해 서버의 속도가 급격히 느려졌고 이를 완벽하게 집계하기 위해 결과 발표를 미뤘다”고 설명했는데, 이에 대해 한 방송 관계자는 다음과 같이 돌려 말한다. “Mnet <프로듀스> 시리즈가 방송가에 큰 일을 했다.” 공정한 투표, 조작없는 정확한 결과 집계! 안타깝지만 새벽 1시까지 TV 앞을 지키고 있던 시청자과 마음 졸이고 있던 도전자들의 살떨리는 기다림이 더 길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