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기묘한 포스트 아포칼립스 게임

2020.07.02GQ

만화 같은 캐릭터와 귀여운 전개. 기묘한 포스트 아포칼립스 게임.

핵전쟁으로 폐허가 된 세상. ‘볼트’라 불리는 격리 생활 공간에서 살아가던 인류가 모종의 사건을 겪으며 밖으로 나온다. 방사능에 오염된 세상을 탐험하며 변이된 동물과 사람을 상대하고, 자원을 모아 생존하는 콘셉트의 게임 ‘폴아웃’이 모바일로 등장했다. 본편과 같은 오픈월드 게임이 아닌 수집형 RPG 형태로 출시됐지만, 스토리에 폴아웃 특유의 시니컬한 개그 코드가 어우러져 원판에 버금가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대충 그린 듯 독특하면서도 디테일이 살아 있는 캐릭터 디자인은 부담스럽지 않으면서도 B급 감성을 그대로 전달한다. 등장인물과 진영, 종족은 대부분 ‘폴아웃 4’의 설정을 따라간다. ‘폴아웃 4’를 재미있게 즐겼다면 ‘이걸 이렇게 살렸네’라며 웃음지을 수 있다.

지하를 파고 굴을 뚫으며 볼트의 크기를 넓히고 시설을 확충한다. 복잡해 보이지만, 크게 머리 쓰지 않고 주어지는 퀘스트 라인만 따라가도 충분하다. 시간에 따라 자원이 모이기 때문에 자원 확보가 힘들다면 하루 이틀 정도 묵혔다 들어가도 괜찮다. 생산 시설에 어떤 시민을 배치하느냐, 그 시민에게 얼마나 투자하느냐가 자원 생산량을 가르니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 같은 속성도 있다.

전투는 자동으로 진행되지만, 길은 직접 찾아가야 한다. 이동은 인접한 방을 눌러 들어가는 식이다. 보통 주변 방에 어떤 구조물이나 적이 있는지 보이니 큰 걱정은 안 해도 된다. 단, 인접한 방이 아니라면 뭐가 있을지 모르니 순서를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무작위로 나오는 체력 회복제나 1회용 버프 물약을 잘 아꼈다가 적재적소에 쓰면 버거운 퀘스트도 무리 없이 넘어갈 수 있다. 진지하게 마음을 가다듬고 하기보단 이동과 휴식 시간에 생각 없이 즐기기에 적당하다. 특히 최근 수집형 RPG를 좋아하지만, 지나치게 미화된 캐릭터에 부담을 느꼈다면 좋은 대안이 될 게임. 글 / 김강욱(게임 칼럼니스트)

    피쳐 에디터
    김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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