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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가난이란 무엇일까?

2020.07.22GQ

이 책은 시인 보들레르의 작은 수첩을 들여다보는 것으로 시작한다. 160년 전 그가 빚을 질 수밖에 없는 품목은 놀랍게도 다음과 같다. 의류비, 택시비, 밥값, 술값 등등. 그야말로 ‘탕진의 아이콘’이었다. 놀랍게도 2020년 지금과 오버랩되는 지점이 있다. 태초에 생존과 낭비 사이에서 괴로워하는 인류가 있었다. 이 책은 마주하기엔 두렵고 외면하기엔 불안한, ‘망각의 세대론’에 대해 말하는 생활밀착형 에세이다. “가난이 디폴트인 세상에서 개인의 우아함은 지켜질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탕진 잼’, ‘시발 비용’으로 일컬어지는 젊은 세대의 폭주하는 모습은 어쩌면 포기할 수 없는 것을 위해 기꺼이 투쟁하는 그들 각자의 고유한 삶의 방식일지 모른다. 저자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어쩌면 우리의 사치는 앞이 조망되지 않는 내리막 세상에서 터득한 날카로운 생존 감각인지도 모른다”고, “우아함은 자신이 포기할 수 없는 것을 지키려 애쓰는 사람의 것”이라고.

    피쳐 에디터
    김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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