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카이 홀맨’ 아는 사람? 그가 80바이트 에세이를 연재하기 시작했다

2020.09.01김윤정

LG텔레콤의 아이콘, 카이 홀맨이 부활했다. 2G 폴더폰 시절, 촉촉했던 문자 감성과 함께 돌아왔다.

2000년 초반 한석규가 조용한 대나무숲에서 “또 다른 세상을 만날 땐 잠시 꺼두셔도 좋습니다”를 읖조리고 TTL 소녀가 신비주의로 인기를 끌 때, 전 국민의 마음을 빼앗은 또 다른 통신회사의 캐릭터가 있었다. LG텔레콤에서 내세운 둥그런 머리에 다소 엉뚱한 캐릭터인 카이 홀맨이다. 다른 학교에서 전학왔다는 친근한 설정으로 TV 광고에 등장한 카이 홀맨은 단숨에 10대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 한 시대를 풍미하다 홀연히 사라졌던 추억의 끝판왕, 카이 홀맨이 인스타그램(@holeman_is_back)으로 우리 곁에 돌아왔다.

홀맨은 인스타그램에서 80В丫丁E Фㅔ从ㅔㅇ亅(80바이트 에세이)를 연재한다. 쓰다 끊긴 문자처럼 간질나게 매일 80바이트씩 이어지는 릴레이 에세이에서는 옛날 2G 폴더폰 시절 촉촉했던 문자 감성의 향수가 짙게 풍겨온다. 한땀 한땀 정성으로 만든 문자 이모티콘을 기억하는 사람에겐 추억을 불러 일으키고, 스마트폰에 익숙한 세대에겐 라떼감성이 신선하게 다가올 것이다. 갈기 없는 사자가 만든 메신저 대신 문자 살리기 캠페인이 온 국민에게 먹힐 때까지 계속 될 예정이라는 카이 홀맨의 문자 부흥 캠페인은 최근 바이럴 광고계에서 ‘빙그레우스’로 화제가 된 스튜디오 ‘좋’의 작품이다.

“3천만원짜리 자동차도… 그대에게 보내는 30원짜리 문자보다 값지지 않았던 그 시절로…” 다소 오글거리는 카이 홀매의 80바이트 에세이가 마음에 든다면 홀맨이 유튜브에 공개한 신곡 ‘h◎leman is back’의 뮤직비디오도 놓치지 말 것. 90년대를 호령했던 김현정의 시원시원한 창법과 지금은 사라진 2G 시절 휴대폰 문화를 반영한 가사가 인상적이다. 5일 만에 100만 조회수를 달성하며 눈길을 끌고 있다. 홀맨이 다시 등장한 이유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다 돌려 놔~! 3G 만나기 전에 내 모습으로 추억으로 돌리기엔 내 상처가 너무 커”라고 외치는 홀맨의 다음 활동이 기대된다.

    에디터
    글 / 김윤정(프리랜스 에디터)
    사진
    인스타그램 @holeman_is_b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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