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타투이스트 5인에게 던진 다섯 가지 질문

2020.08.05주현욱

한 번 몸에 새기면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다는 점은 그대로지만, 타투는 갈수록 더 자유로워지고 있다. 어느새 자신의 개성을 표출하는 캐주얼한 도구가 됐다. 자신만의 확고한 철학과 기술로 무장한 타투이스트 5인에게 같은 질문을 던져봤다. 타투이스트의 개성을 파악하면 선택도 쉬워진다.

프리저브 플라워 타투

프리저브 플라워
어떤 이유에서 타투를 시작하게 됐나? 어렸을 때부터 그림 그리는 게 좋았다. 성인이 되고 내가 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생각하다 자연스럽게 시작하게 됐다. 프리저브 플라워 타투만의 개성과 철학이 있다면? 누군가의 몸에 새겨진 내 타투를 보고 프리저브 플라워가 생각난다면 그게 나의 개성이 아닐까 생각한다. 기술은 정성을 이길 수 없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임하고 있다. 자신의 타투 크래프트가 가진 특별한 점은? 알파벳 기호에 그래피티 아트를 접목해 만든 타투 형태다. 무한대를 그려놓은 듯 끝없이 이어진다는 의미를 담기도 했다. 현시대를 살아가는 타투이스트로서의 생각이 궁금하다. 나는 누군가에게 타투를 배운 적도, 주변에 타투이스트 친구들도 없어 잘은 모르겠다. 다만 모든 걸 떠나 타투 작업을 돈으로 생각하는 건 별로라고 생각한다. 타투이스트라는 직업은? 타투를 받는 한 명, 한 명과 의견을 공유해야한다. 몸에 새긴 타투를 보면 옛 사진첩 속 먼 곳들을 들춰 보는 것처럼 추억을 떠올릴 수 있도록 말이다. 그야말로 온갖 정성을 다해야 하는 직업이라고 느낀다.
인스타그램 @preserveflower

그린그린그린
어떤 이유에서 시작하게 됐나? 몸에 타투 새기는 걸 즐기다 언제든 내가 원하는 순간에 스스로 타투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타투는 잉크와 바늘로 몸에 흔적, 기억, 혹은 그냥 남기고 싶은 그 모든 것들을 새길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그것을 남들과 공유했을 때 즐거웠던 기억도 이 일을 시작하는 계기가 됐다. 그린그린그린 타투만의 개성과 철학이 있다면? 자연에서 영감을 얻는다. 자연만큼 자연스러운 건 없다고 믿고, 자연을 나만의 방식으로 추상적으로 표현했을 때 특히 재미를 느낀다. 자연은 자세히 볼수록 너무 신기해 가끔은 경악스러울 때도 있지만, 거기서 위로를 받고 힘을 얻는 경우도 많다. 자연의 힘과 그 평화로움을 잊지 않고 살아가고 싶다. 자신의 타투 크래프트가 가진 특별한 점은? 어느 순간 떠오르는 감정들을 추상적으로 표현하는 것을 좋아한다. 예를 들어 최근에 봤던 노을 혹은 바위를 보고 느꼈던 감정이 기억난다면, 그때의 감정들을 그림으로 표현하려고 한다. 정해진 틀이 아닌 나만의 방식대로 표현하는 것이 특별한 것 같다. 현시대를 살아가는 타투이스트로서의 생각이 궁금하다. 타투가 가지는 의미는 개인에 따라 다를 수 있다. 나에게 타투는 표현의 수단, 자유, 강해지고 싶은 욕구, 나를 보호하려는 방패, 자해, 중독, 이 모든 것이다. 타투이스트라는 직업은? 타투가 그저 하나의 표현방식으로 인식되길, 모두가 편안하게 느끼길 바란다. 이게 뭐라고.
인스타그램 @greengreengreengreeen

공포크
어떤 이유에서 시작하게 됐나? 그림을 취미로 하던 중에 아빠의 추천으로 시작하게 됐다. 공포크 타투만의 개성과 철학이 있다면? ‘空(gong)’이란 이름처럼 불특정한 여러 이미지를 의미 없이 다루는 편이다. 내게 타투를 받는 사람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의미를 찾았으면 한다. 자신의 타투 크래프트가 가진 특별한 점은? 자유롭지만 섬세하고 부드럽게 스며드는 핸드 포크 타투. 사소한 일상에도 작은 노트를 들고 다니며 틈틈이 드로잉 작업을 하기 때문에 지금도 다양한 얼굴을 지닌 타투들을 아카이브로 쌓고 있는 중이다.현시대를 살아가는 타투이스트로서의 생각이 궁금하다. 단지 좋아하는 것을 즐기고 있다. 타투이스트인 내 그림이 1차 창작이라면, 타투를 새기는 사람 덕에  2차 창작이 이루어진다고 생각한다. 타투이스트라는 직업은? 나를 표현하는 방식이자 솔직하고 즐거운 교류를 가능하게 하는 매개체다.
인스타그램 @0.poke

피아
어떤 이유에서 시작하게 됐나? 타투는 패션과 뷰티처럼 한 사람의 분위기와 매력를 이끌어낼 수 있는 도구다. 이런 타투의 매력을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해 주고 싶다는 생각에 시작했다. 피아 타투만의 개성과 철학이 있다면? 모든 그림은 점이 모여 선을 이루고 선을 이뤄 면을 이루는 방식으로 형성된다. 이 방식을 늘 염두에 두면서 흔한 그림도 더 독특하게 재표현하는 타투를 하고 있다. 자신의 타투 크래프트가 가진 특별한 점은? 점묘 타투를 고집한다. 다른 타투 방식에 비해 작업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단점이 있지만, 하나하나의 점에서 나오는 자연스러운 명암 처리와 독특한 질감 덕에 보다 다양한 느낌으로 표현이 가능하다. 현시대를 살아가는 타투이스트로서의 생각이 궁금하다. 요즘 세대에게 타투는 이미 하나의 ‘문화’가 되었지만, 기성세대들의 인식 변화는 여전히 절실하다고 생각한다. 타투이스트라는 직업은? 하나의 전문적인 직업으로 인정받아 법의 보호를 받으며 소득에 대한 세금도 정확히 내고 싶다.
인스타그램 @tattooist_pia

플라워
어떤 이유에서 시작하게 됐나? 그림을 그리며 작품을 판매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하지만 대학 시절 전공이었던 디자인이 나의 성향과 안 맞아 꽤나 방황했다. 그러던 찰나, 주변 친구들을 통해 타투를 접하게 됐다. 플라워 타투만의 개성과 철학이 있다면? 꽃을 위주로 작업을 하며, 여성의 몸에서 영감을 받아 레이아웃을 짠다. 인체와 자연이 어우러지는 접점을 찾으려고 집중한다. 자신의 타투 크래프트가 가진 특별한 점은? 디테일이 살아 있으면서도 동시에 자연스러운 타투를 추구한다. 픽셀을 라인으로 면을 만들어 작업을 한다. 그림인 듯 사진인 듯한 느낌이 들며 동시에 기계가 아닌 사람의 손길이 주는 감성도 느껴진다. 현시대를 살아가는 타투이스트로서의 생각이 궁금하다. 소비와 공급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지만 이 업계는 은근히 복잡하고 아직은 명확한 규칙이나 법규가 없다는 게 현실인 것 같다. 타투이스트라는 직업은? 지금 이 시대의 타투이스트야 말로 타투의 새로운 흐름을 만들 수 있는 사람들 아닐까.
인스타그램 @tattooist_flower

플라워 타투

    에디터
    글 / 주현욱(프리랜스 에디터)
    사진
    플라워, 프리저브 플라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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